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포시 눈이 내렸다. 저길 지나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차마 발자국 남기지 못하겠기에 토방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입바람으로 겨우 밀어나며 디딤돌을 건넜다. 그렇게 조심조심 하루를 살아가라는 것이리라.
이제 막 세상을 향해 수줍은 미소를 보내는 꽃송이 위에 앉아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 혹, 춥지나 않을까 싶어 괜한 걱정을 하는건 내 어설픈 마음인게다. 갯버들 꽃피는데 솜모자 씌여주고 싶은 것이 봄의 마음일까.
손에 잡힐듯 다소곳이 내리는 눈, 혹시라도 흩어질까봐 숨도 가만가만 내쉰다. 마음에 상서로운 기운이 담긴다. 봄 눈이 서설瑞雪이라 함을 알듯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