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아온 시간이 때를 만나 세상과 만나기 위해 속내를 풀어낸다. 안개 자욱한 길을 가다 문득 눈에 들어와 발걸음을 붙잡혔다. 한참을 들여다보며 눈맞춤 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
그냥 좋다.
'그냥'이라는 말이 가진 힘은 이처럼 대상을 바라봄에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에 있다. 문득 눈길 머무는 잠시지만 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그것이 '그냥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냥'이라는 이 느낌은 그냥 오지는 않는다. 관심, 애씀, 견딤, 기쁨, 성냄, 울음, 외로움, 고독 등?수없이 많은 감정의 파고를 건너고 나서야 얻어지는 마음 상태다. 기꺼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길을 가면서 얻어지는 뿌듯함과도 다르지 않다.
그냥 그렇게,
그대를 향하는 내 마음도 그냥 좋다.
홍자색의 꽃을 풀어내고 있는 산오이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