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꽃 진자리에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문태준 시인의 시 '꽃 진자리에'다. 피고 지는 꽃을 보는 사이에 사람이 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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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遊 춘유
梅花暖日柳輕風 매화난일유경풍
春意潛藏浩蕩中 춘의잠장호탕중
欲識東君眞面目 욕식동군진면목
遍尋山北又溪東 편심산북우계동

봄날을 다니며
매화에는 따뜻한 햇빛, 버들에는 산들바람
봄 기분이 호탕한 마음 속에 숨어 있도다
봄날의 참모습 알려거든
북산이나 개울 동편을 두루 찾아보게나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를 살았던 이첨(李詹, 1345~1405)의 시다.

먼 북쪽에서 들려오는 꽃 소식에 마음을 이미 산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보지 못한 꽃을 올해는 봐야겠기에 나선 길이다. 산 넘고 물건너는 여정이라지만 내딛는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 마음 속에 이미 자리잡은 꽃에 대한 그리움에 머뭇거릴 하의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마음까지 분주한 것은 아니다. 볼 수 있으면 좋고 보지 못한다고 서운할 일이 아닌 것은 여정을 함께하는 벗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건네는 한마디 말로도 충분한 꽃놀이가 나무 등걸에서 쉬고 있는 모데미풀과 무엇이 다르랴. 봄소풍, 꽃놀이가 이만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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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망졸망한 섬들이 숨어버린 곳인가.

동해바다를 닮은 서해바다다.

5km에 이르는 백사장과 할배바위, 할매바위는 뒤로 하고

윤슬이 유혹하는 바다와 맞섰다.

꽃지해수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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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미풀

먼 길을 기꺼이 나선 이유 중 하나가 이 꽃을 보고자 함이다. 보고픈 꽃은 멀리 있다는 것은 붙잡힌 몸 보다는 게으른 마음 탓은 아니었을까.

소백산에서 보던 것을 이번엔 더 위쪽으로 올라가 강원도에서 봤다. 소백산과 환경이 다르니 꽃이 주는 느낌도 다르다. 조금 늦은 시기였다는 차이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나라 특산식물로 지리산 자락 운봉의 모데미에서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라고 한다. 가을에 물매화가 있다면 봄에는 단연코 이 모데미풀이라고 할 만큼 정감이 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소백산 어느 계곡을 제법 올라 눈이 녹아 흐르는 물가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꽃을 본 그 첫 순간을 잊지 못한다. 더 풍성하게 몸은 덜 고단하게 느긋한 마음으로 봤으니 그곳에 다시 갈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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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뜨기'
꽃이라면 의례 화려한 색상에 독특한 모양, 매혹적인 향기를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디 그것만 꽃이냐고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식물들을 본다.

주로 농사 준비로 불태우고 난 밭둑에 여기저기 솟아나 키재기하고 있다. 가는 잎이 나기 전의 포자낭(생식경)의 모습이다. 보기에 따라선 징그럽게 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독특한 모양새가 이채롭다.

처음 모습과 다 자란 모습이 천지차이를 보여 전혀 다른 식물로 보이기도 한다. 이 포자낭에 달린 포자들이 퍼지고 나면 줄기가 시들어서 사라지고 연둣빛 싹이 올라와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처음에 나왔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줄기가 바로 영양경이라고 한다.

'쇠뜨기'라는 이름은 소가 잘 뜯어먹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독성이 있어 많이 먹으면 탈이 나기도 한단다. '순정', '애정', '조화'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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