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수염'
입암산성, 오래전 기억을 거슬러 올라 남문에 도착하니 성벽 돌틈에서 반긴다. 시간이 겹으로 쌓인 흔적이 역역하다. 산 중에 돌을 쌓고 그 쌓은 돌로 목숨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도 이 자리에서 보았을까?


줄기를 따라 돌려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이하다. 꽃은 하얀색이거나 연한 노란색으로 대여섯 송이가 뭉쳐서 피는 것이 특징이다. 꽃잎에 알록달록한 점은 있는 것도 특이하다.


광대수염이라는 이름은 꽃잎 밑에 달린 꽃받침 끝이 수염처럼 뾰족하게 나왔는데, 이것이 꼭 광대의 수염 같이 생겼다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광대 혹은 꽃수염풀이라고도 불리는 광대수염은 외롭게 무대 위의 삶을 사는 광대의 마음을 빗댄 것인지 '외로운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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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조창훈 대금정악연주회

2017. 5. 30 오후 7시
국가무형유산원 얼쑤마루 소공연장


*프로그램
-대금제주 '도드리'
-생 소병주 '수륭음'
-합주 '하현,염불도드리,타령,군악'
-대금독주 '상령산'
-여창가곡 '우락, 편수대엽'
-대금중주 '경풍년'
-대금제주 '함녕지곡'


*아담한 공간에서 정제된 음악이 가득하다. 적막을 불러오는 리듬이 가슴을 뚫어 연주자와 객석을 하나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오직 연주자만의 준비된 시간으로 채워져가는 무대는 그래서 더욱 귀한 공감을 불러온다.


굳이 들어주는 이 없어도 연주자의 마음가짐은 오롯이 소리에 담긴 음으로 전해지기에 정악만이 가지는 맛이 더욱 깊다.


정악,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귀한 시간 함께한 마음에 넉넉함이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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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향 煮茗香

呼兒響落松蘿霧 호아향락송나무
煮茗香傳石徑風 자명향전석경풍
아이 부르는 소리는 송나를 스치는 안개 속에 들려오고
차 달이는 향기는 돌길의 바람을 타고 전해오네.

*진각국사가 스승인 보조국사가 있는 억보산 백운암을 찾아 갔을 때, 산 아래에서 스승의 목소리를 듣고 읊은 시라고 한다.

마음 속 깊은 울림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닐까. 소리가 전하는 본질을 알고 그에 감응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일 것이다.

소리에 집중하면 그 소리를 온전히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가 어우러지던 소리길에서 가슴에 스미듯 끊이지 않고 들리던 아득한 심장소리를 공유한다는 것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

'차 달이는 향기'를 볼 수 있다면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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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꽃창포'
마을 입구에 제법 큰 연못이 생기고 가운데에 있는 인공섬까지 다리가 놓였다. 인근 하천에서 들어온 물이 자연스럽게 들고나도록 만들어서 깨끗한 물이지만 버드나무와 꽃창포를 심어 운치를 더한다.


물가에 무리를 이루고 샛노란 빛으로 멀리 있는 사람의 눈길을 유혹한다. 햇볕에 반사되는 색으로도 충분한데 물에 비친 모습까지 덤으로 보여주니 풍경에 취한 이들이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을 불러오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노란꽃창포란 노란 꽃이 피는 꽃창포란 뜻이다. 꽃창포는 적자색으로 피며 밑부분에 녹색인 잎집 모양의 포가 있고 타원형의 꽃잎의 중앙에 황색의 뾰족한 무늬가 있어 구분된다. 꽃창포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이며 노랑꽃창포는 유럽에서 들어온 외래종이다.


창포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음력 5월 5일 단오에 창포물로 머리 감았다는 그 창포와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오늘이 유난히 일찍 시작된 더위 속에 맞이하는 그 단오날이다.


노랑색이 유독 빛나는 모습이 속내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듯 하다. '당신을 믿는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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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를 불어 넣었다. 차디찬 금속을 붙이고 또 붙여 형상을 만들었다. 길고 짧고, 얇고 두껍고, 꺾이고 구부러지는 수없이 반복되는 과정이 하나로 모이는 곳에 꽃을 두었으니 온기가 스며드는 것은 당연하리라. 그 속에 향기까지 담겼다. 


빛과 색, 향기의 향연으로 들고나는 문으로 삼으니 모든 가슴에 꽃이 피어난다. 향기가 어디 꽃에만 있으랴. 꽃보다 곱고 귀한 마음을 품고 나누는 모든 것에 깃들어 있는게 향기다.

가슴에 얹은 손처럼 맞닿을듯 애달픈 모습이 그대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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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30 0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가운 쇠로 만든 꽃이지만, 예전에는 향을 머금었을듯합니다.. 멋진 사진이군요^^!

무진無盡 2017-05-31 00:04   좋아요 1 | URL
입구에 있어서 들고나는 사람들을 포근히 감싸주고 있습니다. 장미향이 베어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