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이 피었다. 그것도 물매화 곱디고운 얼굴에 청초함을 더해주는 귀한꽃이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계절의 선물이다.


급격히 차가워진다. 차가움은 대상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 미적대던 속내에 불을 당겨 용기를 내게한다. 서리꽃 피었으니 감춰둔 붉은 속내가 더 붉어지리라. 그붉음으로 인해 깊고 아득한 차가움의 긴 터널을 지나갈 수 있다. 정신이 더욱 맑아지는 계절이 코앞에 당도했다. 그 즐거움을 나눈다.


찰라를 더욱 빛나게 하는 서리꽃으로 귀한 하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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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사진으로만 보다가 의외의 장소에서 대상의 식물을 만날때 느끼는 환희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짐작을 훌쩍 뛰어넘는 매력이 있다. 볼 수 없을거라고 포기했던 단정적인 마음에 탈출구는 늘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톱니 모양의 결각을 가진 둥그런 잎이 나고 길게 자란 꽃대에서 흰색의 꽃을 피우며 바위에 붙어 자란다. 꽃모양은 도심의 화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바위취를 닮았다.


바위떡풀이라는 이름은 바위에 자라고 있는 모습이 떡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자라는 환경이나 특성을 보고 붙여진 식물의 이름 중에는 이처럼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다.


제대로 핀 꽃을 보지 못했으니 '앙증'이라는 꽃말이 주는 이미지를 다 알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서식지를 확인했으니 다음 꽃피는 철에는 볼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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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정기연주회


위대한 전통, 한국의 맥 
나라음악, 바람을 품다


2017. 11. 1 ~ 2. Pm. 7:3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프로그램
-서곡, 바람을 품다 "예맥의 땅"
-봄꽃에 머물다 "섬진강, 이화도화"
-여름일기 "채석강"(소적벽)
-가을소리 "紅, 지리산 물들다"
-겨울, 눈 내리는 날 "덕유산 설천"
-에필로그, 나라음악 "예인의 땅, 영원한 예향"


*몰아붙이는 힘이 거침이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바탕으로 하여 내일을 열어갈 희망을 담아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 힘의 근원은 먼 옛날로부터 이어져 온 이 땅의 숨결이다. 전라북도를 구성하는 자연을 숨결을 고스란히 담아낸 리듬엔 그렇게 굳건한 의지가 깃들어 있어 오늘에 이르는 위대한 전통과 예향의 맥이 면면히 어어져 꽃으로 피어난다. 그 속에 전통의 맥을 이어온 자부심이 대단하다.


어제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무대다.  쉬운 길을 걷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보았기에 먼 길이지만 빼놓지 않고 찾는다. 자기 색깔이 분명해지는 음악을 위해 절취부심하고 그 결과를 관객과 공유하며 공감을 불러오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 노력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는 관객이 있어 든든함을 잃지 않아 보인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무대와 그 무대에 응원을 보내는 관객이 전라북도립국악원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큰 힘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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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건네다'
-윤성택, 북레시피


어느해 늦가을, 떨어진 상수리나무 잎의 바삭거리는 소리에 취해 공원을 걷다 나무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 들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를 건너가는 시간이 길어지며 한기가 파고들어 어께를 움츠리는 순간이었다. 툭~ 하고 등 뒤에서 나는 소리에 돌아보니 상수리하나 보도블럭을 굴러 내려오고 있었다.


상수리가 발밑까지 굴러와 멈추기까지 짧은 시간동안 문장과 문장 사이를 촘촘하게 막아서던 혼란스러움은 이내 사라지고 난 뒤 뭔지모르게 머리가 맑아지는 경험을 한 것이다. 떨어지는 상수리 열매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발밑에서 멈춘 순간까지의 '톡~ 데구르르' 그 소리는 상수리가 건네는 마음의 온기였는지도 모른다.


그때의 느낌이 온전히 살아나는 말 '마음을 건네다'를 손에 들고 소나무 밑에 앉았다. 첫장을 넘기기가 주저해지는 것은 무엇을 알아서가 아니다. 시인인 저자도 저자의 시도 접해보지 못했지만 당신에게 '마음을 건네다'는 말이 품고 있는 온도를 짐작하기 때문이다.


구름 한점없는 파아란 하늘이 그때 그 공원의 하늘과 닮았다. 손 안에서 감기는 책의 첫장을 연다. 이 책으로 내 가을이 더 깊어지라는 예감과 함께 그때 내게 마음을 건네던 상수리나무의 열매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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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이 좋다. 막바지 가을걷이에 땀방울 흘리는 농부의 이마에 살랑거리는 바람까지 있어 여유로운 오후다. 다소 더운듯도 하지만 이 귀한 볕이 있어 하늘은 더 푸르고 단풍은 더 곱고 석양은 더 붉으리라.


오후를 건너는 해가 나무 등치에 잠시 기대어 숨고르기를 한다. 푸른 하늘 품에 서둘러 나온 달이 반쪽 웃음을 채워가는 동안 해는 서산을 넘기 위해 꽃단장을 한다. 그러고도 남는 넉넉한 해의 빛은 푸른고 깊은 밤을 밝혀줄 달의 몫이다.


오후 4시 30분을 넘어선 햇살이 곱다. 그 볕으로 인해 지친 시간을 건너온 이들은 잠시 쉼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이처럼 계절이 건네는 풍요로움은 볕을 나눠가지는 모든 생명이 누리는 축복이다. 그 풍요로움 속에 그대도 나도 깃들어 있다.


노을도 그 노을을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도 빛으로 오롯이 붉어질 순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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