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꽃나무'
꽃을 보기 위해 하루를 투자하고 7시간을 걸어 해발 1100m를 올랐다. 동에서 서로, 북에서 남으로 하루에 수백 km를 달리는 꽃쟁이들의 수고와 정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꽃을 향한 마음은 비슷할 것이라 짐작만 한다.


곱다. 하얀 꽃잎도 그 꽃잎에 쌓인 붉디붉은 꽃술도 적절한 어울림으로 한눈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흰 꽃이 잎이 난 다음에 밑을 향해 달려 피는데 향기가 좋다. 꽃그늘아래 있다보면 꽃향기에 취해 나무 곁을 벗어나기 힘들 정도다. 함박꽃나무, 입안에 머무는 이름이 꽃만큼이나 좋은 여운을 남긴다.


크고 화사한 꽃의 모습이 함박웃음 또는 함지박 같다 하여 함박꽃으로 불리는 꽃이다. 함백이꽃, 개목련, 산목련, 옥란, 천녀목란, 대백화, 천녀화라고도 한다.


깨끗하고 순결한 모습은 앳띤 소녀라기 보다는 이제 갖 중년으로 접어드는 여인이 곱게 단장하고 옅은 미소를 띈 모습으로 연상된다. 보는 이가 나이든 탓인지도 모르겠다. '수줍음'이라는 꽃말이 이해되고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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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 사람들의 반가운 마음과는 달리 오는듯 마는듯 차분하게도 내린다. 마른 땅에 스며들기엔 퍼붓는 소나기보다는 이렇게 차분하게 내리는 비가 좋다. 

툭툭 떨어지는 그대
자유를 갈망했는지
흩어지며 온 대지를
감질나게 적시고 마는

*이정미의 시 '능선따라 달아난 단비'의 일부다. 기다림의 간절함에 미치지 못하는 비라도 반가움이 크다.

깊어가는 밤 요란한 개구리 소리에도 묻히고 마는 빗소리지만 이렇게라도 내려주니 고맙고 또 고맙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토방에 서성이며 자지러지는 개구리 소리 사이로 들리는 빗소리를 찾는다.

불빛에 반짝이는 모습에 눈으로 더 반기는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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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뭐니?
토방 창문을 쪼늗 이상한 소리에 살며시 내다보니 알 수 없는 녀석이 뜰에 들어와 방황하고 있다. 날아온 것은 아닌데 어떻게 높은 담을 넘었을까?

참 묘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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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잘 놀았다. 점심시간 특별히 할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빼먹기를 일삼았으니 뽀쪽한 수가 있을 수 없다. 맨날 제자리에 맴도는 소리는 나아질리가 없고 헛빵만 친다. 다 게으름의 탓이다.

다시 벚나무 그늘에 들었다. 서簧를 물에 담궈주고 사계절 매일 같은 시간에 벗이 되어 주었던 벚나무를 본다. 꽃 피는가 싶더니 이젠 까만 열매를 맺었다. 그 틈에 자리를 비웠다는 말이 된다. 

간혹 찾아왔던 그 새들도 잘 있을까. 서簧를 관대에 끼운다.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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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하나를 보고자 길을 나섰다. 높은 산에 피기에 보려면 높이 올라가는 수밖에 없다. 함박꽃나무다.


느린 걸음이지만 눈은 쉴사이 없이 두리번 거린다. 꽃 피었다는 소식에 때론 안절부절 못하고 기어이 보고야말겠다는 욕심이 슬그머니 사라지는 중이다. 인연이 닿아 볼 수 있는 것은 보고 지나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오늘 나선 길에서도 제법 여러가지를 보긴 했지만 아직 이름 모르거나 알고도 잊은 것도 있고,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을 첫 대면하는 인연도 있다. 매화노루발이 그것이다.


일년전 같은 시기에 같은 길을 걸었다. 걸리는 시간도 비슷하고 본 식물 역시 비슷하지만 봄 가뭄이 심하고 일찍 시작된 더위 때문인지 꽃 상태가 지난해 보다 못하다.


노각나무 꽃은 뒷산에서 꽃무덤으로 만나야겠다.


함박꽃나무

다래

사람주나무

때죽나무

박쥐나무

산골무꽃

백당나무

미나리아재비

고광나무

산딸나무

매미꽃

매화노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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