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바람꽃'이른 봄, 꽃을 보고자 하는 이의 마음을 조급하게 하는 것으로 치자면 바람꽃이 선두에 선다. 아직은 냉기가 흐르는 숲의 계곡을 엎드리게 한다.
화려한 변산바람꽃을 선두로 성질급하게 빨라 지고마는 너도바람꽃, 작지만 단아한 만주바람꽃 그리고 이 꿩의바람꽃이라는 이름을 단 친구들이다.
햇볕에 민감한 꿩의바람꽃은 꽃잎처럼 보이는 제법 큰 꽃받침잎을 활짝 펼치고 숲의 바람에 흔들거린다. 색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다른 바람꽃과는 순수한 멋이 있다.
올 봄 몇번의 만남을 했으면서도 제대로 핀 모습을 보기 어렵게 하더니 얼레지 만나는 날에서야 겨우 활짝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이제 그것으로 되었다.
바람의 신과 아네모네에 관한 전설이 숨어 있는 꿩의바람꽃은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 등 여러 가지 꽃말을 가졌다.
그래...그렇게 바람도 햇볕도 가슴 열어 받아들이는거야그래서 봄이라잖아~
기억의 소환이다. 봄을 맛으로 환영하기에 어울리는 것으로는 매화꽃차, 머위나물, 두릅 등 다양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쑥버무리다.
퇴근 후 쉬고 있는 나를 억지로 불러내 뜰에 앉았다. 풀밭 사이로 올라온 쑥을 보고도 어떤게 쑥이냐고 묻는다. 금새 뜯어낸 쑥을 들고 주방으로 가더니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큰 소리로 부른다.
먹어 본 적도 없이 아이가 아빠의 부름에 네이버 선생을 대동하고서 응쾌히 만들었다고 의기양양하다. 무슨 맛으로 먹냐는 물음에 맛을 보게하니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듯 다음을 기약한다. 아이와 이렇게 또 한가지를 추억을 쌓았다.
곁에 온 봄, 맛나다.
'만주바람꽃'결과를 장담 못한채 작정하고 나선 길이다. 전날 비까지 내렸다지만 밝아오는 햇살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아침 이슬이 깨어나는 시간이라 더디 나오는 햇살이 오히려 영롱한 모습을 안겨주어 널 첫 대면하는 그 마음을 불러왔다.
꽃은 옅은 노란색과 흰색으로 잎 사이에서 한 송이씩 달리며 긴 꽃자루가 있다. 어린 싹이 올라올 때는 마치 개구리 발톱과 같은 모양으로 올라온다.
바람꽃 종류로는 변산바람꽃,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나도바람꽃 등 십수 종류가 있다. 각각 특징이 뚜렸하여 구분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올해는 이 꽃을 보며 이른 봄 숲의 정취를 느긋하게 즐기는 호사를 누린다. 렌즈를 통해 보는 세상에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듯하여 느낌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