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지나가던길 기어이 차를 돌려서 보고야 만다. 언제부턴가 버릇처럼 눈에 들어오는 식물을 보면 하는 일이다. 피치못할 사정이면 다음에 다시 그 자리를 찾는다.
높은 가지에 피는 꽃이라 멀리서만 보다가 눈높이에 핀 오동나무꽃을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이 나무와 꽃을 보면 선조들이 만들었던 현악기를 떠올리며 악기하는 딸아이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 특산종으로 낙엽지는 큰키나무다. 사람사는 곳 가까이 심는다. 빠르게 자라며 쓰임새가 다양한 나무로 사랑받았다.
꽃은 5∼6월에 보라색으로 피고 가지 끝의 모여 달린다. 갈래조각은 달걀 모양으로 길며 끝이 뾰족하고 서기도 하고 퍼지기도 하며 양 면에 잔털이 있다.
오동나무의 목재는 나뭇결이 아름다우며 재질이 부드럽고 습기와 불에 잘 견디며, 가벼우면서도 마찰에 강해 가구를 만드는 좋은 재료이다. 또한 목재가 소리를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거문고·비파·가야금 같은 악기를 만드는 데에도 쓴다.
'오동은 천년이 지나도 가락을 잃지 않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던가 오동은 '고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