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시인의 시 "국수가 먹고 싶다"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갈 힘은 사람과 사람의 가슴이 만나 느끼는 온기가 아닐까. 대신 어머니 국수의 온기로 대신하고픈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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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春 탐춘

盡日尋春不見春 진일심춘불견춘

杖藜踏破幾重雲 장려답파기중운

歸來適過梅花下 귀래적과매화하

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

온종일 봄을 찾았지만 그를 찾지 못한 채,

지팡이 짚고 산 넘고 물 건너 몇 겁을 돌았던가

돌아와 매화나무 끝을 보니

봄은 이미 가지 끝에 와 있었던 것을

*송나라 때 사람 대익 戴益의 시다. 비슷한 내용의 시가 무수히 많다. 내용에 공감하는 이가 시대를 초월하여 많았나 보다.

섬진강가에 매화가 제법 피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봄 기운이 이제는 내가 사는 곡성까지 닿았다는 의미다. 모월당慕月堂 뜰에도 청매가 제법 피었다.

심히 어수선한 세상이라 마음둘 곳 찾을 길이 요원하지만 대문 밖으로 나서길 권한다. 매화 핀 강가나 한적한 산길을 걸어보며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오는 봄을 한발 앞서 마중가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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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의 기운이다. 어찌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긴 눈맞춤으로 봄을 품는다.

이른 봄에 숲에 드는 이유다. 하늘을 가릴 큰키나무와 자신을 덮을 풀들이 자라기 전에 일을 마쳐야 하는 식물들의 오묘한 색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

서둘러 땅을 헤치고 나온 기운이 힘차다. 환영이라도 하듯 햇볕의 인사가 곱기만 하다. 날개를 활짝 펼치며 숲을 환하게 밝힐 그날을 기다린다.

땅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경칩驚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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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복수초

해가 바뀌고 가장 먼저 보는 산들꽃이 한겨울에 피는 바로 복수초라 반갑고 귀하게 여겨지는 꽃이다. 해마다 섬진강 매화 다음으로 이 꽃을 찾는다.

그것이 그것 같은데 다른 이름이 붙었다. 육지에서 흔하게 보던 것이 대부분 개복수초라고 하고 흔히 복수초라고 부르는 것은 오히려 보기가 어렵다.

자세한 구분 포인트야 있겠지만 우선 보기어 개복수초와 다른 것은 노랑꽃을 더 노랗게 보이도록 하는 초록의 잎이다. 꽃과 함께 있어 분위가 달라보인다.

2월말 제주도에서 만났다. 왕이메오름의 화사한 변산바람꽃과 함께 있어 주목을 덜받는다고 하지만 나겐 처음 만나는 꽃이라 오히려 더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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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3월인게지
너의 향기가 세상으로 스며드는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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