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감자난초'
두번째 눈맞춤에서야 얼굴을 확인한다. 작디작은 것이 풀 속에 숨어 있으니 눈에 익혀둔 사람 아니고는 찾기 어렵다. 카메라의 눈을 통해서 겨우 구체적인 생김새와 색을 본다.

둥근 알뿌리가 꼭 감자를 닮았다고 해서 감자난초라고 한다. 그 감자난초와 닮았는데 크기도 작고 색과 모양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황갈색으로 피는 꽃에 안쪽으로 짙은 반점이 있다.

감자난초 중 잎이 2개 나는 것을 두잎감자난초, 두잎난초 혹은 한라감자난초라고 한다. 제주도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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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하늘나리'
누구나 자신만의 경험으로 만난 꽃에 대한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보통은 기쁘고 즐거운 기억이지만 때론 슬프고 화나는 일들도 있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전설 같은 이야기로 만났던 꽃을 현실에서 만났다.

여름은 단연 나리들의 세상이다. 종류도 많고 사람들 사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하니 여름을 대표하는 꽃임에 분명하다. 그중에는 솔나리나 하늘나리 중 아주 귀하게 만나는 꽃들도 있다.

날개하늘나리는 줄기에 날개를 달고 있는 나리꽃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황적색 바당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은 하늘을 향해 핀다.

중부 이북의 높은 산에서 자라나 그 개체수가 적어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귀한 녀석인 만큼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야 지속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열정'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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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곡장론好哭場論'

"좋은 울음터로다. 한바탕 울어 볼 만하구나."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의 ‘호곡장론’에서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의 칠정이 모두 울음을 자아낸다"고 했다. 슬퍼서 우는것 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연암에 따르면 울음은

"기쁨이 극에 달하면 울게 되고, 노여움이 사무치면 울게 되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울게 되고, 사랑이 사무치면 울게 되고, 미움이 극에 달하여도 울게 되고, 욕심이 사무치면 울게 되니, 답답하고 울적한 감정을 확 풀어 버리는 것으로 소리쳐 우는 것보다 더 빠른 방법은 없소이다. 울음이란 천지간에 있어서 뇌성벽력에 비할 수 있는 게요. 복받쳐 나오는 감정이 이치에 맞아 터지는 것이 웃음과 뭐 다르리요?"

요동벌판의 장대함에 기대어 울어볼만 하다는 연암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지만 사내가 기대어 울어도 좋을 것이 하나 또 있다.

막힌 가슴을 뚫어버릴 듯 장쾌하게 쏟아지는 빗속이 그것이다. 이런 비는 소리까지 맑고 개운하여 멍울진 가슴을 풀어버리에 딱 좋은 구실을 제공해 준다. 비의 장악이라도 두른듯 세차게 쏟아지는 비 앞에 서서 빗소리 보다 더 큰 울음을 토하고 나면 연암이 호곡장론을 지은 까닭을 알만도 하다.

맺힌 마음 이제는 풀어도 된다고 비가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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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리'
여름 하늘에 무엇이 있을까. 익숙한 길이고 제법 사람도 많은 곳인데 봐주는 이는 드물다. 사람 눈길이야 받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테지만 나비나 벌도 없다. 무심코 올려다 보는 그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노고단 대피소 앞에서 만났다.

화려하고 강렬하다. 짙은 황적색 꽃잎의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다. 곧장 하늘을 보며 핀다. 줄기에 어긋나는 잎이 조밀하게 달린다.

나리는 꽃이 어디를 향해 피느냐에 따라 구분한다. 땅을 보면 땅나리 하늘보면 하늘나리라식 식이다. 여기에다 줄기에 잎이 돌려나는 하늘말나리, 잎이 솔잎을 닮은 솔나리, 주근깨 투성인 참나리, 털중나리, 중나리 등이 있다.

대표적인 여름꽃이 산과 들에 피는 나리들이다. 야생에 피는 꽃을 보는 즐거움을 대변하듯 하늘나리의 꽃말은 '길들여지지 않음', '변치 않는 귀여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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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

불빛이 누구를 위해 타고 있다는 설은 철없는 음유시인들의 장난이다. 불빛은 그저 자기가 타고 있을 뿐이다. 불빛이 내 것이었던 적이 있는가. 내가 불빛이었던 적이 있는가.

가끔씩 누군가 내 대신 죽지 않을 것이라는 걸. 내 대신 지하도를 건너지도 않고, 대학병원 복도를 서성이지도 않고, 잡지를 뒤적이지도 않을 것이라는 걸. 그 사실이 겨울날 새벽보다도 시원한 순간이 있다. 직립 이후 중력과 싸워온 나에게 남겨진 고독이라는 거. 그게 정말 다행인 순간이 있다.

살을 섞었다는 말처럼 어리숙한 거짓말은 없다. 그건 섞이지 않는다.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 다시 밖으로 나갈 자다.

세찬 빗줄기가 무엇 하나 비켜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남겨놓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그 비가 나에게 말 한마디 건넨 적이 있었던가. 나를 용서한 적이 있었던가.

숨막히게 아름다운 세상엔 늘 나만 있어서 이토록 아찔하다.

*허연의 시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다. 안과 밖, 너와 나?애써 구분하지 않아도 내 안에서 따로 또 같이 존재하는 것임을 안다. 이제 아찔함을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서지 않을 정도 만큼만 안고 살아갈 뿐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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