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구름이 파아란 하늘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사랑에 빠진 연인의 손보다 더 깊은 온기가 넘친다. 느린 걸음을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온 감나무ᆢ.

곧 감꽃이 피겠다. 명주실에 감똥을 끼워 목걸이를 만들고 부끄러운 손을 들어 하나씩 따 먹던 날이면 하늘은 어김없이 비를 내려 소년의 마음을 위로 했다.

곧 감꽃이 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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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당나무'
아파트 화단에서 거의 죽을 듯 시들어가던 나무를 내 뜰로 옮겨왔다. 허리쯤 올라온 크기의 앙상한 줄기에서 새 가지를 내고 뿌리에서 새로운 줄기가 나와 키를 키우더니 어느새 내 키를 훌쩍 넘었다. 자리를 잡고 품을 키워가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다.


특이한 모양의 꽃을 피운다. 바깥쪽을 둥그렇게 감싸며 피는 크고 흰 꽃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헛꽃이다. 이와 비슷한 모양의 산수국은 꽃이 푸르거나 붉은 보라색으로 피어 구별된다. 또한 모두가 하얀 헛꽃으로만 피는 것은 불두화다.


백당나무라는 이름은 꽃이 가지 끝마다 피어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하얀 꽃 두름이 마치 작은 단壇을 이루는 것 같이 보여서 백단白壇나무로 불리다가 백당나무가 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한, 꽃의 모양이 흰 접시에 음식을 가득 담아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해서 북한에서는 ‘접시꽃나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하얀색의 헛꽃이 유독 두두러지게 보여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진짜꽃을 위해 헌신하는 헛꽃이기에 그 수고로움을 살피고자 했는지 '마음'이라는 꽃말을 붙여주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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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을 수 있을까. 마음과 마음이 만나 가꾸어가는 마음밭 세상엔 불가능이 없다. 서두르지 않지만 멈추지 않고 조금씩인듯 하지만 전부를 담았다. 직선이 아니라도 마주보는 방향이 있기에 꿈을 꾸게 된다. 그렇기에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시공간의 물리적 거리는 마음의 산물이다.

하늘에 난 길에 보이면서 다양한 비행운이 친근하다. 그 하늘을 보다가 간혹 아주 낮게 날아가는 비행기를 볼 때면 접힌 날개가 돋아나는듯 꿈틀거리는 어께를 들썩여 본다.

닿을 수 있을까. 그곳에 닿아 만나게될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듯 마음밭에 꽃향기 품은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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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팝나무'
우연한 기회에 처음 방문하는 곳을 가더라도 빼놓치 않고 살피는 것이 담장 안에 자라고 있는 식물이다. 내가 사는 곳의 뜰을 가꾸는데 참고로 삼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주인의 관심사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꾸는 식물의 종류와 식재된 환경을 통해 사람을 알아가는 나만의 방법이기도 하다.


이른봄 자잘한 꽃이 가지를 따라 모여피는 봄꽃의 대표적인 식물이 조팝나무다. 종류로는 꼬리조팝나무, 조팝나무, 공조팝나무, 일본조팝나무, 가는잎조팝나무 등이 있으며 주로 정원이나 길가에 심는다. '조팝나무'라는 이름은 주렁주렁 매달린 하얀 꽃들이 이른 봄, 보릿고개를 넘는 우리 조상님들 눈에는 이삭을 튀겨놓은 것 같아 보여 붙여졌다고 한다.


공조팝나무는 꽃차례가 가지에 마치 작은 공을 쪼개어 나열한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긴 꽃몽둥이를 닮은 조팝나무와 구별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정성이 깃든 공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주인의 손끝에서 자란 나무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가지를 얻어와 삽목하여 내 뜰에도 가꾸고 싶은 나무다. 폭죽을 터트리듯 가지를 따라 공들여 피는 모습에서 유래했을까. '노력하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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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습관처럼 뜰을 한바퀴 돈다. 같은 곳 비슷한 시간대를 거닐지만 늘 달라지는 모습에 그날그날 유독 눈에 들어오는 녀석은 따로 있다.

모처럼 햇살 좋은 오월의 아침 개양귀비 붉은빛이 선명하다. 한 두 개체 옮겨 심은 것이 한해가 지나니 여기저기 제법 많은 꽃을 피운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 했던가. 애써 꾸미지 않고서 얻는 자연스러움과 시간이 쌓인 연륜 속 베어나는 온화함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리라.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책과 꽃과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 모든 사람을 포함한 세상 모든 스승에게 두손 모아 고개 숙인다. 한없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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