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잠든 틈으로 안개는 흩어지지 못했고 힘을 잃어버린 서리는 온기마져 품었다. 산을 넘어온 햇살이 안개사이를 뚫고 온기를 전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분주하게 봄을 맞이하는 들꽃들의 기운으로 봄날 하루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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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바람꽃'
그저 꽃보고 싶은 마음이 급해서 달려간 곳엔 새침떼기처럼 꽃잎 닫고 있는 모습이 전부였다. 이유도 모른체 마냥 기다리다 더이상 추위를 참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그때서야 비로소 꽃이 피고 지는 환경도 관심갖게 되었다. 낯선 숲에 들어서도 어디쯤 꽃이 있을지 짐작할 수 있게된 계기를 준 식물이다.


조그마한 꽃잎 사이로 노오란 꽃술이 뭉쳐 있다. 옅은 노란색과 흰색으로 잎 사이에서 한 송이씩 달린다. 햇볕을 좋아해서 오후에나 꽃잎이 열린다. 이른시간이나 날이 흐린날이면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없다. 여린듯하지만 그 속에서 전해지는 강함이 있다. 무엇보다 소박해서 더 이쁜 꽃이다.


대개의 경우 식물 이름 앞에 지명이 들어가면 대부분 그 지역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식물을 의미한다. 만주바람꽃은 만주에 많이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라지만 우리나라 중부 이북에서도 볼 수 있다는데 영광이나 순천 내륙, 백암산 인근 등에서도 많은 개체수가 확인된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등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들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자리잡고 그 바람에 의지해 씨를 뿌린다. 만주바람꽃 역시 마찬가지다.


실속없는 봄앓이를 닮은듯 '덧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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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혼자보기 아까워 
없는 그대라도 불러 같이 보는 꽃"
이라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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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봄날, 안개의 시간이다. 자욱한 안개세상으로 걸음을내딛듯 봄 속으로 나아가는 문을 연다. 제법 묵직한 서리가 앉았지만 그 속내는 봄볕마냥 부드럽기에 지나가는 바람에도 허물어지고 만다.


이 땅에 귀하디귀한 아주 특별한 봄이다. 땅도 하늘도 그 가운데 사람의 마음에도 봄의 온기 스며든다. 살자고 살아내자고 봄기운을 나누며 경계를 허물고 장벽을 부수며 아픈 가슴을 다독인다. 생명의 존귀함으로 시작된 그 모두가 사람의 일이다.


수백 년을 살아온 나무의 기상을 품고 봄날의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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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모든 꽃은 활짝 피어 제 사명을 다하려고 애를 쓴다. 그저 보는 맛에 저 혼자 좋아하는 사람에겐 어떤 꽃은 다 피지 않아서 주목받을 때가 제법 많다.


봄 볕이 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늘상 눈여겨 보는 것이 이 나무의 개화 정도다. 갑옷 같은 껍질에 쌓여 속내를 보여주기 전부터 눈 눈에 아른거리는 색감으로 마음은 이미 봄맞이 길을 성큼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으로 어떻게 이 샛노오란 색을 표현할 수 있을지 난감할 뿐이라서 고이 마음 속에 담아두고 생각날 때마다 떠올려 보게 된다. 자연이 주는 강렬하지만 거부감 없는 느낌을 온전히 담아둔다. 이 경이로움은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붉디붉은 색의 열매 또한 색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리산 상위마을, 경북 의성 사곡마을, 경기 이천 백사마을 등으로 만개한 산수유 꽃그늘 아래서의 나들이를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발품을 팔지만 내게 산수유는 봄을 부르는 색으로 만난다.


땅바닥을 헤매는 사이에 나보란듯이 나무에도 꽃이 피었다. '지속', '불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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