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꿩의다리'
키큰 풀이나 나무들 잎으로 가려진 여름 숲의 반그늘이나 햇볕이 잘 드는 풀숲에서 키를 훌쩍 키워 스스로를 돋보이게 한다. 이른바 꿩들의 잔치가 벌어지는 여름숲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가느다란 꽃잎이 작은 꽃받침 위로 우산처럼 펼쳐지며 핀다. 하얀색이 기본이라지만 환경에 따라 붉은빛을 띄기도 한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은꿩의다리, 큰잎산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은꿩의다리, 참꿩의다리, 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등 많은 종류가 있다. 꽃의 색이나 꽃술의 모양, 잎의 모양으로 구분한다지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식물을 대하다 보면 작은 차이를 크게보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좁혀보고 깊게 봐야 알 수 있는 세계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꽃을 보며 사람사는 모습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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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인간'
-헨미 요 지음, 박성민 역, 메멘토

먹는 것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다. 당연히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에도 별 흥미를 갖지 못한다. 그렇다지만 잘 차려진 음식상을 보면 외면하지는 않는다. 나아가 음식이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엔 공감한다.

이 책은 교도통신 외신부 데스크로 일하던 헨미 요가 1992년 말부터 1994년 봄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음식에 관한 현장 보고서다.

저자는 ‘먹는 인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역사, 정치, 사회적으로 분쟁을 겪었거나 여전히 위험과 갈등이 산재하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필리핀, 독일, 크로아티아, 소말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 등 15개 국을 찾았다. 다양햐 이유로 '먹는 행위'에 주목했다.

음식, 그 이상의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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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더디가는 여름밤의 벗을 기대했건만 그것도 비라고 천둥번개 앞세워 요란스럽게 폼부터 잡더니 기다린 마음도 야속하게 이내 멈춰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이제 시작했으니 자주 눈맞춤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가랑비도 못내 아쉬운지 어둠이 내려앉은 웅덩이 속 연잎 위에 흔적으로 머물러 있다. 야속한 마음 다 털어버리지 못한 이의 밍그적거리는 발걸음을 붙잡고서야 겨우 그 부끄러운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다시 밤비라도 내린다면 마음보다 더 빠른 걸음이 토방을 내려설 것이다. 밤이야 깊어지던말던 손바닥마한 뜰을 서성이며 환희의 춤이라도 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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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타리'
초록이 무성하여 온 땅을 뒤덮은 때 꽃대 하나 쑤욱 올려서 샛노란 꽃을 피웠다. 바위틈에 자리잡은 옹색한 보금자리는 염두에 두지않고서도 제법 큰 잎을 내고 꽃까지 피우니 그 환하게 밝은 마음에 저절로 눈맞춤 한다.


이름에 '금'자를 달았으니 꽃은 노란색을 핀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이나 들에서 잘 자라는 마타리에 비해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금마타리의 꽃이 더 선명하게 노란색이어서 금자를 달았는지도 모르겠다.


마타리는 줄기가 말의 다리같이 생겼다고 해서 말다리로 부르다 이것이 마타리로 바뀐 것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늘씬한 꽃대를 가졌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비교적 많은 개체수가 있다고 한다. 지리산 노고단 정상 바위틈에서 첫 대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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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저녁을 콩물국수로 대신하고 집으로 돌오는길 문득 생각나서 소식도 전하지 않고 불쑥 들렀다. 담양 금산 아래 터를 잡은 달빛 무월마을 허허공방이다. 

일이 끊이지 않은 농번기 농촌의 일상인지라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서 머뭇거림에도 타박하지 않고 들고 있던 숟가락 놓고 반겨 맞아주는 마음이 늘 달빛처럼 곱기만하다.

집체만한 자두나무 아래를 서성이다 손 닿는 곳에서 검붉게 익은 자두 하나를 따서 옷에 대충 문지르고 깨물었다. 입안에 번지는 새콤달콤함이 무월리 허허공방 주인의 속내 만큼이나 좋다.

처마밑에 웃음이 머물러 있다. 엉성한 짚푸라기 그대로인 몸이 어쩌면 털복숭이 인류의 조상이 아닐까 싶다. 지친듯 구부정한 몸과 늘어뜨려진 팔은 일상의 긴장을 놓아버린 여유로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앞산 망월봉 언저리를 바라보는 모양새가 입을 동글게 벌리고 거리낌 없이 잇따라 크게 웃는 허허, 딱 그것이다. 허허가 여기에서 와 이렇게 머물러 있나보다.

시간이 겹으로 쌓여가는 삶이 제 무게를 스스로 감당하느라 자연스럽게 굽어지고 흐트리진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순리를 따라 가면 된다. 토우나 사람이나 다르지 않다. 아직은 나무의자가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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