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박'
여리디 여린 것이 다른 것에 의지해 무성하게 번진다. 꽃의 크기가 곧 열매 크기를 결정하는지 크기가 비슷하다. 앙증맞은 것이 손에 쥐고 심심풀이 장난감 삼아도 좋겠다.


애달아 하지 않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속삭여주는 듯 때가 되니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이렇듯 식물은 내게 벗이자 스승이다.


'새박'은 강뚝이나 물가의 풀밭에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가늘고 길다. 잎은 어긋나며, 덩굴손이 마주난다.


들이지 않았는데도 뜰에 들어와 사과나무에 별처럼 꽃을 피우더니 많은 열매를 맺었다. 실처럼 가느다란 줄기는 금방 끊어질듯 보이지만 여간 질긴게 아니다. 다 살아가는 힘은 스스로 갖고 태어나는 것을 다시 알게 된다.


'새알처럼 생긴 박'이라는 뜻에서 새박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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純白之雲 순백의 구름

靑天中 一片純白之雲 分明是李炯菴知心

맑은 하늘에 떠 있는 한 조각 순백의 구름으로
형암炯菴 이덕무의 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으리.

*이덕무(李德懋, 1741~1793)의 '이목구심서 2'에 나오는 글이다. 이글에 '문장의 온도'에서 한정주는 '사람은 변할 수 있는가'라는 시각으로 이덕무의 글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기적인 욕심에 대해 말하면 기운이 빠지고, 산림에 대해 말하면 정신이 맑아지며, 문장에 대해 말하면 마음이 즐겁고, 학문에 대해 말하면 뜻이 가지런해졌다. 깨끗한 매미와 향긋한 귤을 취해 뜻을 세우고, 고요하고 담백하게 살았다. 이덕무가 '자언自言'에 새긴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이다. 순백의 구름과 닮은 삶이다."

*파아란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이 달을 벗삼아 키다리 나무 위를 서성인다. 하늘과 구름, 달이나 나무 어느것 하나 제가 옳다 주장하지 않고 제 각각 스스로의 위치에서 머물 뿐이다. 나무와 구름이 하늘을 바탕 삼아 희고 푸른 색으로 드러남이 자연스럽다.

그 자연스러움에 스스로를 비추어 나아가고 머무를 때와 장소를 정한다. 그 방향은 다른 것이 조금도 섞이지 아니하고 제대로 온전한, 순연純然함을 따를 뿐이다.

달이 어디있냐고 묻지마라. 
본 이의 마음은 이미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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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 힘껏 굴러가며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
최필조 지음 / 알파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장의 사진 앞에서

조심스럽다받자마자 손에 든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큰마음 먹은 사람처럼 천천히 첫 장을 넘긴다사진에세이라 중심인 사진부터 보는 것이 당연할지 모르지만 사진과 함께 들판을 건너는 바람처럼 함께 있는 온기 넘치는 글맛에 보고 또 보는 사진이다.

 

"한때 나는 스스로 관람자가 되었다는 착각으로 유랑하듯 세상을 떠돈 적이 있다그러나 이제 나는 결코 구경꾼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나름의 깨달음이라고나 할까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좀 많은 시간이 걸릴듯하다사진에 한번글에 또 한번글과 사진이 어우러져 만든 감정에 붙잡혀 제법 오랜 시간동안 이 사진에세이와 함께할 것 같다그 시간동안 내내 훈풍으로 따스해질 가슴을 안고서 말이다.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보여줄 수 없어 쓴 글’ 책 제목이 담고 있는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120가지 사진 이야기에는 어느 한 장면도 놓칠 수 없도록 만드는 몰입도가 있다모두가 엄마아버지를 떠올리며 친근하고 진솔하며 아득한 감정을 불러오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다손짓눈매표정 하나하나에서 실루엣으로 담긴 아득한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어느 순간의 한 장면을 붙잡아 놓은 듯한 모습은 숨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사진이 가진 힘에 더하여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만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담겨있는 사진에 어울리는 저자의 글은 또 다른 막강한 힘으로 작용한다짧고 때론 긴 글을 읽으며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 담긴 저자의 가슴 속 온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사진이 나에게 묻습니다에서 지나간 시간이/진심으로 남겨준 것이/무엇인지 알게 되었느냐고” 묻는 물음에 나는 저자의 사진과 글을 통해 무엇을 보았을까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아무리 봐도 그저 지극히 정직한 시선이다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 피어나는 온기는 사진을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와 감동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무엇을 인위적으로 더하거나 빼고자 하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기에 진정성이 전해진다정직한 시선이 갖는 힘에 사람을 향한 온기가 더해지니 저자의 사진은 우리들의 일상을 비춰보게 하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

 

우리들은 사진에 익숙한 일상을 살아간다셀카음식풍경개나 고양이? 등등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는다그렇게 찍는 사진으로 비슷한 감정을 가진 이들과 교류를 통해 서로의 일상을 나눈다그런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일까사진 속에 투영한 스스로의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며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자문해 본다사진작가 최필조의 사진이 갖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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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사진이 나에게 묻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은 알게 되었느냐고

그래서 당신은
조금 더 우리의 삶을
사랑하게 되었으냐고

지나간 시간이
진심으로 남겨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느냐고

*사진작가 최필조의 '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에 나오는 문장이다. 셀카, 음식, 꽃, 풍경, 고양이?등등 우리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는다. 사진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일까. 사진으로 투영한 스스로의 마음을 가만히 바라보며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자문해 본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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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콩'
보랏빛 날개를 단 앙증맞도록 작은 새 무리가 숲 속으로 날아갈듯 고개를 든다. 제각기 날아갈 방향을 정해 두었는지 조금의 미동도 없다. 숨죽이고 가만히 살피는데 아차 나무가지를 건드리고 말았다. 날아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새콩은 산 가장자리나 들의 햇볕이 잘 들어오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풀이다. 전체에 밑을 향한 퍼진 털이 난다. 줄기는 덩굴지어 자라서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간다.


언제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 모르나 내 뜰에 제법 보인다. 라일락, 사과나무, 수국 등에 감고 올라가 꽃을 피우고 있다. 실처럼 가는 줄기가 질기다.


새콩은 콩이 작다거나, 볼품없다거나, 거칠어서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경우를 뜻하는 형용명사 '새'와 합성된 명칭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콩과의 꽃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인 새콩은 '반드시 오고야말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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