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나무'
진한 향기로 인사를 건넨다.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이다. 가지끝에 자잘한 꽃을 모아피어 바람결에 그 향기를 멀리 보낸다. 단정한 꽃모양에 그윽한 향기까지는 그럴싸한데 참으로 민망한 이름이다.


한국과 일본이 원산으로 산과 들에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서 작은 꽃들이 많이 달리며, 흰색이다. 꽃부리는 통 모양이며, 끝이 4갈래로 갈라져서 밖으로 젖혀진다.


열매는 9~10월에 타원형으로 여는데 검게 익는다. 이 모양이 쥐똥처럼 생겨서 쥐똥나무라고 부른다.


잎이 빽빽하게 나며,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자라서 울타리용으로 흔히 재배한다.


여린 꽃에서 까만 열매가 맺히고 강한 생명력으로 인해 '강인한 마음'이라는 꽃말을 얻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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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 2016-05-25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똥나무꽃 처음보네요. 정말 예쁘고 향기도 굉장히 좋을것 같아요.

무진無盡 2016-05-26 21:06   좋아요 0 | URL
향기가 정말로 좋답니다~
 

춘부春賦
-정암 조광조

음양陰陽이 섞여 사시四時의 차례가 이루어지니 이 중에 봄이 자연의 으뜸이다.
사시는 봄으로부터 시작되고 사단四端은 인仁으로부터 발한다.
그러므로 봄이 없으면 계절을 이룰 수 없고 인이 없으면 사단을 이룰 수 없다.
하늘은 욕심이 없어 봄이 행하여 사시를 이루는데,
사람은 욕심이 있어 인이 해쳐져 사단을 채우지 못한다.
이에 마음이 저절로 슬퍼져 부를 지어 읊는다.

*1510년 봄 정암 조광조가 진사시에 출사하며 지은 시문이다. 500여년 전 조광조가 살았던 조선의 봄이나 2016년 내가 발딛고 선 이땅의 봄이 그다지 다르지 않다. 

봄을 제대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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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
붉다. 모든 붉은 것은 과하게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지만 이 붉음은 안으로 안으로만 스스로를 채워간다. 하여, 이쁘고 아름다운 모든 것의 마지막 정점에 '곱다'가 있다. 이 붉음에서 그 고운 빛을 본다. 붉은 석류꽃 보았으니 나도 안으로 붉어질 일이다.


이란이 원산지인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관상용 또는 약용으로 인가 부근에 심는다.


꽃은 5∼6월에 붉은 색으로 피며 가지 끝에 1∼5개씩 달린다. 열매는 둥글며 9∼10월에 갈색이 도는 노란 색 또는 붉은 색으로 익는다. 꽃과 열매 알갱이 모두 맑은 붉은색이다.


석류라는 이름의 유래는 원산지인 페르시아를 중국에서는 안석국(安石國)이라 한다. 처음 석류를 본 사람들이 그 울퉁불퉁한 모양이 마치 혹과 같다고 유(溜)라고 했고, 안석국에서 왔다고 하여 안석류라고 부르다가 후에 석류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기록상으로 榴(석류 류) 자는, 고려사 악지의 한림별곡 편에 "어류옥매(御榴玉梅)"에 처음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선 초에 들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잘 익은 석류 알갱이에서 석류의 본질을 본다. '원숙한 아름다움', '원숙미', '바보스러움' 등이 있다. 같은 꽃을 보고도 사람의 감정은 늘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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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날 이른 아침에'

이른아침 새의 지저귐은 큰 울림으로 깊게 파고든다. 뜰에 심은 나무 커가면서 찾아온 손님이니 새를 보려거든 나무를 심으라고 했던 그 말은 맞는 셈이다.


새의 지저귐, 싱그러운 초록, 빼꼼히 문틈으로 스며드는 여명으로 맞이하는 하루다. 

이 평화로움이 그대의 아침에도 함께하기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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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고향을 떠난 그리움이 바다를 품었을 것이다.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19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 마오"


순전히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 에 기인한 것 만은 아니다. 여름으로 향하는 태양의 뜨거움을 피해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보리배기 노력뵹사나간 밭언저리에서 막대아아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바닷바람 쐬던 그 곁에 해당화가 피어 있었다. 어린시절을 기억하는 꽃으로 이미자의 그 애절한 목소리에 묻어 중얼거리는 것이리라.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


한용운의 해당화라는 시의 일부다. 일찍부터 해당화에 마음실은 이가 어머니, 섬처녀를 비롯하여 바닷가를 서성이는 중년의 아저씨 등 여럿이다.


그동안 붉은색 해당화만 보아오다가 완도군 고금도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흰색의 해당화를 만났다. 같은 이름으로 태어나 다른색으로 살아가는 것을 허락한 자연의 섭리리라.


바다와 육지를 향한 애절함을 함께 품고 바람에 흔들리는 네게 붙여진 꽃말은 '온화', '미인의 잠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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