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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티무스 힙 8 - 도제의 탐색 ㅣ 셉티무스 힙 8
앤지 세이지 지음, 마크 저그 그림, 김옥수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가 끝일까? 이 책의 작가인 앤지 세이지의 무한한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읽었다. ‘포릭스의 집’에 대한 상상력은 참으로 감탄이 절로 난다. 지도에서 보여준 그 위치며 모습도 대단했지만 최초의 특별 마법사가 자신의 시대 이후에 멀어지는 성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리고 마법사 수련을 마친 도제가 훈련을 마무리하는 교육으로 오게 되는 코스로 만든 것이 포릭스의 집이었다니 아주 재미있고 기발한 설정이었다.
이번 책은 셉티무스힙의 어느 때보다도 조마조마해 하면서 마음을 졸이면서 읽었다. 7권에서 셉티무스힙이 탐색 돌을 뽑는 순간에 마법사의 탑이 폐쇄되는 소동이 벌어지게 된다. 탐색 돌을 뽑게 되는 마법사의 도제는 반드시 탐색 길에 나서야 하는데, 그동안 탐색 돌을 뽑은 도제 중에는 살아 돌아온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 무시무시한 결정의 순간에 마법사탑이 폐쇄되는 소동이 일어나고 그 바람에 셉티무스는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7권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런데 8권을 보니 그 소동의 순간에, 힐데가르데가 셉티무스의 손에 탐색 돌을 쥐어주게 된다. 결국 셉티무스는 탐색 길에 나서야 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과거의 시간대에서 헤어지게 된 스노리와 셉티무스의 형인 니코가 모든 시간대가 존재하는 곳인 포릭스의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편지와 지도를 보내오는데, 하필 그 지도에서 포릭스의 집을 표시한 부분이 동그랗게 잘려나가고 없는 것이다.
어쨌든 그것을 근거로 해서 셉티무스, 제나 공주, 그리고 필사소에서 쫓겨난 비틀, 쥐 인간인 에파니아가 함께 포릭스의 집을 찾아나선다. 그 과정에서 숲의 마녀의 사악한 의도를 피해 도망치기도 하고, 에파니아와 통행료 징수인의 몸에 들어온 악의 존재의 방해로 위험에 놓이기도 하지만 셉티무스가 배운 마법과 제나와 비틀간의 협동으로 무사히 포릭스의 집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니코와 스노리를 만나게 되지만, 니코와 집사와의 싸움으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또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절박한 순간에 우여곡절 끝에 그 집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셉티무스 책을 보면 항상 또 하나가 해결되면 또 하나의 사건이 생기는데, 이번 편에는 비교적 순탄하게 사건이 해결되었다. 스노리와 니코를 용케도 구출해냈다. 그런데 역시나 또 다른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포릭스의 집밖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곳에서 성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는 것이다. 여전히 악의 존재가 영향력을 미치는 그곳에서 이들이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다음 편이 벌써 궁금해진다.
이렇게 이 책은 줄거리 자체도 재미있지만 등장인물들, 사건의 설정 등 모든 것들이 기발해서 더욱 흥미를 준다. 마법사의 독특한 마법도 물론 신기하지만 인간과 유령이 공존한다는 사실과, 모든 시간대가 만나는 집이 있다는 것, 또 거의 죽음을 눈앞에 둔 마법사들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통해 변신을 해서 다음 생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도록 기발하다. 에파니아가 쥐 인간이 된 것도 그렇고, 셉티무스의 할아버지인 벤저민이 숲의 나무가 되어 있는 것 등 다른 책들보다 훨씬 더 독특함이 돋보이는 상상들이 많아서 신기하면서도 유쾌하다.
그리고, 역시 가족간의 끈끈한 정과 대가족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우스개소리로 말하지 않는가? 동네 꼬마들간의 싸움이 났을 때 식구 많은 집 아이가 이긴다고. 이 책에서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 셉티무스가 탐색돌을 가졌기 때문에 탐색을 나서야 하지만, 셉티무스는 그것보다는 형과 스노리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탬색 돌을 갖게 되었다는 말을 제나에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의 숲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셉티무스의 형인 샘이 도와준다. 이렇게 항상 셉티무스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족들이 힘이 되어준다. 그런 것을 볼 때 마법의 힘이 아무리 강력하다라도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을 능가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또, 이 책은 벌써 8권이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고 있으며,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유령도 등장하며, 일곱 번째 아들의 일곱 번째 아들의 식으로만 따져도 등장하는 인물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다소 복잡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어 더 재미있다. 어쨌든, 다음 권에서는 셉티무스 일행이 포릭스의 집 밖에서 암흑 존재의 위협을 물리치고 성으로 잘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