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이유를 찾지 못하면서도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노랫말이 있다. 한 노래의 가사이고 그것도 앞뒤 가사는 잘라먹고 극히 짧은 대목만 무한 반복된다. 이렇게 멜로디와 가사만 떠오를뿐 가수도 제목도 오리무중일 때는 난감하지만 그것에만 집중해도 좋다.

"시간이 멈춘 듯 생각도 멈춰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것일까"

우여곡절 끝에 찾은 마시따밴드의 '나는'이라는 노래의 일부다. 음원을 찾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듣지만 그 짧은 부분의 가사에 몰입되어 무한 반복적으로 중얼거릴 이유는 결국 알 수가 없다. 읊조리듯 편안한 멜로디에 노랫말 역시 억지를 부리지 않은 편안함으로 가끔 찾아서 듣는 밴드의 노래다.

집을 나서기 전 뜰을 돌아본다. 아침 햇살을 한껏 품은 홍접초다. 그 붉음의 강렬함으로 눈맞춤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까지 그대로 있을지는 알지 못한다.

토라져 다문 입술처럼 불편한 속내를 겉으로 드러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은 모습과도 닮았다. 이럴때는 다른 수가 없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 송곳처럼 뾰쪽한 속내가 누그러뜨려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멈춰버린 시간이 무겁다.

점심 시간 짬을 내 뚝방을 걸었다. 시들어가는 꽃들 사이로 새롭게 피는 꽃이 제법 있다. 일찍 단풍든 벚나무 그늘에 앉아 '나는'이라는 노래에 온전히 들어본다. 

이 노래를 떠올리는 것이 이제 가을 속으로 들어왔다는 신호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는다. 

https://youtu.be/7m4tUs6jv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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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도 익산, 그 미완의 꿈
-이병호, 책과함께


내게 익산은 왕궁리 5층 석탑으로 먼저 떠오른다. 왕궁리 5층 석탑(국보 제289호)은 담양 학선리의 개선사지석등(보물 제111호)과 나주 불회사 대웅전(보물 제1310호)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문화재다.

이 책은 "일본인 관학자들에 의해 익산의 근대적 문화재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10년부터,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준공식’이 있은 2019년 현재까지 왕궁리유적과 미륵사지, 제석사지, 쌍릉 등 익산의 주요 유적과 그곳에서 출토된 문화유산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를 통해 ‘익산을 낳은 백제’ ‘백제를 품은 익산’을 대면해보는 책이다."

옛 백제의 땅에서 나고 자란 후손으로 백제의 유서 깊은 익산을 '무왕과 왕궁리, 선화공주와 미륵사'를 중심으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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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벗을 얻을 수 있다면

"만약 한 사람의 지기知己를 얻을 수 있다면 나는 마땅히 십 년 동안 뽕나무를 심을 것이고, 일 년 동안 누에를 길러 손수 다섯 가지 색의 실을 염색할 것이다. 열흘에 한 가지 색의 실을 염색한다면 오십 일 만에 다섯 가지 색의 실을 염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오색의 실을 따뜻한 봄날 햇볕에 쬐어 말리고, 아내에게 부탁해 수없이 단련한 금침으로 내 지기의 얼굴을 수놓게 해 기이한 비단으로 장식하고 고옥古玉으로 축을 만들 것이다. 그것을 높게 치솟은 산과 한없이 흐르는 물 사이에 걸어 놓고 서로 말없이 마주하다가 해질녘에 가슴에 품고 돌아올 것이다."

若得一知己 我當十年種桑 一年飼蠶 手染五絲 十日成一色 五十日成五色 ?之以陽春之煦 使弱妻 持百鍊金針 繡我知己面 裝以異錦 軸以古玉 高山峨峨 流水洋洋 張于其間 相對無言 薄暮懷而歸也

*이덕무의 '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에 나오는 글이다. 한정주는 '문장의 온도'에서 이글에 언급한 벗의 예를 다음의 경우로 이야기 한다.

"김시습의 매화와 달, 성수침의 소나무, 허난설헌의 난초와 눈, 최북의 붓, 정약용의 차, 정철조의 돌, 이긍익의 명아주 지팡이, 유금의 기하학, 서유구의 단풍나무, 김정호의 산, 이규보의 거문고와 시와 술, 허균의 이무기, 박제가의 굴원의 초사, 이덕무의 귤과 해오라기와 매화"

*대부분 자연에서 찾은 벗들이다. 어찌 사람 사이 벗의 이야기를 하면서 '겸재 정선과 사천 이병연'과 같은 예를 찾지 않은 것일까. 나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벗으로 사귐의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이라해도 불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나는 어떤이의 벗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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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나팔꽃'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아가의 몸짓이 이럴까. 뽀얀 살결에 갓 단내를 벗어 서툰 몸짓으로 세상을 향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마치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와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길가 풀숲에서 눈맞춤하는 시간이 제법 길어도 발걸음을 옮길 마음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 작고 앙증맞지만 해를 향해 당당하게 웃는 미소가 으뜸이다.


꽃은 7~10월에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피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에 1-3개가 달린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덩굴성이고 다른 식물을 감거나 땅 위로 뻗으며 전체에 흰색 털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한다. '풋사랑', '기쁜소식', '애교' 등 여러가지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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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김영하, 문학동네

이 책 있어? 늦은시간 집에 온 아이가 묻는다. 읽으려고 사놓고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던 책이라 선듯 먼저 읽으라고 했다. 공감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는 것, 참 좋은 일이다.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작가와 여행이라는 주제에 끌려 손에 든 책이다. 이제서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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