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天麻'
비오는 숲길을 걷다 문득 눈길이 가는 곳에 낯선 무엇인가를 만난다. 무엇인가를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조건이 불리함에도 눈에 띄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습기가 많은 돌 틈과 음지 혹은 반그늘에 참나무류가 쓰러져 썩은 곳'에서 자라는 천마天麻는 하늘에서 떨어진 약초라는 의미다. 긴 타원형의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잎이 없으며, 층층이 달린 꽃이 황갈색으로 핀다. 습기 많은 여름철에 깊은 산 속에서 피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난초과 식물이다.
지난해 같은 길을 내려오다 형태만 남은 모습을 보았는데 올해는 그 근처에서 튼실한 개체를 만났다. 나 여기 있다 하면서 불렀기에 눈맞춤 할 수 있었으리라고 믿는다. 비슷한 경험이 반복된 결과로 부터 온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