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달 밤 불이 타오른다. 달집태우기다. 남원 창극 보러가는 길에 만났다. 논 가운데 불을 피우고 하늘 가운데 떠오른 달을 맞이한다.

정월대보름날 밤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이다. 부족함이 없는 넉넉한 새해, 질병도 근심도 없는 밝은 새해를 맞는다는 사람들의 꿈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달집태우기이다.

대보름달은 풍요의 상징이고 불은 모든 부정과 사악을 살라버리는 정화의 상징이다. 불타오르는 달집 주변을 돌며 두손 모아 합장하며 구름 사이를 건너온 달과 눈맞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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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피나무'
수없이 많은 검은 열매를 달고 겨울 찬바람을 이겨내고 있다. 검은색의 껍질에선 윤기마져 나는듯 싶지만 의외로 온기를 품고 있다. 겨울 막바지 키를 훌쩍 키운 나무의 수피에선 물 오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기도 하다. 여름날 연노랑빛으로 출발하여 가을에 진한 갈색으로 익는 열매를 보는 맛이 제법이다.


굴피나무는 목재의 단단함으로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로부터 고려시대 화물선에 이르기까지 목관, 목책, 선박재료 등으로 널리 쓰이며 사람들 곁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나무다.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전읍리에 있는 키 8미터, 둘레 360센티미터, 나이 300년 된 굴피나무 보호수가 현재 알려진 가장 큰 나무다. 이 나무로 오래전 위용을 떨쳤던 굴피나무의 역사를 짐작케 한다.


굴피나무는 흔히 굴피집을 만드는 재료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굴피집의 '굴피'는 굴참나무 껍질의 준말로서 지붕으로 쓰인 것은 굴피나무가 아니다.


열매는 황갈색 물을 들이는 염료로 이용되고, 열매가 달린 채로 꺾어다가 꽃꽂이 재료로도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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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매探梅 5
봄인지 겨울인지 애매한 날씨가 밤낮으로 교차한다. 이른 아침 알싸함이 한낮 볕에 겉옷을 벗는다. 날이 아까워 정전 가위를 있다 들고 뜰의 나무에 가지치를 한다. 물오르는 가지를 잘라주어 본 나무가 더 튼실하게 자라고 알찬 결실도 바라는 마음에 가지치기를 한다. 잘려진 가지가 아까워 서재로 들였다. 봄 향기를 따라 길을 나서지 못한 아쉬움이 그렇게 남았다.

매화, 들어와 향기와 함께 봄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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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볕에 눈이 사라진다. 보기에도 아까운 눈을 붙잡고 싶은 마음에 의식을 치루듯 늘 눈사람으로 다시 만난다. 어제밤 눈은 무겁게 내렸다. 물기를 많이 품고 있어 볕에 금방 사라지지만 뭉치면 단단함으로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

"소담한 눈발이
사락사락 얼굴에 와 닿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함박눈은 봄의 첫 꽃인 것을"

*조예린의 시 '춘설春雪'의 일부다. 얼굴에 닿는 눈의 느낌으로 봄의 첫 꽃을 만난 시인의 마음을 알듯도 하다.

볕에 녹을 것을 알면서도 눈사람 만드는 것은 녹아내린 눈이 형상 그대로 가슴에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함박눈이 봄의 첫 꽃으로 피는 것처럼 그렇게 꿈을 꾸듯 그대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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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17-02-2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박 눈은 봄에 첫 꽃이라니 정말 아름다운 시네요. 그리고 사진과도 참 잘 어울려요.

무진無盡 2017-02-20 18:24   좋아요 0 | URL
아직 남은 겨울이 한번은 더 꽃을 피워주리라 기대합니다. ^^
 

다시 그 숲에 들었다. 우수에 볕 좋은 날이었지만 숲에 들어설 때는 이미 늦은 오후라 그늘이 점령하고 있다. 볕이 없으면 눈맞춤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어도 개의치 않고 숲에 든다.

긴 겨울잠에서 갖 깨어난 녀석들이 하나 둘 보인다. 솜털 보송보송하고 잠에 취한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얼굴 마주보진 못하지만 이제 나날이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기에 그 숲에 마음 한쪽 떼어놓고 왔다.


노루귀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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