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大暑, 크게 덥다는 날이다. 먹구름 낮게 드리운 하늘, 따가운 햇볕, 멈춰버린 바람은 온실 속에 가둬진듯 숨 쉬기도 버겁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중복 지난 여름도 이름값 하려는듯 달려들고 있다.
"꽃에 물든 마음만 남았어라
전부 버렸다고 생각한 이 몸속에"
*벚꽃과 달을 사랑하며 일본의 헤이안 시대를 살았던 가인으로 다양한 작품을 남긴 '사이교'의 노래다.
대서라 더운 건 당연한 것, 제주 해안에 더위와 친한 선인장이 꽃을 피웠다.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춘다. 스치는 풍경이 아니라 주목하여 멈추는 일이고, 애써 마련해둔 틈으로 대상의 색과 향기를 받아들이는 정성스런 마음짓이다.
꽃은 보는이의 마음에 피어 비로소 향기를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