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중반을 넘어섰다는 나만의 징표다. 섬진강가의 버들은 나중 일이고 동네 앞 연못 수양버들을 본다. 옮겨 심고 몇번의 봄날에 몸살을 하더니 제법 그 위용을 드러낸다. 이맘때면 물가를 살펴 자연의 선물을 놓치지 말자. 
유록柳綠, 이 색을 놓치지 않아야 봄이다. 

식목일, 흐린 하늘이라 비라도 내리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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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그랬다지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김용택 시인의 시 '그랬다지요'다.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그 비에 활짝 핀 벚꽃이 떨어져 땅에도 꽃이 피었다. 어떤 이는 꽃이 피고 지는 동안 먼 산 바라보듯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마음 속에 그 꽃을 피우기도 한다. 어떤 일상을 살던지 시간은 가지만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 속에 머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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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아닐 때 우리는 무엇이 되기도 한다
김인자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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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고자 함인가

계절이 바뀌는 것에 민감하다몸이 감당할 무엇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연의 변화가 주는 선물을 하나도 놓칠 수 없다는 마음 때문이다그러다보니 휴일이나 평일의 짬나는 시간에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숲에 머물거나 그 숲 속에 있는 자신을 떠올리며 보네는 날이 제법 많다.

 

언제부턴가 숲을 찾았고 그것이 일상이 된 하루가 쌓여서 지금의 내가 있다그렇다고 숲 속에 사는 것은 아니다꽃을 본다는 핑개로 드나들기 시작한 숲은 산 아랫마을로 거처를 옮기고 난 후부터 보다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그 숲에서 지극히 평범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의 소중함을 배웠다.

 

나보다 앞서서 이런 삶을 훨씬 넓고 깊게 살아가는 이를 안다안다는 것이 규정하는 물리적 기준을 벗어나야만 가능해지는 일이라서 안다는 것을 번복해야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한 번도 만나본 적도 없지만 전하는 글 속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관령에 오시려거든'과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으로 만났던 저자 김인자 선생님이 그이다. ‘아무 것도 아닐 때 우리는 무엇이 되기도 한다는 그이의 숲포토에세이다.

 

관심 있는 저자의 책 소식은 늘 반갑다그 중심에 저자와 교감하는 마음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단어 하나한 문장에서 심장이 멈칫거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가 글을 통한 소통의 증거며 다시 책을 손에 드는 주요한 이유다.

 

누구도 울지 않을 때 언제 울어야 하는지를 안다는 듯 비를 머금고 있는 산벚꽃을 본다늦은밤 도착한 메시지는 명료하다. "비를 품었는데 어찌 이 꽃들이 견딜 수 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내 입술이 나도 모르게 다른 말을 할까 봐 불안에 흔들렸던 순간은 얼마나 많았을까.”

 

세상에 그토록 간절히 가지고 싶다는 게 있다면 그건 녀석의 것이 맞다.”

 

생각의 흐름을 멈추게 했던 문장들이다저자가 어떤 의미를 부여했던 그것과는 상관없이 지금 내가 머무는 이 순간이 저자가 모든 자연을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좋다라는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이것이 문장이 가지는 힘일 것이고 저자와 독자의 만남이 깊어지는 이유가 될 것이라 믿는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숲이 나무들이 무성하게 우거지거나 꽉 들어찬 것이라고 특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를 생각한다그렇게 규정된 숲이 주는 특별한 혜택을 누리고 그 속에서 자신과 세상을 향한 따스한 온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사람들 속에서 그 온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사람과 세상의 숲이 이런 온기를 얻고 나눌 공간이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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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다 
햇살이 참 좋다 네가 있어 참 좋다
언제나 내 곁에서 따스한 미소 짓는 네가 고맙다

바람이 참 좋다 풀내음도 참 좋다
살랑대는 머릿결 사이로 너의 눈망울이 예쁘다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두 눈 감고 날아가
두 팔 벌려 하늘 보며 내겐 소중한 너를 부르네

*양희은이 부른 '참 좋다'라는 노래다. 봄 아지랑이 처럼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소리를 보는듯 하다. 

봄 문턱을 넘은 계곡에 앉아 조잘대듯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다. 물이 품은 햇살의 온기가 반짝이며 부르는 손짓을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물 건너에는 한껏 멋을 부린 얼레지가 보란듯 얼굴을 내밀고 멀리서 나무를 쪼는 새소리도 정겹다. 그늘이 드리우지 않은 바위에 누워 나도 푸른 하늘을 품는다. 

햇살이 참 좋다. 네가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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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에 꽃이 있다
-조영학 저, 글항아리 

동네 뒷산을 기웃거리며 본격적으로 꽃을 찾아다닌지 몇 년이 되었다. 여전히 모르는 꽃이 더 많고, 아는 것도 겨우 이름 뿐이지만, 꽃을 찾아다는 일이 내 삶에 준 변화는 사뭇 크다.

꽃을 보듯 사람을 보자는 말도 이때부터 따라붙었다. 꽃을 좋아하고 찾아다닌다는 이유만으로도 언제나 반가운 사람들이 있다. 굳이 만남의 유무는 따질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 중 한 분인 조영학 선생님이 발간한 책이다. 꽃 보는 내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다. "들꽃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위한 야생화 입문서"로 알맞은 책이라서 누구든 보면 좋아할 것이다.

올 봄부터 산과 들로 나가는 꽃 길에 함께하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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