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군인 생존 바이블
황연태 지음 / 북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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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실패를 줄이는 최고의 길

입영집체훈련과 전방입소라는 지금은 아주 생소한 말이 1980년 중반까지 남자 대학생들은 1, 2학년 때 교련과목의 일환으로 의무적으로 이수해야만 하는 과정이었다내게 그마저 허락되지 않아 1학년 입영집체훈련을 마지막으로 군대 관련 모든 것이 끝났다그러니 군대에 관한 어떠한 이야기도 일상에서 그리 친근한 이야기가 될 수 없는 특수한 사정으로 군대관련 관심은 멀어졌다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이 겪어야하는 필수 과정이고 가족을 비롯한 친구 등의 입대로 군대를 다녀오지 못한 사람에게도 군대는 그리 낯선 곳이 아니다.

 

그렇게 친근한 군대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사병으로 휴학 중에 군입대한 경우라 전역 후 일상으로의 복귀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실감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기도 하다이런 전역 후 사회 복귀나 적응이 문제될 주요 대상은 직업군인이었던 사람들에게 주요하게 해당되는 것으로 여겨진다우리나라 직업군인의 숫자는 그 숫자가 가장 많은 부사관을 포함 장교까지 대략 12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이들은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30여 년간

군에 복무한 사람들이다이들의 사회복귀와 적응은 그 복모기관과 비례해서 어려움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전역 군인 생존 바이블은 22년간 직업군인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사람이 앞으로 전역을 준비해야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실제 경험담을 중심으로 한 전역 후 생존 프로그램이다한 군인이 전역 후 어떻게 사회에 적응하면서 정착을 했는지정착하기까지 무슨 생각을 하고 주어진 환경에 대처해 나갔는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설명해 주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전역 군인 생존 바이블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처지와 조건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생전준비를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할 사항을 체크하여 실전에 임하는 모습으로 그려가고 있다여기에 전역 후 실패와 성공 사례를 살펴 교훈을 얻고 사회에 스스로 설 수 있는 독립된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준비를 철저히 한 사람답게 참고할만한 책을 선정하고 그로부터 도움 받을 수 있는 길까지 안내하고 있다.

 

싸워야 할 대상인 사회를 알고나의 적성을 파악한 뒤그에 대해 공부하는 것

 

어쩌면 이 문장 안에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들었을지도 모르겠다군인으로 생활한 수십 년의 생활이 몸에 익어 사회 복귀와 적응도 그런 군인의 정신으로 준비하고 실제에 적용하는 모습의 연장선상으로 읽힌다.군대 내 생활과 사회의 생활이 본질적으로는 그리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는 것이라면 이런 시각으로 사전에 준비하고 실천한다면 저자의 후배를 염려하는 노력이 큰 성과를 가져오리라고 생각되어진다.

 

준비된 사람준비된 일은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여기에 사람을 중심에 두고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대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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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늦장을 부린건 피곤한 몸이 아니라 폭염을 건너온 마음이 시킨 것이리라. 점심도 때를 놓치고 서성이는 뜰에 햇볕을 좋아하는 채송화가 만개했다.

"꽃에 물든 마음만 남았어라
전부 버렸다고 생각한 이 몸속에"

*벚꽃과 달을 사랑하며 일본의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가인으로 다양한 작품을 남긴 사이교의 노래다.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춘다. 스치는 풍경이 아니라 주목하여 멈추는 일이고, 애써 마련해둔 틈으로 대상의 향기를 받아들이는 정성스런 마음짓이다.

꽃은 보는이의 마음에 피어 비로소 향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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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로'
여름 숲 길을 걷다 보면 가느다란 줄기가 우뚝 솟아 작은 꽃이 닥지닥지 붙어 있는 식물을 만난다. 한껏 키를 키운 풀 속에서 그보다 더 크게 솟아나 하얀 꽃을 피운다. 자잘한 꽃 하나하나가 앙증맞다. 모여피어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여로, 이름은 익숙한데 꽃은 낯설다. 여로藜蘆는 갈대같이 생긴 줄기가 검은색의 껍질에 싸여 있다는 뜻이다. 밑동을 보면 겉이 흑갈색 섬유로 싸여서 마치 종려나무 밑동처럼 생겼다.


여로의 꽃은 녹색이나 자주색으로 피는데 하얀색으로 핀 꽃을 흰여로라고 한다. 꽃의 색에 따라 흰여로, 붉은여로, 푸른여로로 분류하기도 한다.


