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빛으로 오고 그 빛은 땅속에서 솟아난다고 말하는 이의 마음이 더해져서 봄은 꿈을 꾼다. 봄이 꾼 꿈이 영글어가는 동안 빛을 품은 식물은 초록에 초록을 더하며 겹으로 짙어진다.꾸물거리는 하늘이 반겨 맞을 비를 부를 모양이다.
천마산에만 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본 꽃인데 수없이 많이 본 꽃처럼 이름부터 불러지는 꽃이 있다. 반면에 수없이 많이 본 꽃인데도 이름을 까먹은 꽃이 잇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꽃에 대한 호감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외우기 어려운 이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꽃을 본다고 들로 산으로 꽃을 찾아다닌 지가 몇 해가 되지만 반복되는 현상이다.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자주 보고 눈에 익히는 수밖에 없다. 자주보고 눈에 익히는 최선의 방법이 자연 속에서 실물을 보는 것이지만 여의치 못한 경우 도감이나 사진 자료를 통해 눈에 익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도감은 유용하나 식물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해 놓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그것도 만만찮다. 여기서도 초보자가 꽃을 보고 이름과 그 특성을 익히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영학의 ‘천마산에 꽃이 있다’는 ‘들꽃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위한 야생화 입문서’로써 적절한 안내서다. 다른 들꽃 안내서와는 조금 다른 접근이라는 특색이 초보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이라 여겨진다. 어려운 식물용어도 거의 없고 직접 발품 팔아 만난 꽃에 관한 이야기라서 오히려 들꽃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잘하고 있다.
저자는 540 여 종의 들꽃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고 있다. 이 정도의 숫자라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들꽃의 대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될 만큼 풍부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들꽃 이야기의 근거로 삼은 천마산에서 확인 한 꽃과 비슷한 다른 꽃도 함께 보여주며 안내하고 있어서 초보자에겐 더 없이 친절한 안내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들꽃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배경이 되는 곳이 천마산이다. 천마산(812m)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산으로 고려 말 이성계가 “산이 높아 손이 석자만 더 길어도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고 했다는 고사에서, 천마산, 즉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계절 따라 다양한 종류의 들꽃이 많아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산이라고 한다.
저자가 들꽃의 보고라는 천마산의 들꽃을 이야기 한다지만 꽃이 천마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 어디든 자신이 사는 곳의 가깝고 친근한 산에 들면 꽃은 있다. 천마산과 차이가 있다면 종류와 분포수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웬만한 들꽃들은 직접 볼 수 있으니 들꽃나들이에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확인한다면 어려가지 즐거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꽃은 이쁜 것을 보는 즐거움 뿐 아니라 삶에 향기를 더해주는 더없이 친절한 벗이다.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이 봄부터 야생화 입문서 하나쯤 들고 꽃 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흰괭이눈'계곡물이 풀리고 난 후 재잘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깨어나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그 중 '괭이눈'이라는 이름을 가진 앙증맞은 애들이 주인공이다.
애기괭이눈, 흰괭이눈, 금괭이눈, 산괭이눈, 선괭이눈‥등 고만고만한 생김새로 다양한 이름이라 제 이름 불러주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괭이눈이라는 이름은 꽃이 핀 모습이 고양이눈을 닮았다는 것에서 유래했다. 상상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물을 좋아해 계곡 돌틈이나 근처에 주로 산다. 눈여겨 본다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기도 하다. 숲에 들어가면 계곡의 돌틈을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흰괭이눈은 줄기와 잎에 흰털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눈 종류들은 대개 노란색 꽃을 피운다. 노란별이 하늘에서 내려와 물가에 꽃으로 핀듯 아름다운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