淡薄自能知我意 담박자능지아의

幽閑元不爲人芳 유한원불위인방

담박하여 저절로 내 마음 알고

그윽하여 원래 남을 위해 향기를 내지 않네

*중국 북송의 시인 황정견의 매화에 관한 시다. 이미 산 너머엔 꽃 피었다는 소식이다.

동쪽에서 전해지는 것은 꽃향기 뿐만 아니다. 이래저래 차가운 시절은 건너고 있는 모두에게 안부를 전한다. 주변을 살펴 칼춤추는 이를 피하고 손 맞잡을 이를 찾으라.

강을 건너갈 다리는 늘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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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같은 오늘이면 좋고
오늘 같은 내일을 소망한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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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서다'

향한 마음이 민낯이면 좋겠다. 시간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기에 욕심은 금물이다. 마주 서다보면 어느날 그 자리에 서 있는 스스로를 만날 것이다.

들고 남을 무한 반복하는 것, 나만이 아니었구나. 바다 앞에 서서 바다와 땅이 마주하는 찰라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쌓인다.

큰 바다를 향해 문을 열고 첫마음 내딛는 땅의 다짐이나, 큰 땅을 꿈꾸며 그 땅에 닿아 비로소 내려놓는 바다의 수고로움이 다르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향하는 시선이 맞닿는 곳, 시작이며 마무리다.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에 외발자국 찍었다. 처음과 마지막이 공존하는 그곳에 마음 내려놓고 멈춘다. 땅과 바다가 서로를 품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지나온 시간과 맞이할 시간이 공존하는 그곳에 당신과 내가 마주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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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따뜻한 그리움

​찻잔을 싸안듯,

그리움도

따뜻한 그리움이라면 좋겠네

생각하면 촉촉이 가슴 적셔오는

눈물이라도

그렇게

따뜻한 눈물이라면 좋겠네

내가 너에게 기대고

또 네가 나에게 기대는

풍경이라도

그렇게

흐뭇한 풍경이라면 좋겠네

성에 낀 세상이 바깥에 매달리고

조그만 입김 불어 창문을 닦는

그리움이라도 모락모락

김 오르는 그리움이라면 좋겠네

*김재진 시인의 시 '따뜻한 그리움'이다. 온기가 필요한 때, 벙그러지는 미소 같은 따스한 안부를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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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봄 볕이 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늘상 눈여겨 보는 것이 이 나무의 개화 정도다. 갑옷 같은 껍질에 쌓여 속내를 보여주기 전부터 눈에 아른거리는 색감으로 마음은 이미 봄맞이 길을 성큼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으로 어떻게 이 샛노오란 색을 표현할 수 있을지 난감할 뿐이라서 고이 마음 속에 담아두고 생각날 때마다 떠올려 보게 된다. 자연이 주는 강렬하지만 거부감 없는 느낌을 온전히 담아둔다. 이 경이로움은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붉디붉은 색의 열매 또한 색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리산 상위마을, 경북 의성 사곡마을, 경기 이천 백사마을 등으로 만개한 산수유 꽃그늘 아래서의 나들이를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발품을 팔지만 내게 산수유는 봄을 부르는 색으로 만난다.

세상 꽃들이 다 저버린듯 꽃보기 귀한 때 꽃처럼 눈길을 사로잡는 것 또한 이 산수유의 또다른 매력이다. 붉은색으로 나무가득 꽃 피듯 달린 모습이 장관이다. 눈 내리는 때에 보면 강렬한 색의 대비로 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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