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손에서 놓았던 것을 다시 들었다. 소리가 날까? 하는 염려가 없던 것은 아닌데 막상 망설임을 걷어내니 한결 가벼운 마음이다.손으로 만지작거리던 관대를 들어 끼우고도 입술에 물기까지는 한참이 걸린다. 손가락이 기억하는 움직임을 따라 조심스럽게 숨을 불어 넣었다. 아? 잊고 있었던 소리가 나온다.조심스럽게 다시 들었다.
'정情으로 지은 세상'내가 그리는 어떤 세상이 있어우리들 마음속에 늘 품고 사는 세상이 나라 이 땅 머물다 간다정했던 이들 지으려 애쓰던 세상다가올 날에도 티끌처럼 많은 이들짓고 또 지으려 애쓸 세상마른 나무에 새 속잎 나고꽃이 필 제 올지도 모르는 세상산천초목 짐승벌레 미물까지엄마와 아기처럼 다정한 세상아 어머니 마음 같은 세상정으로 지은 세상이야마을과 마을의 닭이 우는 소리서로 접하여 들려오는 세상추하고 악한 것은 다 스스로 소멸하고감미로운 과실나무 향기로운 꽃과 풀만그 땅에 피어나리라탐하는 마음 성내는 마음어리석은 마음 자라나지 아니하고천하느니 귀하느니 차별함이 전혀 없이선하고 고운 말만 오가고서로 보게 됨에 즐거워하는 세상금은보배 부귀영화를 일컬어 서로가 말하기를옛날에 사람들이 이것으로 말미암아서로 상하게 하고 서로 해롭게 하여무수한 고통이 있었는데이제는 부귀가 쓸모없는 돌 조각 같아서탐내거나 아끼는 사람이 없게 되었노라 하는 세상권세 없는 평등 세상 눈물처럼 순수한 세상ㆍㆍㆍhttps://youtu.be/uw8sNKsOW8I*요즘 한승석과 정재일의 음악에 푹 빠져 지낸다. '자장가'에 이어 '끝내 바다에' 음반에 실린 '그대를 생각하다 웃습니다'와 '정으로 지은 세상'을 시도때도 없이 무한 반복 중이다.'내가 그리는 어떤 세상'은 '선하고 고운 말만 오가고 서로 보게 됨에 즐거워하는 세상'으로 '마른 나무에 새 속잎 나고 꽃이 필 제 올지도 모르는 세상'이지만' 끝내 오고야말 세상이다.멜로디와 가사, 음색이 어루러져 전해지는 느낌은 가슴 깊은 곳, 숨겨둔 감정을 속절없이 끄집어 내게 하기에 무방비로 당하지만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이제는 그 당혹스러움을 즐기고 있다. 아침 차가운 기온과는 달리 한낮은 온기 가득 담은 볕이 참 좋다. '가슴에 손' 얹고 그 온기를 품는다.
'화살나무'윗지방에는 눈이 왔다지만 남쪽은 포근한 날의 연속이라 곳곳에 늦가을의 정취가 남아있다. 그 정취를 누리는 마음에는 열매가 주는 이미지도 한몫한다.
꽃보다 열매다. 꽃이 있어야 열매로 맺지만 꽃에 주목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작아 잘 보이지 않거나 주목할 만한 특별한 특성 보이지 않아서 간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듯 독특하고 강렬한 색의 열매를 남긴다.
이 붉디붉은 속내가 어디에 숨었다가 드러나는 것일까. 여리디여린 잎과 연초록의 꽃으로는 짐작되지 않은 색감이다. 붉게 물든 잎이 떨어지며 남긴 아쉬움까지 덤으로 담아 열매는 더 붉어지는 것일까. 어쩌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코르크로 한껏 부풀린 가지와는 상반된 이미지다. 쉽게 보여야 열매의 몫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리라.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 깃털을 닮은 회갈색의 코르크 날개를 달고 있다. 이 특별한 모양새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화살나무의 이른 봄에 나는 새싹은 보드랍고 약간 쌉쌀한 맛이 나 나물로도 식용한다.
화살나무와 비슷한 나무로 여러 종류가 있다. 회잎나무, 참회나무, 회나무, 나래회나무, 참빗살나무 등이 있으며 열매, 코르크 등이 비슷비슷하여 구분이 쉽지는 않다. 이름과 함께 연상해보면 이해가되는 '위험하 장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나무의 시간-김민식, 브레드경남의 어느 대학 건물 벽에서 보았다. '나무의 시간'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사진을 찍어두고 책을 찾아 구입했다. 순전히 나무 때문이다."톨스토이, 고흐부터 박경리, 안도 다다오, 호크니까지나무로 만나는 역사, 건축, 과학, 문학, 예술 이야기"40여년 전 세계의 나무를 따라다닌 독특한 이력에 강원도 어디쯤에 '내촌목공소'라는 간판을 걸었다는 것이 이 책과 관련하여 내가 아는 전부다.나무에 대한 다른 접근, 무엇이 담겨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