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다더니 구름이 앞장서서 분위기를 잡는다. 심술부리듯 갈피를 잡지못하는 바람결에 비내음 묻어있다 싶었는데 구름이 확인시켜 준다. 잦은 비라서 귀찮을만 하지만 봄비라서 반가운데 미리 구름까지 보내서 그럴싸한 모양을 만들어 내고 있다.

빗방울 떨어진다. 잿빛하늘이 무겁지만은 않다. 비 그치면 나타날 마알간 하늘이 그 안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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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낮은 땅 아직 풀들이 올라오기 전에 작은 키를 내밀며 일찍 꽃을 피우던 봄꽃에 변화가 왔다. 한낮의 햇볕은 여름을 방불케하는 날씨의 변화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여름 꽃으로 자리를 바꿔간다.


오늘 숲나들이는 남바람꽃을 보는데에 주목했다. 이곳보다 남쪽에 피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른봄 숲나들에서 봐두었던 곳으로 간다. 봄꽃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남바람꽃을 처음으로 만났다. 보호지역 경계를 넘어온 녀석들이어서 가깝게 눈맞춤할 수 있었다. 큰구술붕이와 각시붓꽃, 개별꽃과 큰개별꽃, 윤판나물에 앵초, 금낭화까지 오늘도 제법 많은 꽃들을 만난다.


숲에 들어서 땅을 향하던 고개가 점차 머리 위를 향한다. 이제 관심사가 풀꽃에서 나무꽃으로 옮겨갈 시기가 온 것이다. 그만큼 봄은 숨가쁘게 달려왔다.


남바람꽃

큰구슬붕이

각시붓꽃

각시붓꽃

개별꽃

큰개별꽃

윤판나물

앵초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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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가원'의 어느 봄날
몇 년 전 도시생활을 접고 인근에 농가주택을 마련하여 시골 생활을 시작했다. 꽃나무도 심고, 유실수도 심고, 텃밭도 가꾸면서 제2의 삶을 꾸려가고자 한 것이다. 빠꼼살이 만큼 아담한 주택에 마당 깊은 집이다. 한켠에 서재를 핑개로 큼직한 공간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오더라도 넉넉하게 쉴 자리도 마련했다. 이제 제법 다양한 나무들과 꽃들이 때를 맞아 꽃을 피웠다가 지기를 반복하며 열매까지 맺어간다.


'또가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만큼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떠올리면 정겨운 느낌을 주는 이름을 정하고 시골 생활의 정서를 여러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일을 벌렸다. 이른바 '농가찻집'이 그것이다. 핸드드립 커피에 홍차와 몇가지 전통차를 준비하고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고자 한다.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에 이제 사람들의 정다운 이야기가 쌓여간다. 여전히 서툰 주인네의 시골생활이지만 나름 삶의 멋과 맛을 찾았고 또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햇살 눈부시고 꽃이 피는 봄날, 담장 안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향기로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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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7-04-22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이 이래야 하는데... 도시의 일상은 건조하기만 하네요...^^

무진無盡 2017-04-23 22:57   좋아요 1 | URL
도시생활보다 일은 열배는 더 많아졌습니다. ^^
 

"봄바람 살랑일 때
나풀대는 버들잎은
처녀의 설레는 마음입니다."

*박가월의 '능수버들'이라는 시의 일부다. 파릇한 새싹이 전하는 싱그러움에 무슨 마음이 들어 상반된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을까 싶다. 

설레는 마음이 어디 처녀뿐이겠는가. 온기를 품은 봄바람의 살랑거림에 꽃도 피어나고 새순도 돋고 풀도 고개를 내밀며 새들도 소리높여 짝을 부르고, 산 중턱에 핀 하얀 산벚꽃이 층층나무 연녹색의 새잎과 어우러져 봄이 여물어간다. 

이때 쯤이면 어김없이 일렁거리는 가슴을 주체 못하는 산아래 목석같은 사내의 황소같은 눈망울엔 산벚꽃 지는 그림자가 영롱하게 빛난다. 사내의 봄은 그렇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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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더불어'
-신영복과의 대화, 돌베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후 선생님의 글을 놓치지 않고 보아오다 '강의'와 '담론'에서 머뭇거렸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제야 짐작이 간다.

"신영복 선생의 많은 대담 중 10편을 가려 엮었다. 출소 이후 작고하시기까지 가진 수많은 인터뷰 가운데 선생의 육성과 사유가 오롯이 담긴 대담을 꼽아 날짜순으로 수록하였다. 대담 당시의 사진이 기록의 생생함을 더했다."

머뭇거림의 이유를 짐작했으니 첫걸음을 내딛듯 내 삶의 근본 속으로 조심스럽게 다시 걸어가는 기회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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