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정답일까요? : 우리 몸 + 지구편
프리데리케 빌헬미 지음, 유영미 옮김, 롤프 보크트 그림 / 문학수첩 리틀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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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래 상식 퀴즈를 좋아한다. 이것저것 세상의 다양한 상식들을 알아가는 것도 좋고, 또 퀴즈 형식으로 지식을 습득하게 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며 기억에도 쉽게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퀴즈 형식의 상식 책들을 자주 권한다. 아이들의 경우 더욱 더 알아야 할 상식들이 많은데 재밌게 하지 않으면 금방 지루해 하고 읽은 것도 쉬 까먹기 때문이다.

  이 책도 일종의 상식 퀴즈 책이다. 우리 몸과 지구에 대한 궁금증 풀이를 담고 있다. ‘우리 몸’편에서는 눈물, 딸꾹질, 하품, 흰 머리카락, 땀, 여드름, 주근깨, 일사병, 발 냄새의 원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며 복화술이 가능한 원리,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근육, 비행기를 땄을 때 귀가 아픈 이유, 추우면 몸이 떨리는 이유, 소라껍데기에서 바다 소리가 들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놓았다. 모두 다 아이들이 무척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지구 편’에서는 가장 높은 산,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가장 깊은 호수, 가장 기온이 낮은 곳, 태평양은 진짜로 조용할까와 같은 지구 자체에 대한 기네스북적인 탐구 내용과, 태양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 파도가 생기는 이유, 바닷물과 하늘이 파란 이유, 별똥별은 어떻게 생기며 눈이 오는 날 더 조용한 이유, 화성에도 생명체가 있을까, 사해는 정말 죽은 바다일까와 같은 천문학적인 내용, 기상학적인 내용 등 지구에 연관된 궁금증에 대한 과학적인 풀이들을 담고 있다. 

  이런 상식들을 질문을 하고 3개의 보기 중 하나를 답을 선택하는 형식으로 제공한 뒤에 그 다음 페이지에서 정답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적어놓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글자로 크고 삽화도 크게 들어 있는 등 전체적으로 편집이 시원스레 되어 있다. 그래서 저학년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3개의 보기들도 왠지 질문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이 그럴 듯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우스운 내용으로 되어 있어서 재밌게 읽을 볼 수 있다.

  다만, 해당 질문과 연관된 사진 자료들은 전혀 들어 있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이왕이면 사진 자료라도 들어 있었으면 좀 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각 보기 문항의 설명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질문에 대해 잘못된 설명만을 기억해서 오히려 질문의 오답을 기억하게 될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기긴 한다.

  그러나 ‘인구가 많아지면 지구도 무거워질까?’처럼 기발한 질문들이 들어 있어서 새로운 지식 탐구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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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이야기꾼 미래그림책 49
테드 르윈 글.그림, 양녕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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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는 아주 멀리 있는 아프리카의 한 나라인 모로코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그림책이다. 모로코의 이야기꾼이라는 제목에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있을까 몹시 기대했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수크’라 불리는 모로코 시장의 이모저모를 보여준다. 시장 구경은 어디에서나 재미있다. 게다가 이국적인 풍경이 있다면 더 재밌을 것이다.

  모로코 아이인 압둘은 이른 아침에 할아버지와 함께 일하러 나간다.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채 이들은 시장 거리를 두루두루 걸어간다. 도대체 어디에 가는 것일가? 압둘은 염색 공장을 지나고 놋그릇 가게를 지나고 가죽 공장을 지나고 과일 가게를 지나서 향신료 거리, 닭고기 거리, 말안장 거리, 목공소, 양탄자 거리를 지나가게 된다. 압둘을 그런 상가를 지날 때마다 자신들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다. 이들이 하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책 뒤편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이 책은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참 좋다. 우리와는 다른 모로코의 색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게 멋진 그림들이 가득하다. 사람살이가 비슷할 것 같지만 지리적 환경에 따라 많이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세상 여러 나라에 대해 배울 수 있다면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책을 펼쳐놓고 이곳이 어디며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생겼고 등을 문자 그대로 배우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마음 가득히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거란 생각이다.

 그리고 바이락(마음), 수크(시장), 무디누(도시), 샤이크(연장자) 같은 아랍어도 배울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모로코에서는 아랍어를 쓰다보다. 그리고 모로코 사람들의 외모나 옷차림이 중동 지방 사람들과 비슷하다. 이런 것도 책을 통해 쉽게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와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이야기라서 더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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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와서의 노래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1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우 지음, 수잔 제퍼스 그림, 부수영 옮김 / 보림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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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 그려진 인디언의 모습이 무척이나 사실적이고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시인으로 너무나 유명한 롱펠로의 작품이라 읽어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롱펠로의 시에 대해 아는 것은 없다. 그저 미국의 저명한 시인이라는 것밖에는. 어쨌든 시인이 쓴 그림책이어서 다른 그림책보다는 더 관심이 갔다.

