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어낙안沉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잊고 물속에 가라앉고, 기러기가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졌으며,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고,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이 말은 중국 고대의 사대미인 즉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에는 각각의 일화가 전해지며 미인을 일컽는 말로 전해진다.


ㆍ침어浸魚 - 서시西施 : 개울가에서 손수건을 씻는 서시를 보자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잊고 물속에 가라앉다.

ㆍ낙안落雁 - 왕소군王昭君 : 왕소군의 금琴 소리를 듣고 한무리의 기러기가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ㆍ폐월閉月 - 초선貂蟬 : 초선이 화원에서 달을 보고 있을 때에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웠다. 이에 왕윤이 말하기를 "달도 내 딸에게는 비할 수가 없구나.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고 하였다.

ㆍ수화羞花 - 양귀비楊貴妃 : 양귀비가 화원에 가서 꽃을 감상하며 우울함을 달래는데 무의식중에 함수화含羞花를 건드렸다. 함수화는 바로 잎을 말아 올렸다. 당명황이 그녀의 '꽃을 부끄럽게 하는 아름다움'에 찬탄하고는 그녀를 '절대가인絶對佳人'이라고 칭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의 창극 '춘향실록春香實錄-춘향은 죽었다'를 보다 변사또가 춘향을 보고 읊은 노랫말에 등장하는 "침어낙안沉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여인의 아름다움을 비유하여 말하는 이 미묘함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대상과 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함이 가히 하늘을 찌른다.


함축된 내용을 알지 못하면 말과 행동으로 전하고자 하는 본바탕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잠시 우스개소리로 듣고 넘기기에는 뭔가를 놓치고 가는 안타까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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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제비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엔 특별한 꽃들이 핀다. 난초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그 주인공이다. 특별하지 않은 꽃은 없고 그 중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대상이 난초 종류들이다. 올해는 제법 여러 종류의 난초를 만났으니 복받은게 틀림 없다.


처음 보는 순간 쪼그려앉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요리보고 저리보며 눈맞춤 하고서야 겨우 주변을 돌아보며 같은 친구들을 찾아보았을 정도로 매력적인 꽃이다.


연한 홍색으로 피는 꽃 색깔도 매혹적인데 자주색 점까지 찍혀 더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여기에 입술모양꽃부리가 독특하다. 하얀색으로 피는 것은 흰나도제비란이라고 한다.


독특한 모양에 색깔, 앙증맞은 모습 모두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렇게 독특하니 관상 가치가 높아 훼손이 많다고 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이라고 한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발품팔아 꽃을 보러가는 이유가 꽃을 보는 동안 스스로를 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것 때문 일 것이다. 오랫동안 볼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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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꽃시
김용택 엮음 / 마음서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가슴 시린 엄마들이 들려주는 따뜻한 위로

우선부끄러운 고백이 앞선다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단어가 문해학교검색을 해보니 전국에문해학교라는 이름을 가진 학교가 수없이 많다이 문해학교의 기반이 되는 문해교육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다효과적으로 말하고쓰고경청하는 능력과 일상생활에서 요구되는 문해 능력 기술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런 목적을 가진 교육기관이 전국적으로 수없이 많다는 것은 그 대상이 그 만큼 많다는 반증이리라어쩌면 읽고 쓰는 것을 당연시하는 동안 잊고 있었던 내 어머니들의 삶의 고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것은 아닐까.

 

"가난해서여자는 학교 가는 거 아니라 해서죽어라 일만 하다가 배움의 기회를 놓쳤다이름 석 자도 못 써보고 살다 가는 줄 알았는데황혼녘에 글공부를 시작하니 그동안 못 배운 한이 시가 되어 꽃으로 피어났다손도 굳고눈도 귀도 어둡지만배우고 익히다 보니 이제 연필 끝에서 시가 나온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을까아니 지나온 시간이 얼마나 답답하고 원통했을까한편 한편의 시가 전하는 먹먹함으로 인해 가슴 절절하게 다가오는 어머니들의 가슴 속 이야기는 한없이 더디고 느리게 읽힌다.

 

김용택 시인이 엮은 '엄마의 꽃시'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수상한 작품들 가운데 엮었다시 한편 한편에 김용택 시인의 감성을 덧붙여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는 심정이 이러했을까살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쌓인 가슴 속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지며 글자로 옮기는 모든 말이 시가 된다읽고 쓰는 것에 한이 맺힌 어머니들이 가족과 세상 속에서 스스로 상처로 안았던 아픔이 고통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유쾌하게 웃음을 자아내고 가슴 뭉클한 울림으로 기어코 먹먹해진 가슴으로 읽던 책장을 덮고 한순 돌리게 만들기까지 한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올까현학적 수사나 특별한 시어로 묘사된 시가 결코 담아내지 못하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삶의 지혜가 주는 깊은 울림의 근원을 생각하게 만든다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묵묵히 견뎌온 시간이 알게 한 노년의 통찰이 있기에 동반되는 감동일 것이다.

 

기회가 있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어머니들의 이야기다여전히 기회마저 갖지 못한 어머니가 많을 것이다그분들에게 밝고 따뜻한 세상으로 안내하는 희망보고서가 될 것이다이 시집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여전히부끄러운 고백으로 책장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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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숲이다. 짙어지는 녹음 속으로 아직은 부드러운 햇살이 만나 꽃으로 피어난다. 잎과 햇살 사이를 부지런한 바람이 길을 터주고 있다. 숲이 주는 다독거림으로 옮긴 발걸음이 한없이 느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각나무 수피를 만지다 올라다본 잎이 수줍어 보이는 것이 아직은 덜 여물었다. 잎만큼 수줍은 하얀꽃을 기다리며 쓰다듬는 손길에 은은한 꽃향이 머문다.


적당한 그늘에 아무 곳이나 주저앉아도 좋다. 그렇게 멈춘 걸음에 나뭇잎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을 가슴에 품어 그 싱그러움을 채워둔다.


마주본 빛이 나뭇잎을 통과하는 동안 나도 빛으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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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애기나리'
꽃소식 듣고 일정을 변경하여 찾아갔다. 일부러 발품 팔지 않으면 못보는 꽃이기에 기꺼이 나선 길이다. 가는 길이 멀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첫만남이라는 설렘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고 일부러 찾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 내가 누리는 마음의 평화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한다.


워낙 작은 꽃들이 많고 또 그렇게 작은 꽃에 주목하다보니 작게 느껴지지 않지만 이 역시 작은 꽃이다. 앙증맞은 크기에의 연한 황백색의 꽃이 하나에서 둘이 보통이나 더러 세개나 핀 것도 있다. 얼굴 가득 자주색 반점을 가져서 더 눈길을 끈다. 작지만 꽃잎이 뒤로 젖혀져서 나리꽃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 꽃처럼 꽃에 '애기'라는 이름이 붙으면 대부분 작고 앙증맞은 경우가 많다.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금강애기나리가 서로 비슷비슷한데 금강애기나리는 얼굴의 자주색 반점으로 구분하면 쉽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진부애기나리'라고도 한다. 애기처럼 귀여운 금강애기나리는 '청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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