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듣다'
-황호림, 책나무출판사

책장 한켠을 숲에 관련된 책으로 채웠다. 초본과 목본의 도감에서 초창기 흑백으로 만들어진 식물도감 복사본, 각종 숲 관련 책까지 하면 제법 많은 종류와 분량이 된다. 저자들 역시 식물을 전공한 학자에서부터 역사, 한문 전공자와 취미로 식물공부를 한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책장을 채우고 있는 숲 관련 책을 구분해보면 식물을 알려주는 도감형식의 책과 숲과 사람의 관계에 주목한 숲에세이로 분류할 수 있다. 무엇이 먼저랄 것도 없이 눈에 띄는 대로 모으고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책은 숲활동가, 생태환경 전문 강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황호림의 세번째 책이다. 오랫동안 숲 현장에서 활동하며 '숲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고 있는 저자의 숲 이야기가 흥미를 끈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만난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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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여리디여린 것이 어쩌자고 하필이면 척박한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을까. 바위 위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듯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한다.


홍자색 꽃을 꽃대 끝에 모아서 핀다. 그 꽃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달린다. 길고 날씬한 잎 하나에 꽃대가 하나씩으로 올라와 꽃을 피운다. 모습이 단촐한 것에 비해 풍성해 보이는 꽃에 더 눈길이 간다.


생긴 모양과 어울리는 이름을 가졌다. 작고 앙증맞아서 병아리난초라고 한다. 병아리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로는 병아리풀과 병아리다리가 있다고 하나 실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자생하는 곳의 조건과 작아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아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식물이다. 한번 눈에 들어오면 의외로 사람사는 곳 가까이 있는 것도 확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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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걸음 하시는 이들을 위해 들고나는 길목에다 두었다. 가녀린 줄기 하나가 담장을 타고 오르더니 제법 튼실해지면서 올해는 많은 꽃을 피운다. 

"가슴을 물어라. 뜯어내면 철철 피흘리는
천근 사랑 같은 것"

*김명인의 시 '저 능소화'의 일부다. 속내를 숨기지 않고 하늘을 보는 능소화는 지고 나서야 시든다. 담장을 넘어서 피어야 제 맛인데 그 모습을 그려낸 시 중에서 종종 찾아본다.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 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이원규의 시 '능소화'의 일부다. 담을 넘어서 피어야 제 맛이라 했지만 대놓고 들이대면 능소화가 아니다. 담을 넘는 당돌함은 있지만 동시에 수줍음이 있어야 더 간절한 법이다.

한해의 절반을 여는날 대문에 능소화가 만발하다. 능소화 피고지는 동안 여름은 그 열기를 담아 열매를 키워갈 것이다. 여름과 함께할 꽃이다.

덩달아 나도 여물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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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난초'
삶의 터전을 옮기고 정신없는 한해를 보내고 난 후 시작된 숲 탐방에서 딱 한개체를 만난 후 두해동안 보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라진 꽃을 마음에 담았다.


다른 식물의 상태가 궁금해 찾아간 곳에서 뜻밖에 무리지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눈맞춤 했다. 올해는 인근에서 대군락을 발견하고는 조심스럽게 살핀다.


주름진 녹색의 잎 사이에 황금빛색으로 유독 빛나는 꽃을 달고 아래로부터 차례로 피운다. 백색의 입술모양 꽃부리의 안쪽에는 홍자색의 반점이 유독 눈을 사로잡는다. 녹색과 노랑 그리고 하얀색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닭의난초라는 이름은 꽃잎 모양이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난초류에 제비난초, 잠자리난초, 병아리난초 등과 같이 동물이름이 많이 붙어있는데 동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식물어서 찾아 짝을 지어 이름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초여름의 풀숲 사이에 녹색이나 하얀색이 피는 다른 난초들과는 달리 특별한 색감으로 피어 '숲속의 요정'이란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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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저 능소화

주황 물 든 꽃길이 봉오리째 하늘을 가리킨다
줄기로 담벼락을 치받아 오르면 거기,
몇 송이로 펼치는 생이 다다른 절벽이 있는지
더 뻗을 수 없어 허공 속으로
모가지 뚝뚝 듣도록 저 능소화
여름을 익힐 대로 익혔다
누가 화염으로 타오르는가, 능소화
나는 목숨을 한순간 몽우리째 사르는
저 불꽃의 넋이 좋다
가슴을 물어라, 뜯어내면 철철 피 흘리는 
천 근 사랑 같은 것,
그게 암덩어리라도 불 볕 여름을 끌고
피나게 기어가 그렇게 스러질
너의 여름 위에 포개리라

*김명인의 시 '저 능소화'다. 여름이 무르익어가는 때 능소화는 기다림의 꽃을 피운다. 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시드는 것이 간절한 그리움의 넋이 스며든 까닭은 아닐까. '천 근 사랑 같은' 담장에 피고지는 능소화와 이 여름을 함께할 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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