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숲에 들다.
조금 일찍 나서 햇살 번지기 시작한 숲으로 들어선다. 이미 익숙한 숲이라 무엇이 어디 있는지 어디에 빛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짐작하며 마음이 선두에 서고 게으른 몸이 뒤따른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에 익숙해지자 마음에 빛이 들어온다. 생명을 깨우며 숨을 불어넣는 빛의 스며듬이 좋다. 사람 발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니 한적하니 몸도 마음도 개운해 진다.

봄으로 들어선 숲은 한창 바쁘다. 그 품에 슬그머니 들었으니 나올 때도 뒤돌아보고 눈인사면 그만이다.

볕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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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의 기운이다. 어찌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긴 눈맞춤으로 봄을 품는다.

이른 봄에 숲에 드는 이유다. 하늘을 가릴 키큰 나무와 자신을 덮을 풀들이 자라기 전에 일을 마쳐야 하는 식물들의 오묘한 색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

서둘러 땅을 헤치고 나온 기운이 힘차다. 환영이라도 하듯 햇볕의 인사가 곱기만 하다. 날개를 활짝 펼치며 숲을 환하게 밝힐 그날을 기다린다.

바람과는 달리 볕이 참 좋다. 
바야흐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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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괭이밥'
핏줄처럼 선명한 줄무늬가 돋보인다. 다소곳한 모습도 은근하게 주목하게 만드는 색깔도 순해서 모두 좋아 보인다. 이르게 피는 다른 봄꽃들에 비해 요란하게 꾸미지 않았으면서도 은근히 매력적인 그 순수함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괭이밥이라는 이름은 고양이 밥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고양이가 먹는다고 한다. 큰괭이밥은 괭이밥보다 잎이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은 4~5월 흰색으로 피는데, 꽃잎 가운데 붉은색 줄이 여러 개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큰괭이밥은 괭이밥과늗 달리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시들 무렵 잎이 올라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괭이밥속에 포함되는 종류로 애기괭이밥, 큰괭이밥, 괭이밥 세 가지가 있다. 흔히 사랑초라고도 불리우는 괭이밥의 '당신을 버리지 않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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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아직

너에게 내 사랑을 함빡 주지 못했으니
너는 아직 내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내 사랑을 너에게 함빡 주는 것이다
보라
새 한 마리, 꽃 한 송이도
그들의 사랑을 함빡 주고 가지 않느냐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소진됬을 때
재처럼 사그라져 사라지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다
너는 내 사랑을 함빡 받지 못했으니

*유자효의 시 '아직'이다. 함빡, 반복되는 단어에 주목한다. 분량이 차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며, 물이나 빛, 분위기 따위에 푹 젖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닿지못할 그 자리이기에 무엇이든 '아직' 끝내지 못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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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춘探春

"매화는 얼음이나 백옥 같은 자태와 맑고 매운 절개가 있다. 나는 매화가 처사와 매우 닮아 있어 매우 사랑하였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날이 차고 봄이 늦게 오기 때문에 매번 섣달이 되어서도 꽃이 필 생각은 적막하기만 하였으니, 여러 다른 꽃들과 별로 다른 것이 거의 없어 내가 실로 이를 안타깝게 여겼다. 그래서 화분을 옮기고 방안에 넣어두어, 시를 짓고 술을 마시는 사이에 그와 더불어 몇 년을 지낸 다음에야 꽃이 일찍 피고 늦게 피는 것이 나에게 달려 있게 되었고, 이른바 납매臘梅라는 것도 종종 있게 되었다."

*홍태유의 조고매문弔枯梅文(말라죽은 매화를 애도하는 글)이다. 매화에 대한 지극정성이 상상을 뛰어 넘는다.

탐매探梅에 나선 이들의 이야기가 그림과 글로 남아 전해져 온다. 눈 내린 들판에 나귀 타고 가는 모습이나 매화 핀 초가집에 창을 내고 밖을 보는 모습이나 '매화는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에 의지한 선비들의 정신이 담긴 글들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강희안의 '양화소록'에는 매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다. 고매ㆍ설중매ㆍ도심매 등 지금은 거의 알 수 없는 매화 종류부터 매화분을 기르는 방법과 
매화분을 방으로 들이거나 물을 데워서 주거나 하면서 꽃을 일찍 피우는 방법까지 옛사람들의 매화에 들인 정성이 가히 상상을 넘어선다.

"온종일 봄을 찾았지만 그를 찾지 못한 채,
지팡이 짚고 산 넘고 물 건너 몇 겁을 돌았던가
돌아와 매화나무 끝을 보니
봄은 이미 가지 끝에 와 있었던 것을"

盡日尋春不見春 진일심춘불견춘
杖藜踏破幾重雲 장려답파기중운
歸來試把梅梢看 귀래시파매초간
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

송대익宋戴翼의 시 '탐춘探春'이다.

섬진강가에 매화가 제법 피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봄 기운이 이제는 내가 사는 곡성까지 닿았다는 의미다. 모월당慕月堂 뜰에도 청매가 제법 피었다.

다소 어수선한 세상이라 밖으로 나서길 꺼려할 수밖에 없고 사람 모이는 곳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문 밖으로 나서길 권한다. 매화 핀 강가나 한적한 산길을 걸어보며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오는 봄을 한발 앞서 마중가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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