여로라는 이름이 낯익은 이유는 1970년대 초반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여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땅 속에서 줄기를 곧장 키워 여름을 기다려 꽃을 피우는 여로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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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에 마음 상하게하는 일들이 줄줄이 달려든다.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는 특정한 사람에게 받게되는 인상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아는지 모르는지 터진 입에선 날마다 남을 흉보는 말이지만 결국 스스로 못난 것을 드러내고 있다는 걸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자신만 모르고 스스로에게 돌아갈 손가락질만 일삼는다.

"이를테면 공갈빵 같은 거
속을 보여주고 싶은데
알맹이 없는 껍질뿐이네
헛다리짚고 헛물켜고
열차 속에서 잠깐 사귄 애인 같은 거
속마음 알 수 없으니
진짜 같은 가짜 마음만 흔들어주었네"

이임숙의 '헛꽃'이라는 시의 일부다. 열매 맺지 못하는 꽃을 헛꽃이라 부르는 이유야 분명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어디 참꽃만 있던가. 화려하게 유혹하는 이 헛꽃의 무상함을 알면서도 기대고, 짐짓 모른척하면서도 기대어 그렇게 묻어가는 것들이 삶에서 오히려 빈번하다.

헛꽃은 바라보는 대상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바라보는 내게도 있다. 이런 헛꽃들이 만나 헛세상을 만들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헛세상인줄 모른다. 그래서 헛마음으로 사는 헛세상은 늘 힘들고 외롭고 제 힘으로 건너기 버거운 세상이 된다.

헛꽃에 기대어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서툴고 여린 속내를 어쩌지 못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자신만이 참이라 여기는 그 마음에 피어나는 것이 헛꽃이리라.

산수국의 헛꽃이 뒤집어 졌다. 참꽃보다 크고 화려한 모습으로 매개체를 유혹하는 사명을 다하고 뒤집어져 이렇게 임무완수의 표시를 한다. 매개체의 헛수고를 덜어주려는 배려가 담겼다. 식물의 헛꽃은 그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끝마무리 까지하고서 생을 마감한다. 그렇더라도 헛꽃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헛꽃만 피고 지는 이 자리
헛되고 헛되니 헛될 수 없어서 헛되도다"

혹여, 내 일상의 몸짓이 이 헛꽃보다 못한 허망한 것은 아닐까. 시인이 경고한 헛꽃의 그 자리를 돌아보는 것은 연일 폭염보다 더한 사람의 허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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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1507m)을 올랐다. 25년 전 즈음 향적봉을 처음으로 오르고 간혹 무주 구천동 계곡이나 휴양림, 스키장을 갔지만 정상을 올라볼 생각은 안했으니 기억 저편에 묻혔다고 해도 좋을 덕유산이다. 그 덕유산을 꽃 볼겸 해서 다시 오른 것이다.


이른아침 출발 낯선길을 나섰다. 출발지점에 도착하니 벌써 주차된 차들이 제법있다. 도착 하자마자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이슬비가 내리고 마침 같이 출발하는 팀이 있어 다행이다. 입구에 도착하고 먼저 출발했다. 다소 험한 길을 더위를 식혀주는 이슬비와 함께 느긋한 걸음으로 오르고 또 오른다. 간혹 내려오는 이들과 인사 나누는 것으로 지친 몸을 쉬어가기도 했다. 결국 정상까지 혼자다.


산을 오르자 비는 멈추고 안개세상이다. 발 아래 아무것도 없다. 바로 앞 봉우리도 안보인다. 길을 따라 걷고 보이는 꽃과 눈맞춤 한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서봉에 이르는 능선이 꽃들의 세상이다. 더딘 걸음을 자꾸 멈추게하는 꽃과의 만남은 서봉에 올라서니 절정이다.


만개한 원추리부터 긴산꼬리풀, 바위채송화, 돌양지꽃, 도라지모싯대, 단풍취, 동자꽃, 참바위취, 난장이바위솔, 구름체, 흰여로, 물봉선, 좀꿩의다리, 산수국, 곰취, 흰송이풀, 노루오줌, 일월비비추, 산오이풀, 가는장구채, 말나리, 중나리 그리고 솔나리까지 이름을 알지 못해 미안한 꽃까지 안개 속 천상의 꽃밭이다.


먼 곳에서 고향사람 만났다고 걱정해주는 사람에 울굿불굿 꽃처럼 이쁜 사람들 속에서 8시간을 걸었지만 적당히 피곤한 몸이 오히려 기분 전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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