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무꽃'
할 말이 많은듯 하지만 그 말이 시끄럽거나 원망섞인 아우성은 아니다. 봄날 살랑거리는 햇볕마냥 경쾌한 감탄사 정도로 탄성을 내뱉는다. 어버이날 양지바른 곳에 잠들어 계신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만났다.


자주색의 꽃이 꽃대에 모여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핀다. 색감이 주는 강렬함에 이끌려 눈맞춤하지만 특이한 모양도 은은한 향기도 매력적이다.


골무꽃, 독특한 이름이다. 골무는 옛날 여인들이 바느질을 할 때 손가락에 끼고 바늘을 꾹꾹 누르던 것을 말한다. 이 꽃의 열매를 감싸고 있는 꽃받침통의 모양이 그 골무를 닮았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참골무꽃, 광릉골무꽃, 산골무꽃, 그늘골무꽃, 좀골무꽃, 구슬골무꽃, 흰골무꽃?등등 복잡한 집안의 꽃이라 고만고만한 차이로 구분이 쉽지 않다.


머리를 우뚝 치켜세운채로 고고한 자태가 돋보이는 모습에 어울리는 '고귀함'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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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애기나리'
일부러 발품 팔지 않으면 못보는 꽃이기에 기꺼이 나선 길이다. 길이 멀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꽃이 주는 설렘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고 일부러 찾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 내가 누리는 마음의 평화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난히 고운 꽃을 지리산 노고단에서 만났다.


워낙 작은 꽃들이 많고 또 그렇게 작은 꽃에 주목하다 보니 작게 느껴지지 않지만 이 역시 작은 꽃이다. 앙증맞은 크기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하나에서 둘, 더러는 세개까지 핀다. 얼굴 가득 자주색 반점을 가져서 더 눈길을 끈다. 작지만 꽃잎이 뒤로 젖혀져서 나리꽃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 꽃처럼 꽃에 '애기'라는 이름이 붙으면 대부분 작고 앙증맞은 경우가 많다.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금강애기나리가 서로 비슷비슷한데 금강애기나리는 얼굴의 자주색 반점으로 구분하면 쉽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진부애기나리'라고도 한단다. 애기처럼 귀여운 금강애기나리는 '청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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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將除去無非草 약장제거무비초
好取看來總是花 호취간래총시화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고 
두고 보자니 모두 꽃이로다

*중국 송나라 때 유학자 주자朱子가 한 말이다. 나쁘게 보면 다 풀이고, 좋게 보면 다 꽃이다. 세상살이 어떻게 보느냐는 우리 마음에 달려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큰키나무들이 어느새 잎을 내어 숲은 그늘 속에 들었다. 꽃 찾아 어슬렁거리는 숲에 빛이 든다. 작고 여린 것이 빛을 품고 오롯이 빛나고 있다. 꽃진 자리에 씨앗마져 보낸 후의 모습이다. 개구리발톱의 씨방이 꽃으로 피어났다.

절정의 꽃 핀 때가 아니라도 바라보는 대상이 빛나는 순간은 늘 있기 마련이다. 대개는 그 순간을 지나 온 시간 속에서 찾으며 '그때는 그랬었지'하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지난 시간은 오늘이 쌓인 결과이니 오늘 이 시간에 주목한다.

다시, 어제 같은 오늘이면 좋고, 오늘 같은 내일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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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제비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엔 특별한 꽃들이 핀다. 난초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그 주인공이다. 종류도 많고 높은 산, 그늘진 숲이나 습지 등지에 숨어 살기에 쉽게 만나기 힘든 대상들이다.


처음 보는 순간 쪼그려앉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요리보고 저리보며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눈맞춤 하고서야 겨우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연한 홍색으로 피는 꽃 색깔도 매혹적인데 자주색 점까지 찍혀 더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여기에 입술모양 꽃부리가 독특하다. 하얀색으로 피는 것은 흰나도제비란이라고 한다.


독특한 모양에 색깔, 앙증맞은 모습 모두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렇게 독특하니 관상 가치가 높아 훼손이 많단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발품팔아 꽃을 보러가는 이유가 꽃을 보는 동안 스스로를 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것 때문일 것이다. 금강애기나리와 함께 이 꽃도 톡톡히 한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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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소중한 일 

세상과 멀어진 내가
세상으로 난 길 쪽으로 
한 뼘씩 기울어 가는 일 

화해의 의미를 묻는 말에
망설임 없이 화답하는 일

그리고,
서둘러 떠나온 
나의 그 자리로
기꺼이 돌아가는 일

*김부조의 시 '소중한 일'이다. 관계를 벗어난 삶은 존재할 수 없거나 극히 제한된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자연과 사회, 일상을 꾸려가는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위치에 '화답하고 기꺼이 돌아가는 일'. 나는 너무 멀리 와 있지 않나.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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