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연습'
-심아진, 나무옆의자

소설집 '숨을 쉰다', '그만, 뛰어내리다', '여우' 장편소설 '어쩌면, 진심입니다'의 작가 심아진의 짧은 소설 모음집 '무관심 연습'이다.

"나는 아직도 혁명을 꿈꾼다. 젊어서라거나 지나치게 철이 없어서는 아닐 것이다. 내 혁명은 바깥이 아니라 안을 대상으로 하니까. 언제나 나를 전복시키는 게 유일한 목표니까.
그래서 나는 요즈음 무관심을 연습하고 있다."

작가의 말이다. 여기에 실린 스물여덟 편의 이야기가 여기로 수렴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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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매화'
계절마다 피는 그 많은 꽃들 중에 놓치지 않고 꼭 눈맞춤하고 싶은 꽃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라지기에 눈맞춤에 대한 갈망도 다르지만 꽃을 보고자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 한자리를 차지하는 꽃이 이 물매화다.

춥고 긴 겨울을 기다려 이른 봄을 맞이하는 마음에 매화가 있다면 봄과 여름 동안 꽃과 눈맞춤으로 풍성했던 마음자리에 오롯이 키워낸 꽃마음이 꼭 이래야 한다며 가을에는 물매화가 있다.

누군가는 벗을, 누군가는 그리운 연인을, 누군가는 살뜰한 부인을 누군가는 공통의 이미지인 아씨를 떠올린다. 유독 사람받는 꽃이기에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때를 놓치지 않고 피어 눈맞춤할 기회를 준다.

꽃에 투영된 이미지 역시 제 각각이다. 이제 이 꽃은 오매불망으로 계절이 네번 바뀌는 동안 다섯번의 청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흥쾌히 자리를 마련해준 이의 눈망울로 기억될 꽃이다. 서리 내리고 눈 올때 까지도 많은 꽃들이 피고지겠지만 올해 내 꽃놀이의 백미는 여기에서 방점을 찍는다.

불편한 몸이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 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운전하기엔 역부족이라 귀한 손을 빌려 한 꽃나들이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까지 남모를 설렘을 간직하고 있었고 시간을 내준 이에게 자랑하듯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다 허사로 돌아가는 허망함을 어쩌랴. 그 많던 물매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껴두고 오래보고 싶었던 그곳의 물매화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첫서리 내린 날, 못내 아쉬운 마음에 물매화를 떠올려 본다. 사진은 지난해 그곳 물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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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디고운 마음이 먼길을 왔습니다. 올 초여름 제주 바닷가에서 꽃을 보고 반해서 묘목을 구해다 뜰에 심었는데 잘 자라고 있습니다. 겨울을 잘 건너가야 하는데 그게 걱정입니다.

그 염려를 알았다는듯 깊어가는 가을 꽃 만큼이나 곱게 물든 묘목이 화분에 담겨 뜰에 들어왔습니다. 이 나무의 단풍이 또 이리 고운줄 미처 몰랐습니다.

화분에 나무를 키우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식물마다 특유의 식생이 있기에 추운 겨울을 나야하는 이곳에 맞게 분으로 키워보고자 합니다. 매화분梅花盆을 키우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키워봐야겠습니다. 곱디고운 노오란 꽃이 활짝 필 그날을 기약합니다.

황근黃槿, 그 묘목에 가을 온기가 한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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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국악상설공연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해를품은달"

*프로그램
ㆍ관현악 "청계천"-작곡-강상구
ㆍ소금, 해금2중주 "독백"-작곡-이용탁
ㆍ생황, 대금, 피리, 아쟁 4중주 "-사도, 해품달"
ㆍ관현악 "프론티어"-작곡 양방언
ㆍ노래곡 "쑥대머리, 상모"
ㆍ관현악 "판놀음2"-작곡 이준호

2020. 10. 30 오후 5시
광주공연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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寫影自贊 사영자찬
貌有形 모습에는 형상 있고
神無形 정신에는 형상 없네
其有形者可模 형상 있는 것은 그릴 수 있지만
無形者不可模 형상 없는 것은 그릴 수가 없네
有形者定 형상 있는 것이 정해져야
無形者完 형상 없는 것이 온전하다네
有形者衰 형상 있는 것이 쇠하면
無形者謝 형상 없는 것은 시들해지고
有形者盡 형상 있는 것이 다하면
無形者去 형상 없는 것은 떠나간다네

*미수 허목(許穆 1595~1682)이 자기의 초상화를 보고 쓴 글이다. 23세 젊은 때를 그린 초상을 늙고 쇠잔한 때에 마주보는 감회가 담겼다.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죽음에 임박한 때나 늘그막에 와서 기운빠져 할 일이 없을 때나 하는 일일까. 가끔 접하는 옛사람들의 글 속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며 마음 가짐을 다잡는 글이 많다. 모두 자기성찰에 중심을 두고 있다.

셀카가 일상인 시대다. 어느 시대보다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살필 수 있는 시대를 산다. 셀카를 찍으며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모습들이 참 좋다. 겉모습 뿐만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로 삼는 이런 노력이 더해지면 뒷모습도 그만큼 아름다워진다고 할 수 있을까.

금목서 나무 아래들면 늘 찾아보는 모습이다. 위태롭게 거미줄에 거꾸로 걸린 꽃 하나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일까. 극단으로 스스로를 몰아대며 찾고자 하는 것이 저 꽃의 므습과 다르지 않아보인다.

이런저런 이유로 늘 낯설기만 한 내모습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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