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 든다는 것'
떨어진 꽃이 다음생으로 건너가는 중이다. 꽃은 피고지는 매 순간을 자신만의 색과 향기로 온몸에 생채기를 남겨 기록함으로써 다음생을 기약하는 자양분으로 삼는다.

핀 꽃이 떨어져 다시 피었다가 땅으로 스며지는 것을 무심한듯 끝까지 지켜본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정情이 든다는 것도 상대방의 그림자에 들어 나 있음을 억지로 드러내지 않는 것과 서로 다르지 않다.

하여, 정情이 들었다는 것은 각자 생을 건너온 향기가 서로에게 번져 둘만의 새로운 향기를 만들어내는 것임을 아는 일이다.

스며든 향기에 은근하게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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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黃槿'
제주도 나들이는 늘 새로운 무엇인가를 기대하게 한다. 관심사가 달라지고부터 그 관심 분야에 주목하니 육지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이 포함되는 기대감이다. 이번 나들이에서 주목했던 것은 이 '황근'하고 '문주란'이다.

깔끔하고 단정하며 포근하다. 이 첫 느낌에 반해 오랫동안 곁에 머물렀다. 연노랑의 색부터 꽃잎의 질감이 탄성을 불러온다. 여기에 바닷가 검은 돌로 둘러쌓여 아름답게 핀 모습이 꽃쟁이의 혼을 쏙 배놓았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황근'은 말 그대로 "노란 꽃이 피는 무궁화"다. 국화인 무궁화가 수입종이라면 황근은 토종 무궁화인 샘이다. 어딘지 모를 바닷가 검은 돌틈 사이에 제법 넓은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무궁화처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저버리는 하루살이라 꽃이라고 한다. 미인박명의 아쉬움은 여기에도 해당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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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初伏이다.
연일 내리는 비로인해 더위를 느낄 틈이 없다. 그나마 복날이라고 비 그치고 마알간 기운이 넘친다. 여기에 쨍하고 볕이라도 난다면 한층 더 개운해지겠다.

연잎에 연꽃잎 하나 앉았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물방울이 품을 키우더니 꽃잎 앞에 멈췄다. 순간의 멈춤이기에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꽃을 떠나온 꽃잎이나 하늘을 떠나온 물이나 조우의 인연을 맺었지만 이내 이별해야함을 안다. 멀리 떠날 인사로는 그 중심에 가벼움에 있어야 하기에 뒤돌아보아도 발걸음을 붙잡히지 않을 만큼만 품을 연다.

가벼운 공기에 상쾌함이 머무니 복달임치고는 최고다. 여기에 무엇을 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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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 정기공연

작은창극
춘향 봄날, 사랑노래

2020. 7. 16~17 오후 7시30분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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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 - 나무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었는가
케빈 홉스.데이비드 웨스트 지음, 티보 에렘 그림, 김효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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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인류 역사의 증거

올 봄 나무 몇 그루를 심었다내 집에 나무를 심으면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지인에게도 나무를 선물했던 것이다한그루 나무가 주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꺼이 동참 했다나무가 뿌리내리고 자리는 동안 나무를 함께 심었던 사람을 기억하며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나무와 맺은 인연으로 사람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직접 나무를 선물하고 또 나무 심기를 권한다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나무가 몇 그루 있다금목서회화나무쪽동백나무배롱나무백당나무모과나무모란라일락 등이 그것이다.

 

또한어딘가를 방문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오래된 나무다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든 당산나무의 역할을 하는 나무든 가리지 않고 홀로 선 나무나 숲을 이룬 나무도 가리지 않고 찾아본다나무의 위용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나무가 성장하도록 쌓였을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무와 사람이 어떤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끼치며 성장 해 왔는지에 주목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케빈 홉스와 데이비드 웨스트의 나무 이야기이 책은 인류의 삶을 바꾼 100가지 흥미로운 나무 이야기” 다루고 있다생태학적 시각과 더불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면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은행나무주목회양목무화과나무유칼립투스복숭아나무올리브호두나무옻나무백향목뽕나무흑단양벚나무사과나무월계수매화나무가죽나무네군도단풍커피나무팥배나무미국감나무마호가니백합나무바나나참오동메타세쿼이아자작나무 등


거슬러 올라가면 2억 5천만 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나무로부터 각 대륙에 걸쳐있는 특징적인 나무와 열매를 비롯하여 목재나 기름 등 나무의 부산물을 이용해온 인류의 역사가 담겼다인류의 생존과 뗄 수 없는 식물 그 중에서도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나무를 골라 기본적인 생태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인류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이야기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로부터 이름부터 생소한 나무까지 다양하게 있어 흥미로움을 더해준다여기에 나무의 특징을 잘 살린 티보 에렘의 나무 세밀화는 본문 내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독립적으로도 훌륭한 나무 이미지를 전달해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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