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하늘냄새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보일 때가 있다

그 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냄새를 맡는다

*박희준의 시 '하늘냄새'다. 장마 끝나니 햇볕만큼이나 하늘이 맑다. 뽀송뽀송한 볕 따라 하늘냄새를 맡고 싶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장미축제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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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緣'
굳이 말이 필요없다. 언어 이전에 이미 감지하고 무의식적으로 표현되는 영역이 여기에 속한다. 하여, 언어로 설명하기엔 부족하고 어설프다. "어떻게 알았을까?" 이 마음 만으로 충분하다.

애쓰지 않아도 보이는 마음 같은 것. 빛과 어둠이 서로를 의지하여 깊어지는 것. 사람도 자신의 마음에 세겨진 결에 의지하여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시간을 공들여 쌓아가야 가능하다.

낯선 곳에서 이른 아침에 눈을 떳다. 서둘러 길을 나서 동네 한바뀌를 느린걸음으로 걸었다. 숙소로 돌아오니 하나 둘씩 따로 또 같이 뜰을 서성이고 있다. 그 틈에 끼어 나도 어슬렁거리다 눈맞춤 한 꽃이다. 

물매화, 가을 한 철을 꽃몸살 앓게하는 녀석이 꽃망울을 올리고 빤히 처다본다.물, 바람, 햇살 이 모든 것을 부지런히 품으며 때에 이르면 '순한 것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꽃이 마침내 서로 서로가 어우러져 눈부심으로 피어나는 것처럼 濃淡雅會 벗들의 마음이 겹으로 쌓여 물매화 깊은 향기로 피어날 것을 안다.

하여, 연緣은 연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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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19-08-10 1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낮선 곳에서 이른 아침 눈을 뜨고픈 . 참 설레이는 글입니다.

무진無盡 2019-10-24 18:38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김인선 글모음, 메디치미디어

현실과 꿈 사이, 도시와 자연 사이,
이승과 저승 사이를 떠돌며
끊임없이 마음에 굴러 떨어지는 문장들

그를 모른다. 다만, 그를 기억하고 기리고자 하는 이들의 밝고 따뜻한 마음을 알기에 기꺼이 나눴고 나도 이제 손에 들었다.

고인이된 그를 이제서야 만난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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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꿩의다리'
훌쩍 키를 키웠으면서도 균형을 잡은 모습으로 연보라색 꽃을 피운 모습이 경이롭다. 작은 꽃들이 가지마다 옹기종기 모여 더 큰 꽃으로 피었다. 꿩의다리들 중에 가장 화려한 치장을 한 금꿩의다리다.


꽃 닮은 이가 나눠준 내 뜰의 금꿩의다리는 아직 꽃대도 내밀지 않았는데 제주도에서 만난 꽃으로 이른 인사를 나눴다. 독특한 매력으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연보라색의 꽃잎과 노란 꽃술의 어우러짐이 환상이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길기 때문이고 금꿩의다리는 수술 부분의 노란색 때문에 꽃에 금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여 금꿩의다리라고 한다.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라고 하는데 야생에선 한번도 본 적어 없다. 다른 꿩의다리들에 비해 키가 크다. 여기에서 꽃말인 '키다리 인형'이 유래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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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을유사상고전
묵자 지음, 최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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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로 시대의 벽을 넘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다오래 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인류는 인간의 삶의 근본과 그 인간들이 구성한 사회의 정치적 역학관계에 심도 깊은 사유의 결과물을 도출했다그로부터 2500여 년이 흘렀지만 인간의 사유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어떤 측면에서 후퇴한 모습을 보여준다그 긴 시간 인간의 역사는 무엇으로 이해해야 할까공자를 필두로 제자 백자들의 사유의 결과물은 사람의 본성과 사회구성원 간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살피는데 여전히 유효하며 때론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있다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류 사상 가장 활발했던 사상 논쟁은 춘추 전국 시대의 제자백가일 것이다이 중에서 유가와 더불어 쌍벽을 이룬 철학 사상이지만 공자의 유가 사상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이가 묵자의 묵가다묵자(墨子)출생 시기나 활동했던 나라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기록으로 서술되어 있어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지만 대략적으로 노동 계급에 속한 장인 출신이지만 학습과 실천을 통해 스스로 일가를 이뤄 위대한 스승으로 거듭난 것으로 모아진다고 한다.

 

최환 선생이 번역하고 을유문화사 발행한 묵자를 통해 묵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책의 두께만큼이나 멀리 있었던 '묵자'를 손에 들었다책의 두께에서 오는 부담감은 첫 장을 펼치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으로부터 사라진다나름 운율까지 있어 쉽게 읽히니 그 뜻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우선 읽어보자뜻을 이해하는 것은 나중에 일이다.

 

묵자의 주요 사상은 네 가지로 요약될 수 있으며 현명하고 첫째재능 있는 사람들을 등용하고 숭상해야 한다는 상현(尙賢)’, 둘째상급자와 하급자의 의견이 통일되어야 한다는 상동(尙同)’, 셋째서로 사랑하며 차별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겸애(兼愛)’, 넷째전쟁에 반대하는 비공(非攻)’ 등을 들 수 있다.

 

을유문화사의 묵자를 다른 번역본과 비교가 불가하니 이 책에서 만나는 묵가가 다라고 할 수밖에 없지만 초보자인 나에게 이 책만으로도 충분함이 있다비슷한 내용의 반복이 주는 학습효과가 있으며 앞에서 이해하지 못한 내용이 계속 읽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측면이 많다편집체계가 원문에 음을 달아 한자에 익숙하지 못한 이도 원문을 읽어갈 수 있으며 번역된 글만을 읽어도 그 뜻을 따라가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여기에 세심하게 주석까지 달았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관심이 있어도 멀리 두었거나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한 이 책을 통해 묵자의 혁신적인 사상을 접한다사람을 중심에 두고 지위나 신분에 맞는 역할 규정으로 사람과 사회의 개혁이 어떻게 가능해지는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이 책을 통해 시대의 벽을 넘어 여전히 유효하고 때론 오히려 강력한 도구가 되는 동양철학의 세계를 다시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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