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어수無鑑於水'
옛사람들에게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라는 경구가 있었습니다.
물을 거울로 삼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거울에 비치는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경어인鏡於人,
모름지기 사람들 속에 자신을 세우고 사람을 거울로 삼아 자신을 비추어보기를 가르치는 경구입니다.
*신영복의 '만남' 필사노트에 수록된 글귀다. 휴대폰에 엄지손가락으로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눌러 필사의 모습을 흉내내는 중이다.
개별화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 화면을 주목하고 있다. 누군가와 소통의 매개로 톡을 하거나 문자를 보내고,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표현하거나, 다른 이들의 같은 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텍스트를 보고 듣고 읽으며 '따로 또 같이' 존재한다.
경어인鏡於人
상대를 보려거든 상대와 어울리는 친구를 보라는 말하고도 그 의미가 통하리라. 가족, 회사, 모임 등 크고 작은 사회조직에 속한 활동이든 sns의 모습이든 차이가 없이 그 속에서 여전히 의미 있는 말로 들린다. 한발 나아가 내가 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거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보라는 말이기도 하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내 모습을 보는 것, 익숙하고도 낯선 얼굴이다. 어쩌면 이 속에 그토록 부정하고 싶었던 내 모습이 더 많은 것은 아닐까?.
진 산벚꽃이 거미줄에 걸렸다.
갇힌게 혹 내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