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더 눈부신 오윌의 하늘이다. 가슴에 스미는 온기로 눈시울 붉히던 사람들의 마음들이 모여 하늘에 닿았다.


'이게 나라다'
지극히 짧은 문장 하나가 밀고오는 가슴 벅찬 울림이 멈추지 않는다. 해원解寃, 가슴 속에 맺혔던 원통함을 풀어낸다는 말이다. 벗어나거나 치유될 수 없었던 집단적 트라우마가 광장의 촛불 이후 연일 눈시울 붉히는 눈물로 씻기는 오늘을 산다. 당분간 더 울어도 좋다. 나와 내 이웃이 스스로를 지키고자 기꺼이 끌어안아야할 수고로움은 이미 그 자체가 치유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가슴을 다독이고 품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나라. 더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이게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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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7-05-22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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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無盡 2017-05-22 21:50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찔레꽃'
이곳저곳 눈길 닿는 곳마다 하얀 찔레꽃이 만발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주려는듯 활짝 열어젖힌 꽃잎에선 연신 은근한 향이 번진다. 기어코 툭 찔레순 하나 꺾어 그 풋내나는 맛을 보고서야 곁을 지나간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잊을 동무야


*백난아의 '찔레꽃' 노래의 일부다. 이 노래는 일제강점기인 1940년에 발표된 노래로 일제의 압박과 핍박을 피해 북간도로 이주한 나라잃은 백성과 독립투사들이 조국과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로 알려져 있다.


가사에서 '찔레꽃 붉게 피는'이라는 부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가운데 간혹 붉은 찔레꽃을 보았다는 사람도 있어 노랫말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오늘 그 붉은 찔레꽃을 보았다. 어쩌면 노랫말이 만들어지던 때에는 훨씬 많은 붉은 찔레꽃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기억을 되살려 붉게 피는 찔레꽃을 보러갔다. 손 속임에도 도로를 정비하느라 많이 잘려나간 곳이지만 그래도 꽃을 피워 반겨준다.


찔레꽃 다 지면 여름이겠다. 떨어지는 꽃잎을 묵묵히 견디면서도 향기를 잃지 않는다. '고독', '주의 깊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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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7-05-2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닉네임이 찔레꽃이라서 그런지 글이 한층 더 실감납니다 ^ ^ 꽃말도 새롭게 알았네요.^ ^
 

하늘을 배경으로 삼아 꽃을 보았다. 언제부턴가 사람이나 꽃의 뒷모습, 빛의 순방향이 아니라 역광과 나무의 수피와 같은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꽃과 자연, 사람들이 사는 세상, 그 속의 독립적 존재처럼 보이는 개개인들을 보는 시각이 버릇처럼 보고 느끼는 익숙함을 벗어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오랫동안 그럴듯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휴대폰으로 꽃과 풍경을 보면서 어느 순간 시선이 머무는 시간과 대상을 찍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찍어둔 사진을 봤을때 비로소 알게된 것이 하나 있다. 나에게 꽃과 풍경을 찍는 것은 보는 방향에 따라 사물의 느낌이 어떻게 달라질수 있는가를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었다는 것이다.

눈높이를 낮추고, 방향을 벗어나고, 대상을 아주 가까이 보고, 무엇이든 마음에 들어와 시선이 머무는 순간 걸음을 멈추거나 차를 돌려 지나온 길을 거슬러갈 수 있는 마음, 시선이 머무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주목하는 것, 마음이 이끄는대로 길을 벗어나 보는 것

쉽지는 않지만 못할 것도 없는 것들이다. 세상을 낯설게 보고자하는 이런 시도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온 시작이었으며 여전히 유효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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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곡성세계장미축제

모처럼 집에 온 아이와 밤마실을 나갔다. 매혹적인 색과 향기로 주목 받아온 꽃을 주제로 판을 벌린 장미축제의 현장이다. 늦은 밤이라 인파에 치이지 않고 느린 걸음으로 꽃에 집중하기에 좋다.


시원한 밤공기에 은은한 조명과 가득 스며든 향기로 독특한 매력을 전하는 공간이다. 낮이 장미의 현란한 색에 주목한다면 밤엔 그 향기에 있다고 할 만큼 장미의 종류가 달라지는 구역마다 조금씩 다른 향기가 과하지 않아서 좋다.


만개한 상태가 아닌 아쉬움도 있지만 갖피어난 상태의 꽃과 활짝핀 꽃을 모두 볼 수 있다. 시간이 더지나면 더 풍성한 꽃잔치가 되리라.


일시 : 17.05.19(금) ~ 17.05.28(일)
장소 : 전남 곡성군 섬진강기차마을 장미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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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가지 않은 길
김용만 지음 / 창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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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비틀어 보기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다그 과거의 기록을 통해 주목하고자하는 것은 과거가 아닌 현재와 그 현재의 결과로 만들어질 미래다역사적 기록을 통해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의 결과까지 알 수 있기에 전후 사정의 고찰을 통해 현재의 다양한 문제해결의 지혜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역사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역사도 역사를 보는 방법을 목적하는 바에 따라 다양한 시각과 경로가 있을 것이다그런 시각의 하나가 가정법의 도입이다이미 결과까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과거의 일에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라고 가정한다거나결과를 다른 방향으로 설정해 보는 것 등이 그것이다이는 과거완료형의 사건을 가지고 현 시대 우리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재검토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하는 이유가 크다고 보인다.

 

이 책 조선이 가지 않은 길은 조선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과학사회제도 등 20가지 키워드로 조선이 걸어왔던 길에 바로 그 가정법을 대입하여 새롭게 바라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역사는 인간이 선택한 결과다그때 조선은 왜 이런 길을 선택했을까그 선택이 최선이었을까조선이 선택한 길을 되돌아보며오늘 우리는 과연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지 물어보게 된다.”

 

왜 인간이 이렇게 살고 저렇게 살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저자의 시각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물질문명의 토대와 그 기반 위에 운영된 사회제도구성원의 삶 등을 대표할만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운용했던 당시의 시각의 한계를 설명한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화약과 함포연은분리법조선의 건축물온돌과거시험족보사대봉사덕치사상배움축제모피사치황칠나무노비제도과부재가금지법양성지의 꿈문순득사대주의원구단선조의 파천” 등을 살피며 조선이 어떤 선택을 통해어떤 정책을 펴왔는지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조선사회를 바라보며 가정법을 도입하여 역사적 사실의 가치를 현재적 시점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에는 고구려를 재대로 계승하지 못한 고려와 세계적인 가치를 가졌던 조선의 문명이 왜 더 커다란 꿈으로 실현되지 못했는가에서 출발하고 있다과거 완료형에 가정법을 도입하는 것은 대상을 주목하는 방점이 과거에 있지 않고 현재에 있을 때 의미가 있다그것은 살피는 대상의 조건과 결과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올바로 모색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이 걸어간 길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듯이오늘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우리 후손의 삶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의 의미를 되세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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