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다'
밤사이 뜰에 돋아난 버섯이 아침 햇살에 빛난다. 이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 중 하나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짐에 있다. 햇살, 초록, 여유로움 등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그냥'이라는 말이 가진 힘은 이처럼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에 있다. 그렇게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그것이 '그냥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냥'이라는 이 느낌은 그냥 오지는 않는다. 관심, 애씀, 견딤, 기쁨, 성냄, 울음, 외로움, 고독 등ᆢ수없이 많은 감정의 파고를 건너고 나서야 얻어지는 마음 상태다. 기꺼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길을 가면서 얻어지는 뿌듯함과도 다르지 않다.


그냥 그렇게,
그대를 향하는 내 마음도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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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몸이지만 하늘을 꿈꾼다. 

따가운 햇볕, 찌는 더위일지라도 습기를 날려버릴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라면 마알간 하늘에 이글거리는 태양도 버겁진 않다.


그것이 여름이기에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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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조희풀'
동일한 숲을 반복해서 가다보면 매번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익숙한 풍경에서 새로운 것이 쉽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같은 곳을 시차를 두고 주기적으로 찾아가는 이유다.


굽이 길을 돌아 조금만 더가면 무엇이 있는지 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바꾼 곳 입구에 문지기 처럼 서 있다. 매해 지리산 노고단 오르는 길 무넹기에서 만난다.


조희풀, 나무인데 풀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로 한여름에 보라색 꽃이 핀다. 병조희풀은 꽃받침 잎의 밑이 통 모양이고 윗 가장자리가 안으로 말리며 끝이 뒤로 젖혀진다는 특징이 있어 얻은 이름이다.


보라색의 신비스러움에 수줍은듯 속내를 살며시 드러내는 모습에서 연유한 것일까. '사랑의 이야기'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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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연대기
하창수 지음 / 북인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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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무엇을 볼 수 있을까

'', 이것으로 선택한다선택은 했지만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다무작정 달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엮었다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이 책을 손에 들게 했다달과 무관하지 않게 살아왔고 여전히 달을 생각하며 일상을 사는 이에게 이만큼 매혹적인 것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다.

 

"달의 거리달 클럽나는 달발 아래 달수도원의 달월면보행표현할 길 없는..., 달의 귀한,무서운 독서가의 달탈출마술사 코니 킴의 달달의 사랑"

 

이 소설집에 대한 기대를 작가의 말 첫 단락으로 대신한다.

 

"언제부턴가나는 달에 가 살다오곤 했다소풍 가듯 딱 하루만 있다 올 때도 있었고수학여행 가듯 꽤 여러 날을 가 있기도 했고기분이 내키면 한해를 온통 달에서만 지내다 오기도 했다내게 그건 그다지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가령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 '5월의 첫날속 코모도어 호텔이 있는 뉴욕 44번가보다 신기할 게 없다는 애기다."

 

달의 연대기에는 1995년에서 2018년 현재에 이르는 시간적 흐름에 따라 11편의 소설이 등장한다작품에 따라서 무릎을 치며 공감하는 것부터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라는 의문까지 함께 한다일사천리로 읽히는 작품이 있는가하며 문장을 읽고 또 읽어야 무슨 의미인지 간신히 짐작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이 모든 것의 마지막엔 작품에 대한 의문투성이와 작가에 대한 알 수 없는 호기심이 더 강하게 들었다는 점이다.

 

나는 달을 생각하는 첫머리에 달은 스스로 빛을 발하지 않으므로 태양의 빛이 닿는 부분만 반사하여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라는 사실을 둔다이것이 자연과 자연인간과 자연인간 상호간의 역학관계를 설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 소설집의 담긴 이야기를 읽어가는 내내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까지 미로를 헤매는 듯 혼란스럽다모든 작품에 달이 등장하지만 각각 다른 의미이기에 짐작하는 것부터 난관에 봉착한다.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작가에게 달은 무엇일까이라는 단어 하나 때문에 선택한 이 책으로 오리무중에 빠졌다.

 

모두 열한 편의 소설을 접했다여전히 아무것도 모르지만 하창수 소설을 대하는 태도가 이 소설집을 전후로 분명하게 달라졌다하여작가의 작품을 검색하여 찾아 그들의 나라(책세상, 1998)’로부터 시작하여 다음 읽어갈 목록을 작성하고 책을 구해가고 있다오랜만에 작가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기대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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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먹는하마 2018-07-20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신청하러 알라딘에 들어왔다가 이 리뷰를 보게됐습니다. 함께 걸린 사진을 보고, 페친이시고, 댓글도 생각났는데, 솔직한 리뷰가 참 좋았습니다. <그들의 나라>는 참 오래된 책이고, 네 권이나 되는데도, 아직 절판되지 않았다는 게 작가로서도 신기합니다. ^^; 그래도 <그들의 나라>는 제 소설들 중에 꽤 많이 ‘모호하지 않은 것‘이어서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드네요. 더운 여름, 즐거운 독서가 되길 빕니다.

무진無盡 2018-07-20 22:13   좋아요 0 | URL
모호함이 흥미를 불러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들의 나라‘는 관심사와 통하는 바가 있어 선택한 책이구요. 흥미로운 글 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무진無盡 2018-07-24 23:21   좋아요 0 | URL
<그들의 나라>가 절판이라고 합니다. 달리 방법이 없을까요?
 

'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
-아흐메드 사다위 소설, 조영학 옮김, 더봄


"인간의 잔해를 기워 만든 괴물이 바그다드를 헤집고 다닌다."
"전쟁터가 된 어느 도시의 초현실을 블랙유머로 그려낸 독창적인 소설."


소설에 대한 정보는 뒷표지에 쓰인 이것이 전부다. 그보다 우선되는 것은 순전히 옮긴이에 대한 호기심이다. 이 호기심의 출발은 페이스북에서 시작되었다. 그에게는 드물게 올라오는 글에서 얻은 지극히 단편적인 몇가지 뿐이지만 확실히 무엇인가가 있다.


소설도 읽고 옮긴에 대한 호기심 중 중요한 부분도 해결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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