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초록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전이다. 초록에 초록을 더하며 서로가 서로를 허용하는 오월의 산이 좋다. 뚜렸했던 경계는 봄볕을 품는 날이 늘어나며 날로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중이다.
백합나무 묵은 둥치에 돋아난 새 가지에 잎이 났다. 그 잎이 볕을 품어 나날이 짙어진다. 이처럼 봄마다 새순이 빛을 받는 순간들에 주목한다. 풀이거나 나무이거나 빛이 들때면 마치 온세상의 주인공이 나라는듯 환하게 빛나는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챙겨본다. 나도 그처럼 볕을 품어 스스로를 위안 삼고자 하는 이유다.
연초록의 먼 산을 보는 맛이 가을날 단풍의 요란함 보다 훨씬 낫다. 오월의 숲이 주는 넉넉함의 배경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물끄러미 먼 산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난다.
오월에 품은 볕이 있어 한해를 무심히 건널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