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학궤범 樂學軌範
-성현 저, 김명준 역, 지식을만드는지식

樂也者 出於天而寓於人 發於虛而成於自然 所以使人心感而動 湯血? 流通精神也

음악은 하늘에서 나와 사람에게 깃든 것이며 허공에서 나와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사람으로 하여금 느껴 움직이게 하고 혈맥을 뛰게 하며 정신을 흘러 통하게 한다.

因所感之不同 而聲亦不同 其喜心感者發以散 怒心感者粗以? 哀心感者?以殺 樂心感者?以緩

느낀 바가 같지 않기 때문에 소리도 같지 않아 기쁜 마음을 느끼면 그 소리가 날려 흩어지고, 노한 마음을 느끼면 그 소리가 거칠고 매서우며, 슬픈 마음을 느끼면 그 소리가 급하고 날카로우며, 즐거운 마음을 느끼면 그 소리가 느긋하고 태연하게 되는 것이다.

*성현(成俔, 1439~1504)의 악학궤범의 서문 일부다. 이 문장을 접하고 그 원문을 찾아보았다. 이후 우연히 영인본을 얻고 나서 그림의 떡을 놓고 가끔 펴보곤 했다. 이제 그 해설서를 손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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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섣달인데도 꽃마음을 품고 사는 이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맞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며 산들꽃들을 만나는 기대감이 앞선다. 나무에서는 이미 12월에 납매와 매화가 피었고 땅에서는 복수초가 피어 꽃을 보려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곧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그 선두에 서서 봄꽃의 행렬을 이끌 것이다.


꽃을 봤으니 꽃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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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갈 수 없는 그곳

그렇지요,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지상의 가장 높은 산보다 더 높다는 그곳은 도대체 얼마나 험준한 것이겠습니까. 새벽이 되기 전 모두 여장을 꾸립니다. 탈것이 발달된 지금 혹은 자가용으로, 전세 버스로, 더러는 자가 헬기로, 여유치 못한 사람들 도보로 나섭니다. 우는 아이 볼기 때리며 병든 부모 손수레에 싣고 길 떠나는 사람들, 오기도 많이 왔지만 아직 그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더러는 도복을 입은 도사들 그곳에 가까이 왔다는 소문을 팔아 돈을 벌기도 합니다. 낙타가 바늘귀 빠져나가기 보다 더 어렵다는 그곳, 그러나 바늘귀도 오랜 세월 삭아 부러지고 굳이 더이상 통과할 바늘귀도 없이 자가용을 가진 많은 사람들, 벌써 그곳에 도착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건너가야할 육교나 지하도도 없는 곳, 도보자들이 몰려 있는 횡단보도에 연이은 차량, 그들에게 그곳으로 가는 신호등은 언제나 빨간불입니다. 오랜 기간 지친 사람들, 무단 횡단을 하다가 즉심에 넘어가거나 허리를 치어 넘어지곤 합니다. 갈 수 없는 그곳, 그러나 모두 떠나면 누가 이곳에 남아 씨 뿌리고 곡식을 거둡니까. 아름다운 사람들, 하나 둘 돌아옵니다. 모두 떠나고 나니 내가 살던 이곳이야말로 그리도 가고 싶어하던 그곳인 줄을 아아 당신도 아시나요.

*반칠환의 시 '갈 수 없는 그곳'이다. 현실과 이상, 오늘과 내일. 모두가 앞으로만 달려가며 지금, 오늘, 이곳을 떠나려고만 한다. "모두 떠나고 나니 내가 살던 이곳이야말로 그리도 가고 싶어하던 그곳인 줄을 아아 당신도 아시나요." 나는 어떤가.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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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화가 김홍도 - 붓으로 세상을 흔들다
이충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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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김홍도

반갑기 그지없다김홍도의 이야기라면 무엇이든 앞뒤 가리지 않고 손에 든다직간접적으로 김홍도를 언급한 수많은 출판물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책을 고르라면 우선 오주석의 '단원 김홍도'(, 2006)와 설흔의 내 아버지 김홍도’(낮은산, 2014)가 있다오주석의 책이 김홍도에 대한 종합해설서라고 한다면 설흔의 독특한 시각은 김홍도의 내면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비해 이충렬은 전기적 성격이 강하다각기 다른 시각으로 만나는 김홍도어느 한 가지도 놓칠 수없는 매력이 있다.

 

"가난한 바닷가 마을 소년이 임금을 그리는 어용화사가 되고조선의 새로운 경지라는 찬사를 듣는 화원으로 성장하기까지그러다 생의 마지막조차 기록되지 않을 만큼 쓸쓸한 말년을 보내기까지중인 출신 화가가 겪었을 파란만장한 삶"

 

이충렬의 천년의 화가 김홍도는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차분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무인 집안에서 태어나 대를 잇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그림을 배우고 화가로 입신양명하기에 이른다김홍도는 바로 그 그림을 통해 몸도 마음도 자유롭고자 했지만 평생 신분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말년에 객지에서 쓸쓸한 죽음에 이르기까지 굴곡이 심했던 일생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저자가 김홍도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축을 그림에 두고 있다남아 있는 그림과 그 그림이 그려진 배경을 살피면서 김홍도의 일상을 추적해간다그림에 대한 설명이 곧 김홍도의 일생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거나 특별했던 시기를 조명하는 작용으로 쓰이고 있다특히 금강사군첩과 병진년화첩등을 묘사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 현장을 따라가는 착각을 할 정도로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충렬의 김홍도 전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또 있다김홍도와 강세황심사정의 두 명의 스승과의 관계를 한축으로 하고 도화서 동료 화원으로 이인문신한평김응환 등과의 교류를 통한 김홍도의 인적 교류에 대한 흐름과 100점에 이르는 그림을 따로 감상하는 즐거움이 그것이다중인 신분으로 겪어야했던 신분적 한계를 서로 다독이며 화원의 길을 함께 걸었던 이들과의 우정이 김홍도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세 번의 어용화사’, ‘정조의 총애를 받은 도화서 화원’ 등 당대에 성공한 화원이었지만 늘 외로웠던 인간 김홍도의 모습도 놓칠 수 없다. “전라도 관찰사 심상규가 한양에 있는 벗 예조판서 서용보에게 보낸 편지와 김홍도가 아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통해 가난과 병고 속에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으리라 짐작할 뿐인 김홍도의 최후는 무엇을 의미할까.

 

붓으로 세상을 흔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 세계를 개척한 인물 감홍도의 일생을 차분하게 따라가며 만나는 작품마다 새롭게 시선이 머문다귀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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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김민철, 한길사

문학작품을 읽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박완서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많이 접한 듯싶다. 기억 속 작품과 주요 관심사 중에 하나인 꽃,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

박완서의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저자 김민철의 혜안이 부럽다. 꽃에 관심갖고 공부하며 산과 들에서 직접 보는 것과 그를 기반으로 작품 속 꽃 이야기를 하는 것이 상통하는 무엇이 분명 있겠지만 문학적 소양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에 산들꽃을 찾아다니는 나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2020년 1월은 소설가 박완서 9주기다. 
박완서의 작품과 산들꽃의 만남 속에 펼쳐질 이야기꽃이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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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2020-01-09 0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