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머위'
향일암을 돌아나오던 어느 바닷가에서 만났다. 꽃도 없이 백사장 인근 바위틈에 한겨울임에도 두툼한 잎이 유독 눈에 들었다. 올초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생가 담장 밑에서 꽃까지 핀 상태로 반가갑 다시 만났고, 이 사진은 전남 내륙 깊숙한 곳에서 길가에 심어진 것이다. 이제 어디서 만나든 봉하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노랑꽃이 넉넉하여 복스럽게 피었다. 잎과 꽃에서 주는 두툼한 질감이 그대로 전해져 여유롭게 다가온다. 남해안 바닷가에서 주로 자란다고 하지만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듯 내륙에서도 볼 수 있다. 열매는 늦가을에 익는데 털이 빽빽이 나고 흑갈색의 갓털이 있다.


이른봄 새싹을 나물로 먹는 머위와 모양은 같으나 털이 많이 나서 털머위이라고 한다. 갯머위, 말곰취, 넓은잎말곰취라고도 부른다.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니고 있어서 일까 '한결같은 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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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생각의서재

사는 일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것이 사는 일이다. 유독 달달하고 애달픈 사랑의 언어로 사는 일에 여운을 주는 이정하의 새로운 책이다.

"사랑이 뭔지,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작가는 "하여, 다시 사랑으 겉모습만 핥을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해주길 바라며ᆢ."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펼쳤다.

사랑을 겉과 속을 따로 구분하여 규정할 수 있을까. 모르기에 주춤거리면서도 한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가는 것, 사랑을 품고 사는 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까 싶다.

"사랑, 그거 참 얄궂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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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등선羽化登仙
볕 좋은 주말 오후다. 산을 넘어온 바람결에도 온기가 담겨 있어 남쪽으로 향한 벽에 기대어 굳이 볕바라기를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다. 첫눈이니 이미 겨울이니 호들갑을 떨던 어제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날씨니 가을을 더 붙잡고 싶은 이에게는 적절한 때다. 낙엽지듯 요란한 사람들 빠져나간 숲에 들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해도 좋겠다.


우화등선羽化登仙,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다는 뜻이다. 번잡한 세상일을 떠나 마음이 평온하고 즐거운 상태, 혹은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기분이 좋은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600 여년을 산 느티나무에 흔적을 남겼다. 7년의 시간을 땅속에서 때를 기다렸다 지난 여름 한철 힘찬 울음을 끝으로 사라진 매미의 소행이다. 매미는 어디로 갔을까. 다시 느티나무의 그늘에 들어 다음 7년의 시간 속으로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여름 한철의 울음을 위하여ᆢ.


느티나무의 600년, 매미의 7년의 시간은 길게 잡아 100년의 중반을 넘어서는 사람의 시간을 무엇으로 견줄 수 있을까. 사람들은 상대적 원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절대적 가치를 꿈꾼다. 애초에 닿을 수 없는 세계에 닿고자하는 무모한 간절함으로 자신을 내몰면서 버거운 하루를 산다. 삶의 가치는 무엇으로부터 찾아야 할까.


우화등선羽化登仙, 매미의 탈피한 흔적을 핑개로 한낮 따스로운 볕 속에서 비몽사몽 헛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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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냉이'
햇살이 따스한 날이면 논둑을 걷는다. 차가운 바람을 가려주는 논둑 비탈진 곳에 반가운 식문들이 제법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불쑥 고개를 내밀고 꽃을 피웠다.


작디작은 꽃이 가지 끝에 모여 흰색으로 핀다. 네장으로 갈라진 꽃잎이 활짝 펼쳐지지는 않는다. 순백의 꽃이 바람따라 하늘거리는 모양이 앙증맞다.


비슷한 식물로는 큰황새냉이, 미나리냉이, 는쟁이냉이 등 다양한 종이 있는데 비슷비슷하여 구분이 쉽지 않다. 흔히 나물로 먹는 냉이처럼 어린순은 모두 나물로 먹는다.


초여름에 피는 꽃이 때를 모르고 피었다. 요사이 철모르고 피는 꽃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반가운 마음만 드는 것은 아니다. '그대에게 바친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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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1
강대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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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에서 찾는 인간 상징원형

다 알듯 친근하면서도 막상 펼치면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분야가 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세계다늘 읽어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만 한다왜 그럴까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서양문화와 역사에 대해 일천한 지식이 근 근본 이유가 되겠지만 익숙해지지 않은 낯선 이름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 하는 것도 그 이유다첫 마음으로 돌아가 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우주의 기원초자연의 존재의 계보민족의 시원 등과 관련된 신에 대한 서사적 이야기” 등을 신화라고 한다이 신화가 가지는 의미는 그 속에 인간을 이해하는 원형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삶과 죽음아름다움과 추함사랑과 이별 등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지향하는 것으로 신화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강대진의 '그리스로마 신화'는 신들의 시대에서 영웅들의 시대로의 이행과정과 더불어 트로이아 전쟁과 그 후 로마인 이야기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역시 기존 텍스트들과 이야기 흐름의 맥은 같다신들의 탄생부터 영웅들의 모험담트로이아 전쟁전후 귀환 과정에서 겪는 오뒷세우스의 모험로마의 건국 신화까지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이 기본 흐름에 더하여 여러 고전 판본들을 비교한 뒤 서로 다른 이야기 흐름을 비교분석하며 전후 사정을 밝혀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에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다특히 동양 신화나 우리나라의 신화와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친근감과 더불어 일반적인 신화가 가지는 의미 속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래도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목되는 것은 풍부한 그림 자료가 있다는 점이다신화와 관련된 그림지도계보도에 고대 도기와 벽화와 조각다 빈치루벤스티치아노,카라바조에드워드 번존스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윌리엄 블레이크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250여 점이나 포함되어 있어 그동안 보아온 익숙한 그림만 감상해도 좋은 정도다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제시되는 그림 자료를 자세하게 감상해가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 구조를 따라가는 것과는 별도로 다른 맛을 만끽하며 신화의 이야기 속을 여행하는 또 다른 재미다.

 

그동안 다양한 통로로 수없이 많이 접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지만 다기 접해도 늘 새로운 이야기다.그때마다 주목하는 바가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강대진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다시 만난 유럽 신화 속에서 인간의 희노애락에 주목하여 본다더욱 풍부한 그림 자료가 더욱 흥미를 끄는 매력적인 책이기도 하다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이야기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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