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는지 떠났다 다시 왔는지는 모른다.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만 딱히 정성들여 무엇인가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조금은 넓다 싶은 산기슭에는 세월의 무게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의 묵직한 돌배나무가 파리한 꽃을 피웠고 그 아래 어리디어린 복숭아도 붉은 속내를 보인다.
지붕은 건재하지만 문은 없다. 길게 늘어선 건물에 기댄듯 기우뚱한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소 거리를 두고서 보다 몇걸음 다가가 모양새를 살핀다. 같은 때 세워진듯 보이나 내력은 알 수 없고 최근 사용된 흔적도 없다. 한때는 농사의 결실을 가득 품고 당당했을 시절을 떠올려 보지만 사람 손길을 벗어난 무게감으로 금방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강원도 산골 어디쯤, 꽃 본다고 어딘지도 모를 곳에 잠시 머물다 눈에 밟혀 기록에 남겨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