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꽃'
여름 강한 햇볕을 의지하지만 스스로는 해를 닮은 강렬한 모습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해바라기나 나팔꽃의 도발적인 색보다는 깊은 속내를 감출줄 아는 순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여름을 상징하는 꽃으로 나팔꽃이 인도가 원산인 외래종이라면 메꽃은 토종이다. 햇빛이 나면 꽃잎을 펴고, 해가 지면 오므리는 모습으로 해 바라기를 한다.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어 아주 친근하다.


메꽃은 특이하게 같은 그루의 꽃끼리는 수정하지 않고 다른 그루의 꽃과 수정해야만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메, 좁은잎메꽃, 가는잎메꽃, 가는메꽃이라고도 한다.


순박한 누이의 모습은 닮은 메꽃은 '충성', '속박',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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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족濯足'
더위를 피하는 이 만한 방법이 또 있을까. 궁여지책으로 집에서 대야에 물을 떠놓고 발을 담그는 것은 세족洗足을 한다하더라도 그늘진 계곡의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탁족의 그 맛과 멋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 맑거든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거든 발을 씻는다"

굴원(屈原)의 이 고사에서 유래한 이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신을 벗고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씻어본 사람들은 다 공감할 수 있는 감흥일 것이다.

옅은 안개로 덮힌 하늘아래 바람도 잠들어 무더위에 갇혀버린 초복에 탁족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런지. 상상만으로도 충분한 탁족의 세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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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쏟았다. 간헐적으로 쏟아내는 하늘엔 그 흔적도 남지 않는다. 흩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모이고 쏟아내는가 싶더니 더 짙어진다.

감은 자신을 있게 한 꽃을 떨구어야 성숙해지는 것을 안다. 꽃이 필무렵 가뭄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까맣게 말라버린 감꽃이 그 마지막을 버티고 있다. 품을 키워 속을 채워가는 감이 비에 흠뻑 젖었다.

마알개진 하늘에 이내 햇살이 번진다. 그 사이를 다시 구름이 몰려온다. 무희舞姬의 춤사위가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곁눈으로 훔쳐타는 리듬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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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댕강나무'
길게 고개를 내밀었다. 감추거나 내어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럴까. 순백의 색으로도 모자란 마음을 고개를 내밀어 길게 뽑았나 보다. 그 앙증맞고 이쁜 모습을 보고자 내 뜰에 들이고 두번째 꽃을 피웠다. 이른 여름부터 늦은 가을까지 피고지는 네 모습을 볼 수 있어 내 뜰의 벗으로 삼았다.


청춘의 시기를 고스란히 보낸 도시의 인도에 많이 심어져 있다. 매주 한번씩 방문하는 때에 일부러 먼 길 돌아가 꽃과의 눈맞춤을 한다.


흰색의 화사한 꽃이 핀다. 꽃과 함께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의 꽃받침도 꽃만큼 아름답다. 6~10월까지 오랫동안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그때문에 도로 주변이나 울타리 등의 경계에 많이 심는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댕강나무는 가지를 꺾으면 '댕강' 하는 소리가 나서 댕강나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 댕강나무를 중국에서 원예종으로 개발한 것이 '꽃댕강나무'라고 한다.


'아벨리아'라고도 부르는 꽃댕강나무는 꽃과 향기가 전하는 느낌 그대로 '편안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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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눈물 젖게 해 - 스물한 번의 인도여행을 통해 알게 된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 서른세 가지
남재식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자기만족을 넘어선 무엇이 필요하다

'앓이'는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을 향한 마음의 간절함에서 온다. ‘앓이에 동반하는 간절함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며 대상과 만나는 자신의 본질에 도달하는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그래서 앓이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요소는 공감과 소통에 있다그 대상은 사람을 비롯하여 스스로 의미부여한 특정한 지역이나 동식물을 포함할 수 있다.

 

앓이를 테마로 출발한 남재식의 너는 나를 눈물 젖게 해’ 라는 책은 인도라는 나라를 알게되면서 시작된 인도앓이의 결과물로 우연하게 접한 인도에 관한 책을 통해 인도를 알게되고 그곳을 여행하고 난 후 인도앓이를 시작하여 스물한 번의 인도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그과정을 통해 얻은 인간에게 필요한 서른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가 인도에서 만나 알게 된 것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행동함에 있어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옳은지 알게 되고행복한 삶을 살아감에 있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저자 남재식이 이 책을 펴낸 이유라고 한다.

 

스물한 번의 인도여행이 주는 의미는 인도에 대한 인식이나 그 과정을 거친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상당한 강도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숫자다이는 그 숫자가 의미하는 만큼의 기대감을 갖게 된다그 기대감이 충족되면 다행이나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너는 나를 눈물 젖게 해’ 이 책의 중요 구성부분은 사진과 글이다사진과 글을 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서른세 가지의 키워드를 선정하여 자신의 일상과 인도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 키워드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의 경우 사진에 담긴 이미지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얼마만큼 잘 전달할 수 있는가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데 수록된 많은 사진의 경우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가 불분명하다동틀 무렵과 초승달은 한 공간에 성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통틀 무렵 만나는 초승달과 같은 사진을 설명하는 오류도 있다.

 

글로 만나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 서른세 가지’ 역시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과 그들이 가지는 인간을 사랑하는 태도 등 자신의 주장의 편리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인도를 바라보는 이중적 잣대를 가지고 있다또한 서른세 가지 키워드를 설명하는 공통 방식인 ‘A면 B, A가 아니면 C라는 설명은 다분히 이분법적이며 자의적이다. 이 방법을 통해 설명하는 서른세 가지 키워드 사이에서 주장하는 바가 서로 충돌되는 일이 발생하기 까지 한다.

 

무엇이든 나열되는 말이 많아지면 정리되지 못한 측면이 나타날 개연성이 커진다큰 기대를 넘어서 독자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은 스물한 번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의 진정성에 있지 않을까 싶다기본적으로 책의 발간은 다수의 공감을 불러오기 위한 방법으로 출발한다물론 저자의 기대처럼 어떤 단 한명의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삶의 중요한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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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7-27 0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를 많이 쓰는 편인데 가끔은 저자에게 미안하면서도 이렇게 솔직한 평을 감출수 없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무진無盡 2017-07-27 04:58   좋아요 0 | URL
가끔은 그럴 수밖에 없을 때가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