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풀'이때 쯤 그곳에 가면 무엇이 있음을 아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꽃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무턱대고 찾아가 헤매다 결국 보지 못하던 때를 지나고 이젠 내 나름의 꽃달력을 만들었으니 헛탕치는 일은 많지 않다. 여전히 미 완성된 꽃달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촘촘해져 간다.
여러 '그곳' 중에 하나인 그곳에 가면 볼 수 있다. 그곳의 주 대상은 노랑물봉선이지만 그보다 앞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대상이다.
연노랑의 꽃이 다닥다닥 붙어서 피었다. 다섯장의 꽃잎을 활짝 펼치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바짝 붙었지만 아랑곳 않고 핀다. 줄기 끝에 모여 피어 스스로를 드러내는데 유리한 모습이다. 이런 꽃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좁쌀풀은 노란색의 작은 꽃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좁쌀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좁쌀에 비교하지만 그것보다는 크다.
키큰 풀숲에 숨은듯 피지만 경사지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본 꽃은 한창 부풀어 오른 꿈을 키워가는 마음을 담은듯 하다. '잠든 별', '동심'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시_읽는_하루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우리 사랑은 몇 천 년을 참아 왔느냐참다가 병이 되고 사랑하다 죽어버린다면그것이 사랑이겠느냐사랑의 독이 아니겠느냐사랑의 죽음이 아니겠느냐
사랑이 불꽃처럼 타오르다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말하지 마라사랑은 살아지는 것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머지않아 그리움의 때가 오리라사랑의 날들이 오리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강제윤 시인의 시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이다. 살아가는 일상에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할까. 이래저래 미루다보면 정작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사랑은 살아지는 것/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이번엔 유난히 깊게 새겨지는 싯구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2018 인문강좌 ACC ACADEMY
"옛 그림으로 본 인문학"
강연자 미술평론가 손철주
2018. 7. 25(수) 19:00 ~ 21:00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극장3
휴일이면 산으로 들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 다른 쉼의 시간을 갖는다. 새끼고양이들의 경계심 많은 움직임에 덩달아 조심스럽다. 서로 눈길 마주치고도 도망가지 않으니 이젠 제법 익숙해졌다는 것일까. 지들끼리 서로를 향한 장난스런 몸짓은 보는이의 얼굴엔 슬그머니 미소로 피어난다.
매실 냉차 한잔 만들어 뜰에 앉았다.
'범부채'조그마한 뜰에 다양한 사연을 안고 여러 종류의 식물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언제 어디에서 왔는지 또렸하게 기억되는 것이 대부분이나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불쑥 키를 키워 제 영역을 확보한 범부채는 섬진강 어느 곳에서 왔다.
황적색 바탕에 붉은 점이 무수히 박혔다. 꽃잎에 나 있는 이 붉은색 얼룩무늬가 호랑이 털가죽처럼 보이고 처음 싹이 나면서부터 질서 있게 퍼지며 자라는 잎의 모양이 부채꼴 같다 하여 범부채라 불린다.
매일 새롭게 피는 꽃은 그날로 시들고 다음날 다른 꽃이 피어나는데 감촉이 부드러운 가죽처럼 매끄럽다. 꽃이 질때는 세끼를 꼬듯 말리는 것이 독특하다.
수고로움으로 꽃을 피우고도 하루만에 지고마는 것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정성 어린 사랑'이라는 꽃말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