  롱펠로의 쓴 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히어와서의 노래>가 처음 출판된 것은 1855년 11월 10일이라고 한다. 롱펠로가 아메리칸 인디언 문화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보다 훨씬 오래 전이었고, 그는 오지브와족 추장을 알고 있었고 메인 주에서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알곤킨 족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특히 오지브와족과 함께 생활한 미국의 민속학자인 헨리 로우 스쿨크래프트의 책을 읽고 아메리칸 인디언에 관한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책의 주인공 히어와서도 롱펠로가 스쿨크래프트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 낸 인물인데, 어떤 이야기에서는 히어와서라는 이름의 실제 인물이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이처럼 이 이야기는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인디언들의 생활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사람들이 인디언에 대해 무척이나 자연 친화적인 존재였다는 선입견을 갖게 된 것은 사실 인디언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미국 텔레비전의 초창기 광고 이미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어느 것이 사실이든 간에 이 책에서는 자연과 벗 삼아 살아가는 한 인디언의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모든 그림이 너무나 환상적이다. 정교하게 그려진 세밀화 그림 속에서 마치 히어와서가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이 책의 이야기는 겉표지를 넘기자마자 있는 첫 페이지부터 시작된다. 비록 제목은 한참 뒤에 나오지만. 제목 페이지 다음에 들어 있는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것이다. 그 부분을 읽어야많이 왜 히어와서가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할머니의 보호 속에 자란 히어와서는 새들과 이야기하고 다람쥐, 비버, 토끼 같은 동물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을 형제처럼 여기면서 성인으로 자라게 된다. 오늘날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기인 취급을 받을 것이다. 하여, 동물의 말은커녕 주위 사람들의 얘기에 관심조차 기울이고 않고 내 얘기만 하려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그림책이었다.

  하늘의 달을 보고 딸에 떨어진 할머니의 몸이라고 하거나, 무지개를 땅 위에서 시들어진 꽃들이 하늘에서 피어난 것이라는 표현들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아마 사물을 보는 또 하나의 마음을 눈을 갖게 만들 것 같다. 세상을 참 아름답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본다면 분명 아름다운 것만이 눈에 들어올 것 같다. 마음의 정화를 위해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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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작은 학교 365일간의 기록 -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
이길로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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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는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아이들에게 그런 학교가 있다고 말하면 과연 믿을까?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누구 책임일까?

  이런 생각을 하니 참으로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매일 아침 등 떠밀다시피 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이나, 가야 하는 거니까 간다는 식으로 의무감에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나 가슴이 답답하기는 매 한 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학교도 충분히 행복한 곳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이 학교가 대안학교인 줄 알았다. 공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뜻있는 사람들이 세운 특별한 학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상주남부초등학교’라고, 우리 애들이 다니는 그런 일반 초등학교다. 학생 수는 전 학년을 합하며 100명을 조금 넘는다고 한다.

  이 학교는 원래 학생 수가 너무 적어 폐교 위기에 놓였었는데 7명의 선생님들이 학교를 살리고자 ‘참삶을 가꾸는 행복한 작은 학교’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학교를 15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만든 방송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행복한 작은 학교 365일간의 기록>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어떤 대안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학교가 행복해지려면 교사는 이렇게 해야 되고 학부모는 또 어떻게 해야 되고 아이들은 또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해법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흔히 보던 <인생극장> 같은 방송 프로그램처럼 그저 학교 안에서의 선생님과 아이들의 활동 모습들을 화려한 미사여구나 설명 없이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런데 그 속에서는 선생님과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믿음이 느껴진다.

 왜 우리 애들 학교에서는 그렇게 안 될까?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일까?, 아니면 선생님들이 일이 너무나 많아서일까?, 나름대로 추측해 보았다. 아마 후자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이 책의 선생님들에게 더 일이 많은 것 같다. 아이들 선물도 준비하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짜고 문화제 준비도 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면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일까? 그러면 다른 학교들도 더 작은 학교들로 만들어 애들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았다.

