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초'
때를 놓쳐서 못 보는 꽃들이 많다. 피고 지는 사이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기에 꽃이 몰아서 피는 계절에는 꽃쟁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이유다. 올해는 꽃들이 피는 시기가 예년에 비해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혼란스럽기도 하다.


앵초는 매번 때를 놓쳐 보지 못한 꽃 중 하나다. 꽃이 마치 앵두나무 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앵초라 부른다고도 하고, 꽃의 생김새가 벚나무(櫻)와 비슷하여 앵초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다섯개로 깊게 갈라진 꽃잎의 자주빛 색감이 화사하고 곱다. 뿐만 아니라 물결치는 듯이 곱슬거리는 잎이 인상적이다. 무리지어 핀 꽃무리에 빛이들면 먼 곳에서도 눈맞춤할 수 있을 정도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깨풀, 연앵초라고도 하는 앵초의 꽃말은 '행복의 열쇠', '가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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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발견'
-신정일, 푸른영토

"촌각을 다투면서 변하는 마음, 그 마음이 하늘의 마음이기도 하고 땅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 마음을 다잡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의 마음은 하루에 얼마나 여러 번 변하고, 그대에겐 마음의 문을 열어 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새로 쓰는 택리지'로 우리땅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던 문화사학자 신정일의 새로운 책이다.

사람의 마음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도 쉽게 변하지만 반면에 한번 마음 먹으면 바늘 꽂을 틈도 없이 닫히고 만다. 한 사람의 마음은 저 혼자 요동치기보다는 사물이나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비롯된다.

신정일의 '마음의 발견'은 바로 관계로부터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에 주목하고 있다. 어떤 발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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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송가牡丹頌歌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일부다. 도대체 모란이 뭐라고 묘목을 사다 심기를 그토록 반복했을까. 5년 만에 첫 꽃으로 슬프도록 붉은색의 모란 두송이와 처절한 순백의 숭고한 백모란 한송이가 피었다.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을 심고 가꾸며 꽃을 피울 봄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 말 말고는무엇으로 다할 수 있을까. 남은 다섯 날 만이 그 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긴 삼백 예순 날을 기꺼이 기다린다.

어찌 모란뿐이겠는가. 앞으로 몇 번의 모란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을까. 매 해 새 봄이라 부르며 맞이할 숭고한 시간을 장담 못하기에 이 모란이 피는 봄날이 눈부시도록 찬란한 나의 봄이다. 날마다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읊조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숭고하게 피어올라 처절하게 지고마는 모란이다. 

다시,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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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어렵게 움을 틔우더니 달랑 하나의 꽂봉우리를 맺었다. 뜰에 모란을 가꾸기 위해 봄마다 묘목을 구해다 심었지만 살아나지 못하더니 어렵게 새 줄기를 내고 드디어 꽃을 피웠다.


화왕花王이라 일컬으며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모란도 꽃잎을 떨구었다. 주로 붉은색으로 피는 모란이 노오란 꽃술과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그 모란 중에서도 하얀색의 꽃을 피우는 것이 있다. 크고 넉넉한 품으로 피어나는 모란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지만 색으로 화려함을 치장하는 모란 특유의 모습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하얀색이 주는 정갈하고 고고함이 돋보인다.


봄마다 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되뇌이며 고고한 백모란과 함께할 것이다. 모란의 '부귀영화'라는 꽃말 보다는 꽃이 주는 화려함 속의 그 넉넉함을 즐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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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09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란꽃을 처음 봅니다^^: 이처럼 어울리는 강렬한 원색의 조화를 보니 ‘화왕‘이라는 별명이 이해가 가네요. 무진님 꽃봉오리가 피는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무진無盡 2017-05-10 20:17   좋아요 1 | URL
보통의 모란은 붉은색이지요. ^^
 

품을 키워가는 상현달은 서둘러 서산을 넘어가고 그 뒤를 따라 처마밑 풍경소리가 울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골목 어귀 감나무 아래에 섰다. 늙은 감나무는 새잎을 내기가 버거운지 더디기만하고 그 틈을 담쟁이덩굴이 대신하고 있다.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 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김수영의 시 '봄밤'의 일부다. 서둘러가 가는 봄이 못내 아쉬운 시간이다. 때이른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기에 적당한 시원한 밤공기가 봄밤의 정취를 더해준다. 봄은 서둘러 가더라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이니 봄밤의 정취를 느긋하게 누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여문 봄밤이다. 이미 서산을 넘어간 달도 없는 어둠 속에서 때를 놓치는 법이 없이 찾아온 소쩍새 울음 소리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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