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차 한잔 하시겠어요

차 한잔 하시겠어요 
사계절 내내 정겹고 아름다운
이 초대의 말에선
연둣빛 풀향기가 난다
그리운 사람을 만나
설렘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우리는 고요한 음성으로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한다

낯선 사람끼리 만나
어색한 침묵을 녹여야 할 때
잘 지내던 친구들끼리 오해가 쌓여
화해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도
우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한다

혼자서 일하다가
문득 외롭고 쓸쓸해질 때도
스스로에게 웃으며
"차 한잔 하시겠어요?" 하며
향기를 퍼올린다
차 한잔 하시겠어요?"
이 말에 숨어 있는
사랑의 초대에
언제나 "네!"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이해인의 시 '차 한잔 하시겠어요'다. 익숙한 말이지만 진정성을 가진 마음 앞에선 늘 따스한 미소와 함께 "네~"가 따른다. 누군가에게 해도 언제나 좋겠지만 오늘은 스스로를 다독이는 위안으로 삼아보자.

"차 한잔 하시겠어요?"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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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蓮花

贈遺蓮花片 증유연화편
初來灼灼紅 초래작작홍
辭支今幾日 사지금기일
憔悴與人同 초췌여인동

보내주신 연꽃 한송이
처음에는 눈부시게 붉더니
가지에서 떠난 지 이제 몇 일이라고
시든 모습이 사람과 같네

*조선시대를 살았던 성현이 지은 용재총화에 실린 고려 충선왕과 중국여인의 슬픈 심사를 시에 담았다. 연꽃의 붉은마음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에게 연꽃은 충선왕의 애달픈 사랑도 아니고 불교의 윤회도 아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희고 붉은 꽃잎에서 번지는 향기처럼 세파에 휘둘리지면서 가까스로 중심을 잃지않으려는 남자의 여리디 여린 마음이다. 잔잔하지만 끊이지 않고 피어나는 향기다.

도시 생활을 접고 한적한 시골마을에 터를 잡았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이지만 여기껏 무탈하게 산다. 뒷산에 올라 꽃을 보며 멀리 동악산을 바라본다. 고만고만한 산들이 둘러싼 형세가 연꽃 핀 모양과 흡사하다. 연산 아래 그 가장자리에 잡은 터가 내 보금자리다.

난 蓮花里에 산다

*2015. 07. 05 전주 덕진공원 연꽃을 보고 온 날로부터 시작된 '꽃에기대어'가 오늘로 4년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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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평전
간호윤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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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달빛 같은 글

늘 책과 함께하고자 한다그 일환으로 출판사편집자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양한 소통 방법을 통해 책에 관한 이런저런 통로를 마련해 두고 있다그렇게 마련된 통로를 통해 늘 한 쪽 귀는 열어둔다그 방향이 18세기 조선 후기를 살았던 사람들과 관련된 이야기로 모아진다그 중심에 당연히 연암 박지원이 있다.

 

연암 박지원과 관련된 책은 보이는 데로 구하고 읽어간다소명출판사의 연암평전은 기다렸다는 듯 손에 들었다익히 알려진 사람이기에 그를 언급한 책들은 수없이 많지만 평전이라는 이름을 단 것과 색다른 접근법으로 인해 강한 호기심이 들게 한 책이다.

 

유한준정조박규수오복이씨 부인박종채이재성백동수유언호연암간호윤

 

이들은 연암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저자는 이 11인의 사람을 선발하고 그들의 시각으로 쓴 연암 박지원의 평전이다. "무결점의 박지원이 아니라조정의 이단아이자 세상 물정 모르는 선비로서의 박지원집에 빚쟁이가 늘어서면서도 뜻을 굽히지 않으려는 박지원왕에게 아부하는 대신 종에게 자신의 소설을 들려주는 박지원등을 이야기한다.

 

이들 중 특히 관심이 가는 글은 유한준과 연암 자신 그리고 이 모두를 쓴 저자 간호윤의 시선이다유한준은 이미 묘지 문제를 대표로 이야기되는 연암과 끝까지 화해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관심이 가는 것이고연암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에 주목하면서 연암의 시선이다이 둘은 예상되는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난 시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연암을 이해하는 한 축으로 삼을만한 것이어서 관심을 가진다다른 한 편은 간호윤의 시선으로 이 책의 저자이자 이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달리 보이는 면이 있다기존의 정보에 넓이와 깊이를 더할 기회다.

 

가장 익숙한 가족이나 벗들의 시각에서부터 왕이나 머슴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연암을 보는 형식을 취하기에 추측이나 상상의 영역이 크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와 한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남긴 기록에서 줄기를 찾아” 이야기를 이끌어가기에 “9할은 실제 박지원의 삶에 근거한다.”는 것은 이 책을 대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백성을 이롭게 하는 선비라는 표현은 어쩌면 연암이 다양한 소설이나 열하일기그리고 다양한 글을 통해 추구했던 방향이 아닌가 싶다. ‘양반전이나 호질같은 글 뿐만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연암이 추구한 미래는 인간다운 세상에 닿아 있는 것으로 읽힌다흥미로운 시각으로 들여다 본 연암이 꿈꾼 세상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백지에 조선의 달빛 같은 글이 떨어진다는 문장이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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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其所友 관기소우
觀其所爲友 관기소위우
亦觀其所不友 역관기소불우
吾之所以友也 오지소이우야

그가 누구를 벗하는지 살펴보고, 
누구의 벗이 되는지 살펴보며,
또한 누구와 벗하지 않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내가 벗을 사귀는 방법이다.

*연암 박지원의 문집 '연암집'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글은 담헌(湛軒) 홍대용(1731~1783)이 중국에 들어가 사귄 세명의 벗인 엄성, 반정균, 육비와의 만남을 기록한 글 '회우록'을 지어 연암에게 부탁한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홍대용과 이 세사람의 우정은 당시 널리 알려진 것으로 대를 이어 이어지며 사람 사귐의 도리로 회자되었다.

페이스북에서 친구 관계가 형성되는 기본과정을 보는 듯하다. 친구의 친구로 이어지는 메카니즘이 사람사는 그것도 한치도 다르지 않다.

산수국이 피는 때다. 그 독특한 모양새와 색감으로 필히 찾아보는 꽃이다. 산수국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 중에서 이 모습을 놓치지 않고 담는다. 연인이나 부부 또는 형제나 자매 등 보는 이의 관심도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매번 찾아 눈에 담는 나는 '벗'으로 받아들인다.

연암과 그 벗들의 사람 사귐은 나의 오랜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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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중나리'
여기저기서 피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근체어는 볼 수 없다고 하소현 했더니 불쑥 나타났다. 초여름의 숲에서 붉디붉은 미소를 건넨다. 붉은 속내를 보이는 것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왕지사 얼굴 붉혔으니 하늘 봐도 될텐데?.


'털중나리'는 산과 들의 양지 혹은 반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위쪽에서 가지가 약간 갈라지고 전체에 잿빛의 잔털이 있다.


꽃은 6~8월에 황적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려 핀다. 안쪽에 검은빛 또는 자줏빛 반점이 있다.


풀 전체에 털이 덮여 있는 것같이 보이기 때문에 '털중나리'라고 한다. 뒤로 젖혀진 꽃잎 중간까지 점이 있고 줄기에 주아의 유무로 참나리와 구분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특산식물이고 환경부지정 희귀식물이다.


봄꽃이 지고 나서 여름꽃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알려주는 듯 나리꽃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핀다. '순결', '존엄', '진실'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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