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 빵집'-김보일, 문학과행동독특한 그림과 글에서 만나는 신선함이 주목된다. 페이스북에서 날마다 만나는 시인의 이야기는 시인이 사람과 세상을 품는 온도와 태도라 읽힌다. 그 시선에 공감하는 바가 크기에 선듯 선택한 책이다. '황혼은 어디서 그렇게 아름다운 상처를 얻어 오는가'로 만났으니 두 번째 책이다. 그 외에도 '국어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등 다양한 책으로 주목받는 저자이기도 하다.시인의 첫 시집이다.
'순비기나무'꽃이 기억되는 계기는 꽃마다 다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봤는가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대부분 혼자 보는 꽃이라서 때와 장소의 그날의 상황이 주를 이루지만 간혹 함께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특별한 경우가 있다.
1004 섬으로 유명한 신안군의 한 섬인 가란도를 걷다 만났다. 모처럼 딸아이와 함께 걸으며 만났으니 당연히 딸과 함께했던 온통 그 시간으로 기억된다.
긴 입술을 내밀듯 연보라색의 꽃이 독특하다. 가을로 가는 바닷가를 장식하고 있다. “열매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다음 베개에 넣어두면 두통에 효과가 있다” 것처럼 꽃도 꽃이지만 열매로 더 유용한 식물이라고 한다.
순비기나무라는 이름은 해녀들이 물질할 때 내는 소리인 ‘숨비소리’, ‘숨비기 소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해녀들의 만성두통 치료제로 애용되었을 정도로 해녀들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나 보다.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얄궂다. 쏟아낸다 싶으면 어느새 뜨거운 햇볕이 모른척 등장하고 또다시 퍼붓더니 간혹 쏟아지는 중에도 볕이 나길 반복한다. 앞과 뒤는 화창한데 이곳만 쏟아내더니 눈 앞에 쌍무지개로 환호하게 만들고 있다. 희롱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가을로 가는 길목을 붙잡는 여름의 장난이라 여기며 느닷없이 나타난 무지개로 미소지어 본다. 무엇하나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주목한 즐거움이다.쌍무지개를 건너 가을 속으로 간다.
볕 좋은 날이다.
푸른 하늘에 황금 들판을 내려다는 자리에 섰다.
개운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