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온 그 바다에 섰다. 
맨살 드러낸 뻘밭에 바닷물이 든다. 얼어 터져버린 바다도 제 속살을 붙잡고 기꺼이 울부짖는다. 바다의 서러움이 온전히 이해되는 계절이 겨울임을 와온 바다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된다.


"새벽이면
아홉마리의 순금빛 용이
인간의 마을과 바다를 껴안고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달은 이곳에 와 첫 치마폭을 푼다"는 곽재구의 시 '와온 바다'의 마지막은 인간의 마을과 바다를 껴안고 용이 날아오른다고 했다.


그 아홉마리 용이 깃든 곳이 뻘밭 한가운데 외로이 박혀 있는 솔섬은 아닐까. 얼음이 터져버린 갯뻘에 발을 딛고 솔섬으로 향하는 마음을 애써 붙잡는다. 아지랑이 피어오를 봄날에 다시 이곳에 와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뻘배라도 빌려타고 그 품에 들고 싶다.


두번째 만난 와온 바다는 울부짖으며 겨울을 건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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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분분, 많지도 않은 눈이 바람따라 천지분간을 못하고 아래로 위로 마구잡이로 떠다닌다. 차가운 기온 덕분에 그나마 흔적은 곱게 남았다.


제주도를 비롯하여 섬진강가 어느 마을 언저리에도 올 해 첫 매화 피었다는 소식이다. 조만간 이곳에 매화 향기가 오늘 내리던 눈처럼 난분분할 날도 머지 않았다.


바람이 자자들며 볕에 나니 쌓였던 눈이 시나브로 사라진다. 이 좋은 볕의 분위기로 봐선 영낙없이 매화와 짝을 이룰 춘설로 봐도 좋을듯 싶다.


"매화 옛 등걸에 춘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즉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문득, 옛여인 '매화'가 남긴 '매화사梅花詞'가 머리 속에 난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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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남도국악원 브랜드 공연


운림산방 
구름으로 그린 숲


2018. 2. 2(금) 오후 7시 30분, 2. 3(토)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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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와 많은 눈을 예보하는 것에 걸맞게 바람 끝에 차가움이 더해진다. 그 틈에 잠깐씩 나타나는 볕에 의지해 매화 나무 근처를 서성인다.


아직 매화 피었다는 소식은 없지만, 성급하게 그 자취를 찾아 나선 것이다. 탐매의 성급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지 끝에 겨우 꽃몽우리를 맺었다. 앞으로 몇번의 추위와 눈보라를 더 견뎌야 잘 여물어 벙그러지는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여, 눈과 매서운 한파에 단련된 향기는 깊고 그윽하다. 이 향기기 탐매에 나서는 이들의 공통된 관심사 중 하나다.


'탐매', 기다림의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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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
매혹적아 붉은 색의 꽃이 피는 날이면 늦봄에서 여름의 강렬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열매의 알맹이와 꽃의 그 붉음 그리고 한겨울 말라가는 열매의 껍질이 서로 닮았다.


나무는 제법 오랜시간을 쌓았다. 나무만 보고서는 이름 불러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말라버린 열매를 떨구지 못하고 있다. 그 열매 위에 서리도 눈도 앉았다가 온 곳으로 간다. 늙은 나무는 더이상 많은 꽃을 피우지 못하지만 피는 꽃은 그 어느 나무보다 곱다. 꽃피는 때면 그 밑을 서성이게 하는 나무다.


한국에는 이란에서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1400년대에 쓰인 양화소록 養花小錄에 석류를 화목9품 중 제3품에 속하는 것으로 쓴 기록이 있는 점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류나무 꽃의 아름다움은 오늘날 우리가 흔히 뭇 남성 속의 한 여인을 말할 때 쓰는 '홍일점'의 어원이라고 한다. '원숙미', '자손번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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