  일단 이 책을 본 감상은 너무나 부럽다는 것이다. 울 애들도 그런 학교에 보냈으면 좋으련만......하는 생각이 먼저였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모두 행복할까? 부모부터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 먼저 아이에게 공부! 공부! 하는 마음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이다. 학교는 단지 책으로만 하는 공부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배우는 곳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좀 더 아이들 교육에 너그러워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를 등한시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좀 더 여유있고 멀리 보는 교육관을 갖게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학년 구분 명칭이 마음에 쏙 든다. 해오름, 터일굼, 싹틔움, 물오름, 꽃피움, 씨영금이 학년 명칭이다. 진정 한 사람으로서 가 영글도록 하는 행복한 학교 생활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물씬 든다. 일반 초등학교에서 이런 시도가 있다는 것을 볼 때 앞으로 다른 학교들도 점차 행복한 학교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 학부모들이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한 학년만 더 이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하는 아이 말을 듣고서 이곳이야말로 정말 행복한 학교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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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래 - 시대의 벽을 넘지 못한 비운의 혁명가 아이세움 역사 인물 22
안재성 지음, 안소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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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의 사진이 너무나 험상궂게 나와 있다. 부제로 달린 비운의 혁명가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게 왠지 도적 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그동안 홍경래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해 왔다. 당시말로 말하자면 역적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세상일이란 참으로 동전의 양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뒤로 붙어 있으면서도 서로 마주볼 수는 없는 그런 얄궂은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동전이면서도 어떤 쪽으로 뒤집히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짐이 그런 것 같다. 

  만약 홍경래가 난을 일으켜서 성공했다면 그는 어쩌면 한 나라의 왕이 되었을 수도 있고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는 성공하지 못했다. 하여 그에게는 영원히 반란 주동자, 또는 역적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 그래서 혁명가라는 지칭에 생경함을 느꼈다. 우리 역사에서는 수많은 난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난을 일으킨 사람에게 혁명가라는 칭호를 붙여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것 또한 시대의 변화 탓일까?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에게는 혁명가라는 칭호가 마땅한 것 같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가 일으킨 평안도 농민 항쟁은 농민들로 하여금 힘을 모아 조선 후기의 부패하고 무능한 지배층에 맞서도록 격려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홍경래는 평안도 용강 출신으로, 홍 진사의 네 아들 중 셋째로서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장원급제감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그런데 주위에서 부패한 관리들의 부정을 보면서 개혁의 꿈을 품게 된다. 처음에는 무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관리가 되어서 잘못된 사회에 대한 개혁을 꿈꾼다. 그런데 과거시험장에서 평안도 지방 인재에 대한 터무니없는 차별과 온갖 비리를 목격하면서 무력 봉기를 꿈꾸게 된다. 그러면서 치밀한 계획 하에 자금도 마련하고 군사 훈련도 시키고 평안도 지방에서 농민들의 지지도 이끌어낸다.

  하지만 홍경래는 실전에서는 의욕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처음에는 승승장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 작전에 대한 지도부내에서의 내분으로 인해 전투시기를 놓치게 되는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 후론 특별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관군에게 밀리는 신세가 되고 결국에는 정주성에서의 치열한 전투를 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보면 농민들의 봉기군에 대한 지원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농민들이 얼마나 핍박을 받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다른 세상이 오기를 갈망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이처럼 홍경래는 자신의 집권 야욕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패하고 무능한 관리들의 혹정에 지칠 대로 지친 농민들을 구원하기 위해 봉기했다는 점에서 혁명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그가 성공하지 못했던 여러 이유들을 적어 놓았다. 사상적 기반의 취약, 군사적 한계 등 여러 요소들을 패배의 요인으로 지적해 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경래의 농민 항쟁은 예전 같으면 한 자리에 앉을 수도 없던 농민, 상인, 노동자, 양반, 지식인, 관리 등이 한마음으로 뭉쳐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 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농민 봉기나 정치적 반란과는 다른 것이라며 그 의의를 적어 놓았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홍경래의 난이라고 배웠다. 농민 항쟁이라고는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역사 속에 있었던 여러 사건 중 하나였다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그 과정과 의미를 되새겨보니 그저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바로 이런 일들이 오늘날의 역사가가 해주어야 할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저 시간 속에 묻혀 그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는 일들을 드러내어 바로 알리는 일 말이다. 물론 이 사건도 해석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는 있다는 걸 늘 유념해야겠지만. 어쨌든 혁명가 하면 체 게바라 같은 서양의 혁명가만 멋지게 생각되었는데 우리에게도 이런 세상을 개혁하고자 큰 뜻을 품었던 혁명가가 있었다니, 그를 알게 돼 반가웠다. 그래서 표지에 실린 그의 초상이 더 멋졌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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