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
윗지방에는 눈이 왔다지만 남쪽은 포근한 날의 연속이라 곳곳에 늦가을의 정취가 남아있다. 그 정취를 누리는 마음에는 열매가 주는 이미지도 한몫한다.

이 붉디붉은 속내가 어디에 숨었다가 드러나는 것일까. 여리디여린 잎과 연초록의 꽃으로는 짐닥되지 않은 색감이다. 붉게 물든 잎이 떨어지며 남긴 아쉬움까지 덤으로 담아 열매는 더 붉어지는 것일까.
어쩌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코르크로 한껏 부풀린 가지와는 상반된 이미지다. 쉽게 보여야 열매의 몫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리라.

대상을 향해 날이 선 이름이다. 줄기에 화살의 깃을 닮은 코르크의 날개가 발달하여 화살나무라고 한다. 덕분에 잘 기억되는 나무이기도 하다. 구분이 쉽지 않은 비슷한 나무로는 줄기에 화살깃 같은 코르크가 발달하지 않은 종류를 회잎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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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창
최옥정 지음 / 예옥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돌아보면 한순간도 아름답지 않은 날이 없었다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옛글에 관심이 많다글을 찾아 읽어가는 동안 만났던 독특한 이력의 사람들이 있었다황진이이옥봉매창홍랑 등 신분적 한계를 넘어서 당대에 주목을 받았던 여류시인들이 그들이다그 중에서도 가슴 절절한 사랑의 마음을 노래했던 매창에 주목했다.

 

매창’(1573 ~ 1610)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관계매창을 중심으로 유희경과 허균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이들 관계의 무게 중심을 무엇으로 삼고 이해해야하는가가 그 중심에 있었다매창과 유희경매창과 허균의 중심엔 여인인 매창이 있다이 관계는 보고자 하는 이의 필요에 따라 무게 중심이 각기 달라진다매창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심적인 시각은 매창과 유희경에 있지만 한발 물러서서 매창과 허균의 관계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최옥정의 소설 매창을 읽으면서도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유희경과의 관계에서의 중심은 매창이 확실하지만 허균과의 관계로 옮아가면 그 중심이 흔들린다매창과 허균은 상호 동등하든지 아니면 허균에게로 무게 중심이 약간 이동한 것처럼 읽힌다는 점이 그것이다최옥정의 소설 매창도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한 여자가 있었다아전의 서녀로 태어나 기생이 되었지만 시와 거문고에 뛰어난 재주가 있어 그 이름을 한양까지 떨친 부안의 기생 매창이다매창에게 천민 출신의 이름난 여항시인 유희경 찾아온다둘은 첫눈에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짧은 만남 후 긴 이별이다다른 남자가 곁에 머문다은일한 삶을 꿈꾸면서도 현실을 떠나지 못하고 끊임없이 세상과 불화하는 백 년 일찍 세상에 태어난 사람 허균이다유희경에게는 소외된 자가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이귀에게는 두루 세상과 노니는 법을 배웠다허균에게는 세상에 자기가 가진 것을 내보이고 더불어 변화를 만들어내는 패기를 배웠다.”

 

너를 잃지 않겠다는 명분으로 너를 놓아 주었다는 허균의 말로 매창의 유희경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한다면 작가의 말에서 남긴 일생 동안 누군가를무언가를 그리워하며 기다리며 산다면 그 삶의 샅에는 죽음의 씨알이 뿌리를 박고 자라고 있을 것이다.”라는 의미를 짐작할 수더 있을 듯싶다각자가 살아가는 삶의 감당할 몫은 오롯이 제 목숨을 담보로 할 때 기능해지는 것은 아닐까.

 

이 소설을 한 여인이 한 남자에 대한 애절함만으로 읽는다면 매창의 삶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것이 아닐 것이다삶의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그려가는 작가의 마음속에 이 책이 사랑을 잃었던 사람,사랑을 의심하는 사람사랑에 붙들려 있는 사람의 잠을 축내며 곁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간에 흐르는 무겁고 깊은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만 같은데도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는데 유연하다작가가 대상에 몰입한 결과가 주인공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글로 나타난 것으로 이해한다간결하고 담담한 짧은 문장이 주는 글의 힘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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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주말 오후, 막바지 꽃과 눈맞춤한다고 어슬렁거리던 소나무숲 언저리에서 떨어져 뒹구는 열매와 만났다. 산책나온 분주한 발길들 속에서도 다른 이의 주목을 받지 않아 운좋게도 내 몫이 되었다.

일부러 코끝에 대지 않아도 손끝에 전해지는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향기롭다. 그 향기와 함께 잠시 툇마루에 앉았다. 손에 묻어나는 질감으로 다가온다. 지는 해를 등진 마루의 서늘한 그늘이라 더 짙어지는 향기다.

찾아보는 향기, 그 향기를 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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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탁자'
-공원국, 나비클럽

유독 어려움을 겪었던 소설읽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애써 작품의 사전정보는 피이고 '춘추전국이야기'의 저자와 '계절성 남자'로 만난 나비클럽 출판사에 긍정적 마음으로 손에 들었다. 

개인적 책읽기의 범주와 선택 기준에서 일종의 일탈이다. 그 일탈이 의미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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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참 좋다.
아침엔 안개로 가득 채워 아늑함으로 하루를 열개하더니 낮엔 햇살을 나눠 마지할 저녁을 훈훈하게 준비하란다. 그러니 가슴 활짝 열어 깊숙히 마련해둔 자리로 볕을 들일 일이다.

막바지 가을의 속내가 이리 붉은 것은 겨울을 앞둔 이들의 움츠려드는 마음에 온기를 넣기 위해 계절이 묻는 안부다.

그대, 깊은 가을 온전히 누리고 계신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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