'풍년화'
탐매를 꿈꾸지만 언감생심 매화 꽃 피기까지는 아직 멀었을 때 남매와 더불어 꽃소식을 전해주는 나무가 있다. 남매는 매화꽃 향이 난다고 매화 이름을 붙였지만 그 축에 끼지 못하지만 꽃이 귀할 때 독특한 모양과 색으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아직 찬기운이 많이 남았을때 피는 꽃을 피우는 나무들은 매화, 납매, 생강나무, 산수유 등과 같이 대개가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풍년화 역시 넓은 타원형의 잎이 나오기 전, 향기로운 꽃이 먼저 노랗게 핀다.


전남대 수목원 작은 정원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있어 꽃이 귀한 때 종종 찾아 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곤 한다. 풍년화도 여기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봄에 일찍 꽃이 소담스럽게 피면 풍년이 든다고 하여 풍년화라는 이름을 얻었다. 비집고 나와 춤추듯 갈라지는 꽃잎들에서 저절로 향기가 번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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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습니다. 디딤돌을 놓은 마음을 알듯도 합니다. 보기에도 아까운 눈이기에 차마 밟을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쌓인 눈이 녹기까지 건너지 못하는 마음도 한줌 얹었습니다. 눈에 묻힌다고 건너지 못할거야 없지만 머뭇거리는 마음을 돌아보라는 마음이 큽니다.

골목길 쓸고 오는 사이 다시 눈이 옵니다. 눈을 데려오는 바람따라 풍경소리 청아하여 그리운님 반기듯 버선발로 나선 마음은 다시 토방을 내려섰습니다. 해가 하늘 높이 떠오르듯 눈도 그렇게 쌓였으면 좋겠습니다.

살포시 쌓인 눈을 핑개로 먼동이 트는 시각 그대의 안부를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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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만 잔뜩 잡더니 병아리 눈물만큼 오다 말았다. 구름에 싸인 달빛이 눈에 닿기에도 민망할 정도지만 그래도 눈은 왔다. 하늘의 구름이 제 무게를 다 내려놓지 못했으니 눈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아도 될 것이다.

깊어가는 밤만큼이나 적막 또한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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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초'
한여름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와 노란별꽃로 피었다. 자잘한 별들이 모여 꽃봉우리를 만드니 별무리다. 그 꽃이 지고난 후 하얀 별로 다시 피어 한 겨울에도 빛나고 있다. 하늘에서 온 모습 그대로 추운 겨울을 나며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바닷가 마을에서 깨진 화분으로 갑갑한 옷을 벗어던진 모습으로 내가 왔다. 이제는 집으로 들고나는 문 한쪽을 지키며 철따라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이들을 반긴다.


줄기가 상상의 동물인 기린 목처럼 쭉 뻗은 모습에서 기린초라 불렀다고도 하고, 약초로 이용되는 식물 중 그 기능이 가장 우수하다고 하여 '기린초'라고도 한다.


비슷한 종류로는 가는기린초, 넓은잎기린초, 애기기린초, 섬기린초, 태백기린초, 큰기린초 등이 있으나 구별이 쉽지 않다. '소녀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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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귀한 때, 나무나 여러해살이풀의 겨울눈을 보는 맛이 제법이다. 크기나 모양, 털이 있고 없는 것들을 보며 나무나 풀의 잎과 꽃을 상상하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참나무 종류로 보이는 나무의 겨울눈과 눈맞춤한다. 두 눈에 입술까지 메뚜기 얼굴을 닮은 녀석이 참으로 씩씩하게도 보인다. 월동아越冬芽라고도 하는 이 겨울눈은 나무나 여러해살이풀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겨울을 지내기 위해 만드는 눈으로, 봄에 새싹이 나올 수 있도록 겨울내내 보호된다. 이 겨울눈이 열리면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다. 

세상 무엇하나 같은 것이 없다. 차갑고 긴 겨울 견디며 봄을 준비하는 모든 생명들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다름으로 인해 나와 네가 공존하는 근거가 된다. 이 다름을 틀림으로 보거나 다르다는 그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면서부터 공존은 무너진다. 무너진 공존은 다름의 한 축만을 제거시키는 것이 아니라 양자 모두를 소멸시킨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사람만이 이 차이를 틀림으로 구분하여 서로 공존할 근거를 소멸시키고 있다. 겨울눈과 눈맞춤하는 이 시간 볕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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