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 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 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의 내 전 설움이요, 전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 낼런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도 몰라, 그것도 몰라!

*박재삼의 시 '한'이다. 나무에 기댄다. 애환과 그리움으로 여전히 내 안에 살아 꿈틀대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그 사람에게 전해질 마음이 열매로 맺힐 수 있어 그 사람의 안마당에 들어가고 싶다. 그것도 감나무쯤은 되야 가능한 일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전까지 빗방울 떨어지고 마치 선물로 눈이라도 내릴 것만 같은 날씨더니 오후엔 볕이 참 좋다. 12월에 들어서도 이런 날이 계속 된다는 것을 반길 수만은 없는데 우선은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올 한해 섬진강 매화로부터 시작된 꽃놀이가 소백산과 옥천, 제주도, 가야산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곳으로 발걸음 한 덕분에 처음으로 눈맞춤한 꽃들이 제법 많다. 이 겨울 그 꽃들을 다시 살피며 곧 있을 새 꽃들과의 꽃놀이를 미리 준비한다.

씨앗을 보낸 솔방울의 여유로움을 알듯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솔가지를 건너와 뺨을 스치는 바람결에 온기가 가득하다. 파아란 하늘, 살랑거리는 바람에 화창한 볕이 주는 가을날의 마지막 몸짓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누구의 흔적일까. 볕 좋은 날, 소나무 숲 오솔길을 걷다 만난 가벼운 몸짓하나에 마음을 빼앗겨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앉았다. 품을 벗어나고도 머뭇거림은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아쉬움으로 서성거렸던 내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머뭇머뭇 더디가는 가을을 재촉할 이유가 없듯이 오는듯마는듯 주춤거리는 겨울을 부를 이유도 없다. 지금 이 볕이 주는 온기를 담아두었다가 섯달 첫눈이 오는 날 가만히 풀어 내면 그만이다.

이제서야 가을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 - 페터 볼레벤이 전하는, 나무의 언어로 자연을 이해하는 법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나무의 언어로 숲을 이야기 하다

나무에 주목하는 겨울이다낙엽이 지고 땅에 풀들이 사라져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은 겨울날에 숲에 든다.숲의 민낯을 볼 수 있는 겨울 숲의 주인공들은 나무다그 나무를 보기 위해 겨울 숲에 드는 이유다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줄기에서 가지까지 나무는 거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나무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는 시간이며 나무를 보는 시각을 달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새잎이 나고 새로운 줄기도 자라며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익어가는 동안 보았던 나무와 낙엽이 진 후 겨울에 보는 나무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그 모습에서 나무만이 가진 독특한 느낌을 얻기도 하고 나무 수피의 차이만으로 나무의 이름을 달리 부를 수 있는 묘한 재미도 있다.

 

이 책 나무 다시 보기를 권함은 바로 그 나무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이 이야기를 전하는 저자 페터 볼레벤은 나무의 언어를 풀어내는 나무 통역사숲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전하는 숲 해설가과학 지식을 감정으로 번역해주는 자연 통역사독일에서 가장 성공한 논픽션 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다그가 전하는 나무와 숲나무와 인간나무와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해 나무의 시선으로 봐주기를 바라는 나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의 흐름은 뿌리줄기가지껍질씨앗 등 나무를 구성하는 주요부분을 차례로 불러와 각각의 요소들이 어떻게 나무 전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살피고 있다또한 나무는 숲을 이루는 같은 종류나 다른 종류의 나무들과 소통하며 스스로의 영역을 지키며 확장하는 것에도 주목한다이런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는 숲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균류나 새들의 역할 역시 중요하게 살펴야할 사항이라는 것을 이야기 한다.

 

자연 상태에서의 나무는 유기체가 생명을 유지하고 존재를 이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게 스스로 조절해 간다.여기에 인류의 개입이 이뤄지면서 숲을 구성하는 요소가 변화하거나 사라지기도 하고 엉뚱한 결과를 도출하는 등 불협화음을 내는 원인이 되었다이런 결과는 생태계의 파괴를 불러왔으며 그 결과 다시 인류의 일상에 영향을 주기에 이른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저자는 나무가 이야기하는 나무의 언어 들어야 한다고 말 한다. “나무의 언어란 인간의 시선이 아닌 나무의 시선에 따라가며 그들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인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나무를 이해할 수 있을 때 우리 안의 작은 세계에서 벗어나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생명의 신비를 담고 있는 한그루의 나무가 한 사람이 이뤄가는 세상과 다른지 않음을 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시에서 삶을 읽다'
-김경숙, 소명출판


"뜻을 잃고 시(詩)를 얻은 서얼 문사들의 비애, 시대의 뒤안길을 배회한 조선 지식인의 고뇌, 여성으로 태어나 더 시린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 여성 시인의 상처와 열망까지, 우리 한시 감상의 새로운 마당을 여는 치유와 공감의 시 읽기"


'서러운 이 땅에 태어나' 라는 부제가 이 책을 들게 했다. 관심분야 중 하나이며 그 속에서 사람을 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